간사이 쓰루패스를 구매하여 간사이지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주로 교토나 나라, 고베 등을 여행하는데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간사이 쓰루패스로 이동할 수 있는 관광지는 많지만, 거리가 멀고 여행일정이 짧은 까닭에 구석구석 활용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간사이 쓰루패스 이용구간 지도를 보시면, 서쪽 끝에는 아름다운 히메지성이 있습니다. 동남쪽에는 고야산이 있고, 동북쪽에는 비와코호수와 엔랴쿠지가 있어요. 4주간의 긴 여행을 계획하면서, 히메지성과 비와코호수, 엔랴쿠지를 방문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요. 히메지성은 공사 중이라서 아름다운 성의 모습을 잘 볼 수가 없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고 포기를 했습니다. 굳이 가려면 갈 수야 있었겠지만, 히메지성을 포기하고 비와코호수 근처에 있는 히코네성 주변에서 2박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엔랴쿠지는 예정대로 다녀왔습니다. 교토에서 게이한 전차를 타고 '하마쓰오'로 갑니다. '하마쓰오'역에는 '이시야마데라'역으로 가는 열차와 '사카모토'역으로 가는 열차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시야마데라'로 향하는 열차네요. 엔랴쿠지로 가는 사카모토 케이블을 타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카모토'행 열차를 타야겠지요.

'사카모토' 역에서 내렸을 때, 좀 어리둥절 했습니다. 저는 사카모토 역과 케이블타는 곳이 인접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래 사진에 보이는 도리이를 지나서 한참을 올라가야 사카모토케이블이 나옵니다.

간사이쓰루패스를 내밀고 사카모토케이블 티켓을 받았습니다. 쓰루패스가 없다면, 사카모토케이블 티켓을 따로 사야하는데, 왕복 요금이 1600엔을 넘습니다. 쓰루패스 2일권이나 3일권을 사서, 그 중 하루를 엔랴쿠지에 투자해도 손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케이블 요금입니다. 교토에서 사카모토까지의 교통비와 케이블 요금을 더하면, 간사이패스를 하루쯤은 여기에 써도 좋겠다는 판단이 듭니다.

사카모토 케이블은 정각과 30분에 출발합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열차가 사카모토케이블 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산에 있는 케이블카와는 다른 모습이예요. 사카모토 케이블은 철로 위를 달리는 열차의 모습과 가깝습니다.

사카모토 케이블에 탑승하고 출발을 기다리는데, 조금은 두근두근 했습니다. 팔공산 케이블카도 타본적 없는 사람이라, 처음 타보는 지면을 달리는 케이블이 신기하기도 했어요.

케이블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서 산 위로 올랐습니다. 초록빛 산림이 우거진 가운데를 확 뚫고 지나갈 때는, 무언가 신비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멀리 비와코호수가 보일 때도 신기했습니다.

한참을 달려서 케이블 엔랴쿠지에 도착하니까, 그 높이가 실감이 났습니다. 비와코 호수와 인근의 마을들이 훤히 보이더라구요. 날씨가 더 맑았다면 더 멀리도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살짝 흐린 날씨라서 먼 곳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사건물 위층에는 전망대가 있으니까 바로 엔랴쿠지에 들어가지 마시고 전망대에서 아래를 한 번 내려다 보시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진은 엉망이지만, 직접 눈으로 봤을 때, 운치 있고 전망이 괜찮았습니다.

케이블엔랴쿠지에 내려서 한참을 다시 걸어올라가야 엔랴쿠지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엔랴쿠지 초입에 들어섰다고 좋아하실 일도 아닌것이, 엔랴쿠지는 엄청나게 넓어서 다 돌아보려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소모도 엄청납니다. 엔랴쿠지 관광에 꼭 필요한 두 가지가 '간사이쓰루패스'와 '체력'인 것 같았어요. 패스가 없으면 비용이 많이 들고, 체력이 없으면 엔랴쿠지를 돌아볼 수가 없답니다. 컨티션이 좋은 날에 엔랴쿠지 관광을 계획하시길 바랍니다.

 

교토에서 JR을 타고 1시간을 더 이동하여 도착한 히코네 마을.

히코네에서 이틀간 지냈던 게스트하우스 '무가'와 함박스테이크 맛집 '스위스'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일단, 히코네 방문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저보다는 일찍 도착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저녁 8시쯤 히코네역에 도착을 했더니, 깜깜했어요. 시골마을이라 가게들도 일찍 문을 닫더라고요. 열려있는 상점이라고는 편의점 뿐, 숙소를 찾기위해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니, 편의점 불빛조차 보이지 않아서 심장이 콩닥콩닥 했답니다.

지도에 표시된 부분이 게스트하우스 '무가' 입니다. 히코네 역에서 직진-좌회전-직진-우회전을 반복하면 찾아갈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숙소를 찾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경험했습니다. 원래 지도를 잘 못 보는 지도무식자라서 긴가민가하면서 찾아다녔는데, 큰도로에서는 숙소가 보이지 않아서 지나쳐버린 것입니다. 숙소를 지나쳐서 강이 흐르는 다리까지 내려가버려서 아차싶어서 얼른 뒤돌아섰습니다. 때마침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여학생이 있어서 어렵게 길을 물어봤어요. 그런데 이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알리가 없는 학생은 지도를 물끄러미 보다가 강 건너 엉뚱한 방향을 가리켰어요. 분명히 강을 건너기 전에 위치해있는 곳인데 말이죠. 순간, '아, 이 학생도 지도무식자구나.' 생각하면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인사를 하고 다시 저는 제 갈길을 갔습니다.

혹시나 게스트하우스 무가에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서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위 지도에 표시된 프렌드 마트를 찾으시면 쉽습니다. 당시에는 정확한 이름도 모르고 왔는데, 지금보니까 이름이 프렌드네요. 이 수퍼마켓은 큰 길가에 있어서 방향만 맞게 이동하셨다면 쉽게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숙소는 수퍼마켓 뒤쪽에 위치한 주차장을 통과하여 마을쪽으로 난 골목길로 들어가시면 바로 찾을 수 있어요. 대문이 나무로 된 오래된 단층 건물인데, 문 옆에 한자로 '무가'라고 적인 나무 현판이 있습니다. 큰 캐리어를 달달 끌고 온동네를 누비며 찾아다니던 이 숙소를 마주했을 때, 저는 막 눈물이 날 것같이 감격했답니다. 하루 일정이 너무 고단했는데, 숙소를 못 찾고 노숙하는 상황까지 오게될까봐 겁이 좀 났었거든요. 이 동네에는 거리에 비지니스 호텔이나 다른 숙박업소 조차 보이지가 않아요. 가정집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는 아마 몇군데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골목 안쪽에 있거나 눈에 잘 띄지는 않으니, 꼭 숙소를 예약하신 뒤 위치를 잘 알아보고 방문하세요.

첫 날은 씻고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었고, 늦잠자고 일어나서 숙소를 살펴봤습니다. 안채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인 부부가 거주하고 있고, 손님들도 들어가서 부엌과 마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별채가 손님들이 묵는 객실이며, 방이 총 2개있고, 도미토리로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남녀 나누어서 손님을 받는 것 같았어요. 위의 사진은 별채에 있는 세면대 입니다. 가운데 쌓여있는 천조각은 손을 씻고 물기를 닦으라 두신거예요. 짜투리 천으로 직접 만든 것 같은데, 사용한 수건은 아래에 있는 세탁통에 넣으면됩니다.  세면대 앞에는 욕실 한 칸과 화장실 한 칸이 있어요.

객실에는 아래층에 2명, 위층에 2명이 지낼 수 있는 이층침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캐리어를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바깥에 두었어요. 제가 묵었던 때는 저랑 외국여성분 한 분, 이렇게 두 명밖에 없어서 널널하게 사용했습니다.

제가 누워있는 자리에서 바라본 마당풍경입니다. 방 한쪽 벽이 저렇게 큰 창으로 되어있어서 옷을 갈아입거나 잘 때는 커튼을 치고 낮에는 열어두었어요.

이 곳은 안채에 있는 마루예요. 게스트하우스 주인 부부가 머무르는 곳이지만, 손님들이 식사하거나 쉴 때, 부엌과 마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마당에서 안채로 들어가는 저 여닫이 문이 뻑뻑해서 잘 열리지가 않았는데, 때마다 주인아저씨께서 달려와서 열어주신 게 조금 미안했어요. 저는 이 곳 게스트하우스가 아주 오래된 가옥이라고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주인아저씨께서 설명을 해주셨답니다. 마루에 나있는 여닫이 문이 100년도 더 된 문이라서 여닫기가 힘들다고요. 문은 틀만 나무로 되어있고, 안쪽은 유리판으로 되어있었어요. 문을 만들었을 당시에는 유리를 평평하게 만드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유리에 굴곡이 있어서 부드럽게 열리지 않는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여담이지만 정말 신기하지요. 저는 영어를 1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외국여행을 가도 한국말을 하면서 손짓발짓을 하거나 아는 영어단어 한마디 뱉는게 전부인데, 주인아저씨께서 설명해주시는 말을 거의 알아들었다는게 신기하지 않나요? 중학교때부터 대학교 교양영어까지, 정말 쓸데없는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100프로 헛일은 아니었나봅니다. 물론 아저씨께서 아주 천천히, 쉬운 단어만 선택해서 영어로 말씀해주시긴 했습니다. 그 전날 체크인 할때부터 맹~한 제가 영어 한마디 할 줄 모른다는 걸 간파하셨거든요. 감사합니다. 아저씨! 

이 사진은 안채에서 찍은 마당 사진입니다. 건너편에 별채가 보이시죠? 하얀 커튼이 쳐져있는 제 방도 보입니다. 햇볕 따뜻하게 들어오는 오전시간에 안채 마루에 앉아서 따뜻한 차 한잔, 책 한권 섭취하는 것도 나른하고 좋은 일정일 것 같아요. 저는 책이 없어서 그냥 멍때리고 앉아서 차 한잔을 마셨습니다. 빡빡한 관광일정이라면 엄두도 못 냈을 여유죠. 낯선 외국의 낯선 마을에서, 조금은 이국적인 마당풍경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생각에 잠기는 시간. 쓸쓸하고 불안한 마음이 가슴 한 켠에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요. 조용하고 아늑했던 게스트하우스 '무가'가 저에게는 그립고 좋았던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교토에서 3박을 묵었던 숙소, 게스트하우스 '산티아고'의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간사이 지역에서 4주간 머물렀던 저는, 빠듯한 예산때문에 저렴한 숙박비를 우선으로 숙소를 선정했습니다. 그 다음은 숙소의 위치 그리고 시설 순으로 고려하여 예약한 숙소입니다.

4주 정도 되는 일정동안에 숙박비 예산이 70만원 남짓이었기 때문에, 1박에 3만원이 넘어가는 숙소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해외 호텔사이트에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니까, 교토가 오사카보다는 숙박비가 조금 더 비싸더라구요. 오사카에서는 손바닥만한 방이더라도 개인공간이 있는 곳을 찾아서 예약했는데, 교토에서는 제 예산으로는 방은 어림도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바로 포기를 했습니다. 그냥 도미토리로 예약 가능한 게스트하우스를 몇 군데 뽑아서 비교를 해보았는데, 또 한 차례 멘붕이 왔어요. 대부분 남녀가 구분없이 사용하는 혼성 도미토리 더라구요. 그래도 한국은 남녀 구분하여 숙박하는 도미토리들이 많이 있잖아요. 외국은 우리나라와는 문화가 다르다는 걸 또 한 번 피부로 느꼈습니다. 이런 저런 조건들을 모두 포기하고 1박에 3만원이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한 곳이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 입니다. 사실, 오사카 숙소 두 곳과 히코네 숙소까지 예약하느라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라서 교토의 숙소는 조금 대충대충 예약을 했다는 말이 맞겠네요. 어찌됐는 교토에 머무르는 동안 내 한 몸 뉘일곳은 예약을 해두었으니, 그럼 된겁니다.

- 숙소 위치와 교통

산티아고는 기요미즈데라(청수사)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입니다. 그래서 주변에 지나다니는 관광객들이 많고, 버스노선도 많이 지나고 있어서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기 편리합니다. 왼쪽에 있는 지하철 기요미즈고조역과는 500m쯤 떨어져있고, 북쪽에 있는 야사카 신사까지는 600~700m정도 떨어져있어서 충분히 걸어다닐 만한 거리입니다.

숙소에 체크인하기 위해서 찾아갈 때, 기요미즈고조 역에서 내려 숙소까지 걸어갔었는데, 캐리어를 끌로 이동하기에는 살짝 지칠만한 거리였지만, 백팩 하나 메고 지하철을 타러 갈 때는 무척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 편의시설

오사카는 어떤 동네라도 주변에 많은 편의점과 수퍼마켓이 있기 마련이지만, 교토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사카보다는 편의점의 숫자가 적고, 곳곳에 자판기만 보일 뿐, 수퍼마켓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산티아고에 숙박하면서 무척 반가웠던 것은. 야사카신사 방향으로(기온방향) 200m쯤 올라가면 꽤 큰 체인수퍼마켓이 있었다는 겁니다. 오사카의 타마데 마켓처럼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운 도시락이 많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신선한 샐러드와 소박한 초밥도시락, 절인 채소와 어묵같은 반찬거리 정도는 살 수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공용냉장고가 있기때문에, 1리터짜리 오이시이 우유와 명란젓을 사두고 매일 야금야금 꺼내먹었습니다. 이 곳 수퍼마켓에 파는 즉석밥과 반찬을 사두고 아침밥을 간단하게 차려먹고 다녔더니 경비도 절약되고 시간도 아낄 수 있었어요. 편의점은 기온거리 근처에 많이 있습니다.

오사카와는 또 다르다고 느낀 점이, 길거리에 저렴한 식당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김밥천국이나 분식점 같은 곳 말이예요. 오사카에서는 체인점 '요시노야' 같은 간단한 고기덮밥이나 카레 등을 파는 만만하고 저렴한 식당들이 동네에 널려있어서 아침에 간단히 한 그릇 사먹기 좋습니다. 가격도 500엔 이하로 저렴하고 양도 많지 않아서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 한 끼 때우기에 딱 좋은 그런 식당 말입니다. 산티아고 주변에는 그런 식당은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주로 수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와서 아침식사를 하고 나갔습니다.

 

- 게스트하우스 내부 시설

가장 중요한 게스트하우스의 내부 시설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단 건물 1층은 카페입니다. 게스트하우스와는 별개의 카페이지만, 운영자가 같은 분인지, 숙박하는 사람이 브런치를 사먹을 때 할인혜택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저는 사먹지 않았습니다. 기름진 소시지와 에그스크럼블 같은 브런치는 밖에서 먹는 것으로 충분하니까요. 아침에는 무조건 밥을 먹었습니다.

카페 좌측에 나있는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게스트하우스 데스크가 있습니다. 청소시간에는 데스크에 직원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데스크 바로 옆 휴게공간에 앉아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휴게실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공용 냉장고와 전자렌지, 정수기, 인터넷검색을 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습니다. 휴게실과 마주보는 작은 방은 캐리어를 보관해두는 창고입니다. 저도 체크아웃하는 날, 이 곳에 캐리어를 맡기고 저녁까지 놀다가 짐을 찾아서 오사카로 돌아갔었습니다.  

산티아고는 좁고 긴 건물이라서 객실은 3층과 4층에 있습니다. 화장실은 각 층마다 2칸씩 있는데, 늘 청결한 편이었고, 갈 때마다 비어있어서 줄을 서거나 기다린 적은 없습니다. 제가 묵었던 3층의 객실은 16인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객실 문을 열면 양쪽으로 침대가 4개씩 2층으로 되어있습니다. 프레임을 가져다가 설치하는 2층 침대가 아니라 목재로 방자체에 침대형 구조를 심어놓은 것이라서 침대에 올라가도 삐걱거리는 소리가 심하게 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지요. 저는 1층을 사용했는데, 2층에 덩치가 엄청 큰 중국인 남성분이 사용을 하셔가지고 조금 불편하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사다리를 이용해서 올라가실 때 마다 쿵쿵거리면서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1층 침대 밑에 넓은 공간이 있어서 캐리어를 두고 사용하시면 되고, 침대에는 커튼이 달려있어서 외부시선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각 침대마다 콘센트가 있어서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도 있고, 개인조명도 달려있습니다. 문을 닫을 수 있는 사물함 같은 공간도 있는데, 폭이 너무 좁아서 그냥 화장품이나 물병 올려놓는 용도로만 사용했습니다. 객실 밖에 자물쇠가 달린 사물함이 있으니 가지고 다니기 힘든 귀중품은 그 곳에 보관하시면 됩니다. 샤워실은 2층 데스크 옆에 있고, 수용인원이 많다 보니까 샤워실 칸이 많습니다. 오전 시간에 외출하는 사람들이 조금 몰리기는 하지만 그 시간 외에는 한산합니다.

 

- 숙박 후 총평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의 위치나 숙박비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우나 남녀 혼성 도미토리라는 점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관광객들이 숙소에 머무르는 시간은 많지 않으니 16인실이라고 해도 객실이 시끄럽거나 복잡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새벽시간에도 객실을 드나드는 사람이 몇몇있고, 시끄럽게 코를 고는 사람이 한 두사람 꼭 있다는 점은 각오하고 가셔야 합니다. 첫날은 도미토리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아서 잠을 좀 설쳤고, 둘째 셋째날은 낮에 어머어마하게 걸어다닌 덕분에 피곤에 쩔어서 푹 잘 잤습니다.

여행가서 휴식을 편안하게 잘 취해야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비지니스 호텔이나 시설좋은 숙박업소를 찾으시면 좋겠어요. 저처럼 비용을 제일 먼저 고려하시거나, 외국인 여행자들과의 교류와 배낭여행의 낭만같은 것을 추구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게스트하우스예요. 제가 머문 객실만 해도 중국인, 독일인, 미국인, 한국인 등 여러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고, 특히 배낭여행 온 백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상으로 교토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의 숙박 후기를 마치도록 할게요~

궁금한 점은 글 남기시면 대답해드립니다.

도움 되셨다면 공감!! 부탁드려요.

오늘은 교토관광지의 핵심인 기요미즈데라(청수사)에서 기온거리 까지의 관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교토관광 일정이 길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겨우겨우 며칠 휴가내서 오사카여행일정 짜고계신 분들은 교토에 가면 어딜 돌아봐야하나 고민이 많으실겁니다. 간사이쓰루패스를 이용하여, 당일치기로, 그것도 반나절 일정으로 교토관광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교토에는 많은 유적지와 관광지들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청수사(기요미즈데라)가 있구요. 금각사, 은각사, 료안지, 니조성 등이 있고, 멀리 아라시야마 같은 관광지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지요. 하지만 주말에 연차 하나, 두개 붙여서 2박3일이나 3박4일 일정으로 오사카를 방문하시는 관광객들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오사카 시내 관광을 절반쯤 포기하고, 고베와 나라 일정까지 포기한다면 모를까, 교토를 구석구석 둘러볼 시간적 여유는 없다고 보는 게 맞겠지요.

아래의 지도는, 아침 일찍 오사카를 출발해서 나라 사슴공원을 산책하고, 오후 일정으로 교토를 들르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일정입니다. 아무래도 교토에서 가장 볼거리 많고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청수사라고 하겠습니다. 절 자체의 볼거리도 있지만, 청수사 주변에 도보로 이동하여 구경할 수 있는 관광지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이 곳에 방문하는 효율적인 관광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방문했던 다른 관광지들은 사찰이나 유적지 하나만 뚱하게 떨어져있는 경우가 많아서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에너지 소비도 많았거든요.

나라에서 출발한 저는 기온시조역에 도착을 했는데, 출발지에 따라서 교토역이나 다른 역에 내리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간사이쓰루패스를 사용하면, 교토시영버스를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어요. 버스정류장에 버스노선과 도착시간이 평일, 주말 구분하여 적혀있기는 하지만 보시기 좀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냥 버스앞부분 전광판이나 버스측면에 주요도착지 정보가 적혀있는 것을 참고했어요. 버스 옆면에 한자로 청수사(淸水寺)라고 적혀 있는 버스가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버스예요. 지도와 비교해보고 방향만 잘 보고 타시면 됩니다.

버스안에서 기요미즈데라 라고 알려주는 정류장에서 내리면, 제가 나무스티커로 표시해둔 곳 입니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이 곳에서 우르르 내릴테니, 내 앞에 사람이 많아서 못내릴까봐 안절부절 하지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따라서 내리시면 됩니다. 정류장은 보시다시피 청수사와 거리가 멉니다. 청수사로 올라가는 길이 좁은 오르막길이라서 버스는 올라가지 못 해요. 자가용이나 택시가 일방통행으로 다닐 수 있는 길인데, 길이 많이 막힙니다. 사람들이 양쪽으로 한 줄 서서 우르르 올라가는데, 관광객이 많은 때는 사람가는 길도 막히기도 합니다. 핑크색 화살표 방향으로 쭉 올라가면되는데, 청수사가 가까워지면 많은 상점들이 보일겁니다. 기념품가게가 대부분이고, 아이스크림이나 떡, 절인 오이 등 다양한 간식을 팔기도 해요.

 

- 기요미즈데라(청수사)

청수사 입구부터 주황색의 화려한 건물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합니다. 어떤 님의 블로그에 우연히 들어갔는데, 이 주황색 건물들을 청수사라고 찍어두셨더라구요. 인증샷 찍고 기념사진까지 남기고 다시 내려가신 듯 보였어요. 여기는 청수사가 아닙니다. 청수사는 입장료내고 들어가실 수 있고, 밖에서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올라가는 넓은 계단 앞에 수십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네. 말도 못하게 시끄러웠습니다. 귀를 막고 계단을 뛰어올라가야할 정도로요. 계단을 올라가서도 한참을 더 올라가야 청수사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이 보입니다. 입장권 구매 후 입장하면 청수사로 올라가실 수 있는데, 청수사의 포토존은 청수사를 지나쳐야 나옵니다. 어쩌면 당연한 소리겠죠. 청수사에 올라가있으면 청수사 건물을 촬영할 수가 없으니까요. 포토스팟에는 관광객들이 우글우글해서 사진찍기가 힘들어요. 그 많은 인파를 제치고 잘 찍으시길 바랍니다.

7년 전 제가 처음 청수사에 갔을 때는 벚꽃이 만개했을 때라, 포토스팟에서 찍은 사진이 예술이었어요. 관광안내책자에서 만나볼 법한 그런 사진이 찍히더라구요. 하지만 그 이후에 방문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벚꽃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보수공사를 너무 자주 해서 어쩌면 흉물스럽게까지 보이기도 했어요. 지금은 보수공사를 모두 끝냈는지, 어떤지 알 수가 없네요. 최근에 다녀온 블로거의 게시물을 꼭 확인하시길 바래요.

청수사를 관람하고 내려오시면 출구로 나가기 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청수사의 유명한 약수, '오토와노타키' 를 받아 마시기 위해서 입니다. '기요미즈' 라는 말이 우리말로 '성스러운 물'을 뜻한다고 해요. 이 약수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고, 절 이름도 이 약수로 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니까, 줄이 길더라도 꼭 약수를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오토와노타키는 세 갈래의 폭포처럼 떨어지는 약수예요. 약수마다 제각각 기원하는 바가 다르다고 하는데, 왼쪽 약수는 지혜, 중간은 사랑, 오른쪽은 장수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욕심부려서 세 가지를 마시면 모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니까, 원하시는 약수를 한 가지 꼭 드시고 오세요. 저는 7년 전과 작년, 두번 모두 가운데 약수를 받아마셨어요. 저는 약수 효과를 못 봤습니다만, 여러분들은 효과 보시길 바랍니다.

청수사 내에 그 밖의 구경거리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제 기준으로는 볼만하지는 않아요. 부적을 사거나 운세같은거 점쳐보거나 그 정도예요. 차라리 청수사를 나와서 야사카 신사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시면 볼거리가 훨씬 많습니다.

 

여기까지 기요미즈데라 관광 팁이었습니다. 이어서 기요미즈데라에서 기온거리까지의 관광팁도 알려드릴게요. 관심있으신 분은 다음 글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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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오늘은 반나절 일정으로 돌아보기 좋은, 나라현 방문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라현은 반나절 정도 투자해서 관광하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일정이 짧은 경우에는 이틀씩 나라에 머무르는 것은 절대 비추입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요.

어머어마한 숫자의 사슴이 나라공원을 돌아다니는 것 이외에는 나라가 교토보다 더 나은 관광지라고 느낀 점은 없어요. 시간이 조금 더 있으시다면 차라리 교토관광에 일정을 더 쓰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간사이여행에서 빠뜨려서는 안될 관광지가 '나라'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예요. 아침일찍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낮시간 동안 나라의 사슴공원을 산책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시간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관광하는 것이 현명한 여행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쓰루패스를 사용한 날, 나라현에 방문했습니다. 나라를 관광하고 교토로 이동하여, 교토시영버스까지 이용해서 패스로 교통비를 충분히 절약했어요.

일단 긴테쓰나라역에 도착을 하면, 역 밖으로 나와서 관광안내소를 찾습니다. 관광안내소는 역사 밖으로 나와보면 1층 외부건물, 찾기쉬운 곳에 있어요. 안내소에서 나라 관광지도 한 장을 받아나오시면 나라관광 준비는 끝입니다. 위의 지도 사진은 구글에서 캡쳐해온 것이구요. 관광지도도 이와 비슷합니다.  

나라에서 둘러봐야할 곳은 빨간색 박스와 빨간 글씨로 표시해두었습니다. 크게 보면 나라역에서 도다이지 절을 찍고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예요. 역에서 바로 직진하여 큰 길로 가는 방법과 역에서 우측 아케이드로 들어가서 시장과 상점 구경을 하면서 돌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케이드에는 음식점과 상점들이 들어서있고, 아케이드가 끝나고 막다른 길에서 좌회전을 하시면 기념품을 파는 상점가가 시작됩니다. 교토의 유명관광지 근처에 있는 기념품 샵들과 비슷한 정도의 기념품들을 팔고 있고요. 타코야끼나 떡 같은 군것질 거리들을 파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이쪽 길로 들어섰는데, 직진해서 도다이지를 목표로 바로 걸으셔도 됩니다. 도다이지절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상점에 들러서 쇼핑을 하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이 곳은 기념품가게들을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고후쿠지 절 풍경입니다. 큰 탑과 소담한 건물이 사진에 담겨있는데, 반대쪽에는 조금 더 화려한 건물도 있습니다. 여기서 부터 사슴들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 길바닥에는 사슴똥이 동글동글 많이 굴러다니니까 바닥 잘 살피면서 걸으셔야 합니다.

사람을 따라 다니는 어린 사슴이네요. 나라의 곳곳에는 이렇게 사슴들이 많이 다니고 있고, 센베이(전병)를 파는 노점상들이 곳곳에 있어요. 관광객들 먹으라고 파는 건 아니구요. 사서 사슴먹이주라고 파는 거예요. 사슴들이 센베이 맛을 아는지, 센베이 들고 있는 관광객들을 향해 돌진하는 사슴들을 많이 봤습니다. 저는 달려드는 사슴이 무서워서 센베이는 안샀습니다. 혹시 먹이주려고 사시는 분이 계시다면 주머니나 가방에 잘 넣어두고 조금씩 꺼내서 주세요. 손에 들고 다니면, 사슴들의 표적이 됩니다.

 

벚꽃피는 봄에 나라를 갔을 때는, 일본 아가씨들이 기모노를 입고 나들이를 많이 왔더라구요. 절이나 신사 풍경과 잘 어울려서 보기가 좋았는데, 가을에 갔더니 기모노 입은 아가씨들은 보이지 않았어요. 인파가 많이 몰리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역시 일본은 벚꽃피는 계절에 여행하는 것이 더 기분이 날 것 같아요.  

아이가 사슴들에게 센베이를 주고 있는 저 연못은, 나라국립박물관 앞입니다. 저 주변에 벤치가 많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구요. 자판기도 있어서 커피나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스크림 자판기에서 롯데 크런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어요. 한국에도 이 제품이 있나요? 일본에서 처음 봤어요. 맛은 꽤 좋았는데, 오사카 동물원에서 사먹은 자판기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긴 했어요. 

박물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아래 사진에 나온 신사가 있습니다. 사진은 2017년 3월 중순에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벚꽃은 아직 몽우리만 맺혀있는 상태였는데, 무슨 꽃인지 모르겟지만 솜뭉치같은 핑크색 꽃나무가 피어있어서 예뻤어요. 크게 둘러볼 것도 없는 작은 신사지만 경치가 예쁜 곳이예요. 몇 해 전 3월말에 들렀을 때, 신사앞에 굉장히 오래된 벚나무가 수양버들마냥 늘어져 있는 것이 굉장했습니다. 아름다움과 을씨년스러운이 더해져서, 뭔가 묘하게 슬프고 처량한 분위기마저 드는 장소였어요. 표현이 좀 이상한데, 우리 나라의 벚꽃처럼 몽글몽글 화사한 느낌이 아니라 버드나무 늘어진 서낭당처럼 한이 서려있는 벚나무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그게 더 분위기 있고 운치가 있었어요.

 

신사를 지나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상점가가 다시 나타나는데, 이 길이 도다이지 절로 가는 길입니다. 한자로는 동대사 라고 적혀있습니다. 낯익은 교복이 많이 보였는데, 한국에서 수학여행을 온 여고생들이었어요. 요즘은 수학여행을 일본으로 오네요. 제가 학교다닐 때는 해외여행은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세대차이를 확 느꼈습니다.

그 길 끝에는 이렇게 도다이지절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멀리서 동대사를 구경하고 다시 긴테쓰나라역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배가 너무 고팠거든요. 밥먹으로 가야지요.

나라의 맛집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만, 제가 갈 때마다 들렀던 음식점이 하나 있습니다. 긴테쓰나라역 앞에 있는 아케이드를 빠져나와서 막다른 길에 바로 보이는 가게예요. 맨 위의 지도상에서 보시면, 아케이트와 기념품가게 라인이 만나는 그 지점이죠. 바로 옆에 타코야끼 가게가 있는 밥집인데, 가끔 사람들이 가게 밖으로 줄을 서 있기도 합니다. 특별이 유명한 메뉴가 있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우동과 유부초밥 세트라던가, 가츠동이나 카레 등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메뉴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게 바깥에 음식모형과 가격표가 잘 나와있으니 보시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세트메뉴 가격이 700엔~900엔 정도로 저렴하고 음식양도 많았어요. 카레는 조금 짜서 제 입에 맞지 않았는데, 그 집에서 먹었던 우동과 유부초밥, 냉모밀, 가츠동 등은 모두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언제 사진파일을 뒤져서 그 가게만 따로 올려놓도록 할게요.

 

이상으로 반나절 일정으로 돌아보기 좋은 나라의 방문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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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오사카의 유명맛집, 고기극장 앞입니다.

도톤보리에 위치해 있으니 겸사겸사 꼭 들러보시길 바래요.

식사 시간에 딱 맞춰가면 줄이 길어서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저는 오후 5시쯤 방문했는데, 자리가 꽉 차있고 대기자는 한 명도 없어서, 혼자 밖에서 기다렸답니다. 사실 제 앞에 누군가 줄 서 있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대기하는 곳이 가게 문 앞이 아니라, 큰 길가에 있는 대기선 안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이라서 혼자 서있으려니 조금 이상했어요. 하지만 곧 제 뒤에 젊은 청년 한명이 줄을 서는 바람에 괜찮아졌습니다.

여기 고기덮밥이 유명하다는 블로그 검색내용만 믿고 왔는데, 메뉴내용을 전혀 몰라서 밖에 서서 메뉴판을 열심히 봤습니다. 우측 아래에 '스커트 스테이크 라이스 볼'이라고 영어로 적힌 메뉴 보이시죠? 스커트가 치맛살 인가요? 정말 몰라서 그래요. 아무튼 저 메뉴를 먹어야 겠다고 혼자 다짐했습니다.

잠시 후, 손님 한 명이 빠지고, 직원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습니다. 제 자리는 가게 문 앞에 있는 자리였어요. 가게 출입구쪽에 주문을 하는 자판기가 있습니다. 원하는 메뉴를 누르고 돈을 투입하면 식권같은 표가 나옵니다. 그걸 직원에게 전달하면, 음식을 준비해주는 시스템이예요. 일본에는 이런 식당들이 참 많이 있는 것 같아요. 후쿠오카 라면 스타디움이랑 도톤보리 덮밥 집, 그리고 이치란라멘 집에서도 이런 자판기를 이용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자판기는 조금 복잡해서 어떻게 해야할 지, 통 모르겠더라구요. 30초 정도 자판기 메뉴를 스캔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직원을 불렀습니다. 불렀다기 보다는, 애처로운 표정으로 아이컨택을 시도했는데, 눈이 딱 마주쳐서 저에게로 와주셨어요. 한국사람인걸 알아서 그런건지, 대표메뉴들이 있는 화면을 눌러주시더라구요. 저는 얼른 치맛살스테이크 덮밥을 눌렀고, 직원이 선택을 마치기 전에, "나마비루"를 외쳤습니다. 고기덮밥을 먹는데, 맥주도 한 잔 해야하지 않겠어요? 제 다급한 목소리에 음료 화면을 넘겨서 맥주를 고르도록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직원님.

식권같은 표를 드리니까 소스를 고르라고 작은 메뉴판을 또 주시더라구요. 저는 스파이시 갈릭 소스를 골랐어요. 아래로 내려갈 수록 매워지는 것 같던데, 일본 음식 자체가 그리 맵지 않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가게 내부 분위기는 아래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주방을 따라서 손님들이 앉는 바가 있고, 주방안 직원들은 직화로 고기를 굽는다고 정신이 없습니다. 손님 좌석은 보이시는 바 자리가 전부입니다. 마주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없어요. 가게 자체도 매주 좁아서 웨이팅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가게예요.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을 구경하며, 한참을 기다렸더니 맥주가 나왔네요. 그 새 제 옆자리에 같이 웨이팅하던 청년도 착석했습니다. 일본인은 아니고, 한국인일 가능성이 높은 청년인데, 어려보이고 잘생긴 청년이었어요. 말 한마디 안 걸어봤지만, 이쁘장한 청년 옆자리라니, 더 맛있게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갔습니다.

가게 찾아오느라 목이 약간 탔는데, 맥주 한 모금이 너무 맛있더라구요. 이상하게 일본 식당에서 먹는 생맥주가 한국보다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잠시 더 기다려서 나온 고기덮밥입니다. 고기극장이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덮밥이 고기고기합니다. 이런 덮밥이 790엔이라니 가성비가 엄청나요.

고기도 적당히 야들야들하고, 양념도 많이 맵지않고 맛있었습니다. 고기랑 밥을 같이 떠서 먹었는데, 양이 얼추 맞았어요. 보통 고기덮밥은 아래 밥이 더 남기 마련이잖아요? 고기가 많아서 밥이 남는 느낌은 없었어요.

시장이 반찬이긴 하죠. 고기덮밥 먹겠다고 낮에 냉모밀 하나로 점심을 때웠더니, 배가 고파서 더 맛있게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비싼 가격이라면 그냥 쏘쏘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고기양에 이 가격, 이 맛이라면 적극추천할 만한 가게라고 생각해요.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고기 넘치는 덮밥과 생맥주 한잔?! 괜찮지 않나요?

오사카 여행가시는 분들, 도톤보리 고기극장의 치맛살 스테이크 덮밥 추천합니다. 꼭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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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주 동안 두 번이나 방문했던, 오사카성 방문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오사카에 도착한 첫 날, 생각없이 방문해서 도시락만 까먹고 돌아갔던 이 곳에, 한 번 더 방문해서 자세히 둘러봤습니다.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는 출입문을 지나 한참을 걸어들어가면, 이렇게 오사카성이 나타나는데요. 성 주변에는 기념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이 있고, 꼬치와 녹차아이스크림 등 먹거리를 파는 푸드트럭도 많이 있습니다.

오사카성은 주유패스로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올라가실 때는 줄을 서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내려오실 때는 반드시 계단을 이용하셔야 하고, 내려오는 계단 층층마다 일본의 역사나 오사카성에 대한 볼거리들이 있으니 관람하면서 천천히 내려오시면 됩니다.

오사카성 꼭대기에 올라가시면, 사방으로 틔여있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철조망이 둘러져 있어서 다소 답답해보이기는 합니다만, 보는 방향마다 경치가 조금씩 달라서 볼만 하실거라고 생각됩니다. 사진에 나와있는 방향은 건물이 많은 곳이었는데, 나무와 숲이 보이는 방향이 조금 더 전망이 좋습니다.

오사카성 바로 옆에는 니시노마루정원이 있습니다. 오사카성 쪽에서 내려다보면 이렇게 나무가 우거져있는 정원이 살짝 보입니다. 이 곳도 주유패스로 무료입장을 할 수 있습니다만, 제가 방문했을 때 마다 정원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지역 행사를 하고 있어서 입장하지 못 하였습니다. 들어가보지 못 해서인지 니시노마루 정원에 대한 궁금증이 늘 제 마음속에 있었는데요. 그 궁금증은 2017년 3월에 해결되었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사카성에 방문했을 때 드디어 정원에 들어가보게 되었지만, 실망감이 엄청났어요. 정원에는 큰 건물 하나와 잔디밭, 나무, 벤치가 멋 없게 배치되어 있었거든요. 후쿠오카에서 오호리공원 옆에 있는 일본정원에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본 적이 있는데, 이삼백엔 했던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쁜 일본식 정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니시노마루 정원은 일본식 정원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구요. 그냥 우리나라 공원 중에서도 멋없고 특징없는 공원과 맞먹는 정도의 정원입니다.

여기까지는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는 오사카성 주변의 이야기 이구요. 저는 시간이 많은 관계로, 관광객이 거의 보이지 않는 오사카성 산책로를 돌았습니다. 주유패스에 들어있는 오사카성 안내책자를 보시면, 성 주변이 호수처럼 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이것을 '해자'라고 합니다. 외부와 성 사이에 수로를 두어 적의 침입을 막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해자를 따라서 성 외부를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3월 말~4월 초 사이에 오시면, 이 길들에 벚꽃들이 활짝펴서 너무너무 예뻐요. 오사카성 출입구 쪽이 아닌 길에는 관광객도 별로 없으니,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 방문하셔도 좋습니다.

이 사진은 해자 바깥에서 바라본 오사카성의 모습이구요. 사진을 찍은 이 장소는 관광객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랍니다. 저는 귀에 이어폰 꽂고 음악들으면서 오사카성 주변을 반 바퀴정도 돌았습니다. 한 바퀴 다 돌기에는 거리가 멀어서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반바퀴 조금 안되는 거리를 돌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산책로를 돌다보니까, 키가 작은 나무들이 심겨져있는 곳이 있었는데, 복숭아 나무 밭인 것 같았습니다. 구역별로 잘 정리해서 나무들이 예쁘게 심겨져 있었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니시노마루 정원보다 이 나무밭이 더 예쁘다고 느꼈습니다. 보슬비가 살짝 내려서 촉촉한 느낌의 밭이었고,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는데,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무서워서 금방 나왔어요. 무언가 현실세계와 살짝 분리된 느낌이 들었거든요. 밭 깊숙히 들어가면 현실에서 실종될 것 같은 말도 안되는 느낌때문에 되돌아 왔습니다.

전에도 여러번 방문했던 오사카성 이지만, 때마다 오사카성 앞에서 기념사진만 잔뜩 찍고 돌아갔었어요. 이렇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성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니, 보지 못 했던 것들이 보이고, 전과는 다른 느낌의 기억들이 남았습니다. 제가 정말 오사카에서 살게 된다면, 주말에 여유있을 때 마다 오사카성에 산책하러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명하고 화려해서가 아니라, 늘 깨끗하고 차분한 느낌이라서 저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 관광지입니다.

 

- 오사카성 관광 팁

3월말~4월초 벚꽃필 무렵이 가장 관광하기 좋은 날 입니다. 오사카성 앞쪽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으신데, 의외로 성 뒤쪽으로 돌아가서 사진을 찍으셔도 예쁘게 잘 나옵니다. 해가 살찍 질 무렵에 사진을 찍었더니 너무 분위기 있게 나왔는데, 그 사진이 어디갔나 모르겠네요. 파일을 찾으면 나중에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성 뒤쪽에도 나가는 길이 나있는데, 호기심에 나가봤다가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중간에 막혀있는 길도 있고 해서, 엄청나게 돌아나가느라 다리도 아프고 개고생했답니다. 뒷쪽 길에서는 사진만 찍으시고, 들어온 길로 나가세요.

 

이상으로 오사카성 방문기였습니다. 유익하셨다면 공감 꾸욱~ 눌러주세요. 로그인없이 공감하실 수 있어요.

안녕하세요? 총 경비 200만원으로 일본에서 4주간 살아보고 온, 동경소녀 입니다.

이번에는 오사카 여행하면 절대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 돈키호테에 대해서 알아볼까합니다.

돈키호테는 1주차 2편에서 자세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도톤보리점과 신세카이점 두 곳을 잘 비교해보았으니, 한 번 찾아보시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돈키호테 이용방법과 쇼핑팁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2편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돈키호테에는 관광객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들이 넘쳐납니다. 일본특색이 물씬 묻어있는 와사비과자, 인절미과자 부터 녹차키캣, 사케키캣 등 여행기념으로 지인들에게 사다줄 만한 과자와 물건들이 엄청나게 모여있는 곳입니다.

도톤보리 거리에는 두 개의 돈키호테가 있는데요. 커다란 건물 하나가 1층부터 6층정도 까지 모두 돈키호테로 되어 있어요. 얼핏보면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들어가서 자세히 보면 판매하는 물건이 약간 다르기도 합니다. 시간과 에너지가 넉넉하신 분이라면 두 곳 다 둘러보셔도 좋습니다. 나는 관광객들 우글우글 거리고 복잡한 것이 딱 싫다, 장바구니 들고 계단오르내리며 무겁게 쇼핑하는것도 딱 질색이다, 하시는 분들은 돈키호테 신세카이 점을 적극 추천합니다. 앞서 설명드렸다시피 신세카이점은 지하철 빨간노선과 갈색노선이 교차하는 도부쓰엔마에역 바로 앞에 있습니다. 숙소위치가 지하철 빨간노선 혹은 갈색노선이 지나는 곳에 있으시다면 신세카이점에서 쇼핑하고 숙소로 바로 가시는 일정이 편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신세카이점에는 장바구니를 2개나 고정해서 얹어다닐수 있는 카트가 있고 건물 2층만 돈키호테로 되어있어서 카트끌고 다니면서 편하게 쇼핑하실 수 있어요. 도톤보리점과 물건의 종류가 약간 다르고 적을 수도 있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제품들은 거의 다 있습니다. 그리고 매장도 매우 넓은 편이라서 도돈보리점보다 훨씬 쾌적하고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1. 남들 다 구매하는 유명제품 알아보기

 

관광객 누구나 구매해가는 유명한 제품들은 뭐가 있을까요?

- 동전파스 : 한국사람들에게 인기좋은 제품이죠. 500원 동전크기 만한 스티커처럼 생긴 파스, 동전파스가 있습니다. 저는 한 통 사서 여행 중에도 많이 붙이고 다녔어요. 날씨가 추운 날 웅크리고 잤더니 어깨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무거운 백팩을 매고 다녀서 그럴 수도 있구요. 동전파스는 목에서 부터 날개뼈, 어깨까지 몇 개 붙였더니 싸~한 그 파스 특유의 느낌과 함께 근육이 많이 풀렸어요. 엄마 사다드렸을 때도, 효과가 좋다고 좋아하시더라구요. 한국 파스는 붙이면 냄새가 심한데, 동전파스는 냄새가 덜 해서, 출근할 때 붙여도 덜 민망해서 좋습니다.

- 퍼펙트휩 : 퍼펙트휩 클렌징폼은 어마어마하게 많이 구매해가는 제품이죠. 저만해도 드럭스토어를 구경하다가 다른 가게들에 비해 조금 더 저렴하다 싶으면 두세개 구매해서 백팩에 넣고 다녔어요. 크리미한 폼 때문에 한 번 써본 여성분들이 자꾸 찾으시게 될 제품입니다.

- 곤약젤리 : 쫄깃쫄깃한 맛 때문에 자꾸 손이가는 제품이예요. 한국에도 팔긴 하지만 가격이 비싼데, 일본에서는 비교적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사과맛, 복숭아맛, 포도맛 순으로 좋아합니다.

- 녹차키캣 : 처음에는 녹차키캣만 보였는데, 일본 갈때마다 자꾸 다른 종류의 키캣이 보이더라구요. 사쿠라 그려진 키캣도 있고, 사케가 들어간 키캣도 사먹어봤습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만한게 없더라구요. 녹차맛이 제일 무난하고 맛있습니다.

- 휴족시간 : 피곤한 다리를 풀어주기위해 붙이는 파스타입 제품입니다. 정말 유명한 제품이라 친구들이 구매하는 것을 여러 번 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사용해봤을 때 아무 효과가 없었어요. 그냥 종아리에 동전파스 붙이는게 더 낫더라고요.

- 와사비콩 : 튀긴 완두콩에 와사비가 입혀져 있는 과자로 공항 면세점에도 많이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한 봉에 700~900엔 정도 하는 가격이라 저렴하지는 않지만, 기념선물로 사가기 좋은 과자예요.

- 우마이봉 과자 : 일본에서 판매한 지 아주 오래된 일본과자이죠. 하나씩 뜯어먹기 좋고 나눠먹기 좋은 과자입니다.

- 훈와리메이진 : 인절미 과자라고 하죠? 인절미 그림이 있어서 이름을 몰라도 매장에서 찾기쉽습니다. 콩가루가 묻어있고, 폭신폭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과자랍니다.

- 립케어 제품 : 립밤이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저렴하고, 특히 니베아 복숭아 립밤이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도 몇 개 사와봤는데, 제일 저렴했던 맨소래담 립밤이 제일 좋았어요. 뭔가 싸~한 느낌의 립밤인데, 입술 잘 트는 저한테는 가장 좋더라구요. 근데 립밤은 우리나라에서 사는 거랑 몇백원 차이나지 않아요.

- 일본고형카레 : 첫 일본여행 때, 고형카레를 사와서 엄마에게 엄청난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는 일본카레가 국내에 잘 수입되지 않았을 때 였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대형마트에 가면 종류대로 진열되어 있습니다. 굳이 사오시지 않아도 됩니다.

 

2. 일본여행 고수들이 꼭 구매하는 제품?!

 

- 클렌징 제품 : 일본 여행 다녀온 여성분이라면 클렌징제품 한번 씩은 다 구매해보셨을 것 같아요. 시세이도와 비오레 클렌징 제품이 특히 유명합니다. 저는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소프티모 클렌징 오일을 좋아해요. 비오레 보다도 한 단계 저렴한 제품이고 클렌징오일 세정력도 뛰어납니다.

- 허니체 헤어제품 : 꿀벌 무늬 포장이 특징인 허니체의 헤어마스크 제품은 매우 유명합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인터넷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올리브영에도 입고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200g 용량 제품 하나에 900엔이 정가인 것으로 아는데, 2+1 행사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 할인할 때 구입해보세요. 저는 행사 때 2박스 구입했는데, 헤어팩 3개랑 핸드크림 1개 1800엔에 구매했습니다. 써보니까 매우매우 좋아요.

- 가벼운 3단 우산 : 매우 허술해보이고 가벼운 3단 우산을 색색깔로 많이 팔고 있어요. 약해보이지만 생각보다 오래쓸 수 있고, 가벼운 것이 장점이예요. 날씨 흐린 날 우산 들고나갈까 말까 고민될때, 별 생각없이 가방에 쓱 넣어나갈 수 있거든요. 무거운 우산은 많이 망설여지니까요. 매우 유용한 제품이고, 저렴하고, 선물용으로도 괜찮아요.

- 캐릭터 잠옷 : 우주복처럼 생긴 귀여운 캐릭터 잠옷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성인용이구요. 가격은 2500~3500엔 정도였던 거 같아요. 귀엽지만 실용성을 약간 떨어집니다. 저는 리락쿠마가 그려진 바지 잠옷을 구는데 990엔 주고 샀어요. 리락쿠마 정품이었는데, 바느질도 튼튼하고 재질도 괜찮아서 아직도 잘 입고 있습니다.

- 치즈 : 일본 유제품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다만 더운 여름철은 이동 중 치즈가 상할 수 있으니 날씨에 유의해서 구입해주세요.

- 크림스튜(고체타입) : 일본고형카레 코너에 잘 찾아보시면, 카레와 유사한 흰색의 크림스튜가 있을 거예요. 요리방법은 카레와 비슷한데 물 대신 우유를 붓고 끓여드시면 맛있습니다. 일본카레는 국내에도 흔하지만 크림스튜는 그 보다는 조금 구하기 힘드니까 사오시는것도 괜찮아요.

- 오코노미야끼 재료 : 500g용량으로 밀가루 처럼 생긴 오코노미야끼 가루를 판매하고 있어요. 가루 한 팩과 가쓰오부시 1봉지, 소스 1통, 해초가루 1봉, 마요네즈 1통. 이렇게 사오시면 집에서 오코노미야끼를 여러 번 해드실 수 있습니다. 오코노미야끼 가루 뒷면에 조리법이 그림으로 나와있어서 쉽게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신기한 사싦이 있어요. 한국에 와서 파전을 만들고 그 위에 오코노미야끼 소스와 마요네즈, 해초가루, 가쓰오부시를 올리니까 오코노미야끼 맛이 났습니다. 그냥 소스랑 가쓰오부시 맛이 오코노미야끼 맛 입니다. 좀 허무했어요.

- 1회용 오차즈케 가루와 1회용 미소된장국 : 뜨거운 물에 타면 오차즈케가 되고, 미소된장국이 되는 간편식품이 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무게도 가벼워서 고민없이 사볼만 합니다. 몇 가지 회사 제품을 맛 봤는데, 제 입에는 다 괜찮더라구요. 한국인 입에도 잘 맞을 맛이니까 적극 추천드립니다. 아침밥으로 간단히 먹기 좋아요.

 

3. 쇼핑 팁

- 부가세 : 일본에서는 식사나 쇼핑할 때, 부가세 8%가 붙는 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100엔짜리 물건을 고르면, 108엔을 계산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물건 가격에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본은 그렇지 않아요. 모르셨던 분들은 계산 시에 당황하지 마세요.

- 부가세 환불 가능 조건 : 돈키호테에는 외국인이 5000엔 이상의 물품을 구매하면 세금을 반환받는 카운터가 따로 있습니다. 면세가 되는 것이지요. 물론 물품가격이 5000엔 이상이고, 세금은 제외한 금액입니다. 일본에서 당장 먹어치울 도시락이나 즉석식품 같은 것은 면세가 되지 않습니다.

- 세금 환불 방법 : 먼저 카운터에서 물건을 계산하고 물건값과 8%의 세금을 합한 금액을 지불합니다. 카운터 직원이 영수증을 주면, 물건과 영수증, 여권을 가지고 면세 카운터로 갑니다. 보통 면세카운터에는 많은 한국인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줄을 서있을 때 멍때리고 계시지말고, 장바구니에 든 물건들을 분류해주시면 좋아요. 저는 한국에 가져갈 치즈를 많이 샀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어두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치즈를 바구니 한 쪽에 몰아서 정리해뒀어요. 치즈끼리 같이 포장해달라고 말하려구요. 제 차례가 되면 직원이 여권과 영수증, 물품을 확인하고 포장해줍니다. 포장은 한국에 도착하실 때 까지 뜯으면 안된다고 하구요. 면세카운터에서 아까 지불했던 8%의 세금을 현금으로 돌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 일본인형이나 팬시용품 구입 : 돈키호테에도 작고 귀여운 일본 인형이나 팬시용품, 기념품 등을 판매하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비쌉니다. 차라리 신사이바시 쪽에 있는 큰 다이소에 가시면 아주 저렴한 인형이나 팬시용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류는 그리 많지 않고 고급스럽지는 않아요. 신사이바시의 300엔샵에도 예쁜 생활용품들을 많이 판매합니다. 다이소 보다 조금 더 디자인을 신경 쓴 제품들이 있으니 둘러보시길 바래요. 선물용 인형 종류는 교토나 나라의 관광지 주변 기념품 샵에는 구매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아주 저렴하지는 않지만 종류가 많고 가격대도 다양한 편이니까요. 교토의 니시키시장은 중국관광객이 많아서 바가지가 심하니 주의하시고, 니시키시장을 살짝 벗어나면 근처에 일본인들이 많이 다니는 아케이드가 괜찮으니 이곳을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돈키호테 쇼핑 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더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글에 덧 붙이도록 할게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하트 꾸욱~ 눌러서 공감부탁드려요. 로그인없이 공감하실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여행1주차 4편입니다.

오늘은 숙소가 있는 도부쓰엔마에 지역의 쓰텐카쿠와 잔잔요코초, 동물원과 덴노지공원, 덴노지 인근 쇼핑몰 단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도에 나와있는 4번 지역은 신세카이라고 불리는 지역인데요. 실제로 큰길에서 쓰텐카쿠 탑을 바라보면 신세카이 라고 영문으로 커다랗게 적혀있는 간판이 길 입구에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양옆으로 구시카츠를 파는 맥주가게들이 줄지어 있어요. 길 밖에 나와서 호객행위를 하는 가게들도 있는데, 일본에서는 다소 보기 힘든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 말고는 손님들에게 가게에 들어오라고 호객행위 하는 곳을 보지 못했거든요.

가게들 중에 외관이 가장 화려한 곳을 찍어봤어요. 금색으로 된 동상같은 것이 서있는 가게도 있고, 밤이 되면 정말 화려합니다. 이 술집들이 늘어선 길목을 잔잔요코초 라고 부릅니다. 큰 길에 있는 가게들은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가는 것 같구요.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보면 이렇게 화려하지 않고 오래되고 소담한 느낌의 맥주집들도 많은데, 그 곳에는 일본 현지인들이 많이 앉아있어요. 어떤 유명한 가게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있기도 하더라구요.

맥주가게에는 구시카츠라는 꼬치에 꽂은 튀김을 판매하는 데요. 야채나 고기, 해산물 등 여러가지를 튀겨서 판매합니다. 세트메뉴도 있고, 먹고 싶은 것들만 골라서 튀겨달라고 할 수 도 있어요. 쿠시카츠를 차가운 맥주 한 잔과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지만, 저는 가보지 못 했습니다. 여러분은 꼭 가보세요. 큰 가게들은 혼자 들어가기 머쓱하지만 골목안에 있는 가게들은 자리도 협소하고, 혼자 들어가서 먹어도 전혀 눈치보이지 않을 가게들이었어요. 일본인들은 혼밥, 혼술을 많이하니까, 주저말고 가보시기 바랍니다. (쿠시카츠 가게 이용 시 주의사항 : 튀김을 찍어먹는 소스가 큰 통에 들어있고, 여러 사람이 같이 먹는 거래요. 입에 넣었던 구시카츠를 소스통에 다시 넣어서 찍어먹으면 안됩니다. 소스는 처음 한 번만 담궈먹을 수 있으니 한 번에 골고루 찍어서 맛있게 드세요.)

쓰텐카쿠 탑입니다. 오사카 주유패스를 소지하고 계시면 무료로 입장하여 올라가 보실 수 있습니다. 입장시간이 8시반 까지 였던가. 늦은 시간에는 입장이 되지 않아서 저는 그냥 여러 번 지나쳐가보기만 했어요. 탑이 낮아서 야경이 별로 기대가 되지 않아서인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크게 없었습니다.  

쓰텐카쿠와 잔잔요코초가 있는 신세카이 지역은 낮에는 크게 볼 거리가 없어요. 인근에 동물원이 있고, 쿠시카츠 가게들이 낮에도 열려있어서, 사람들이 좀 있기는 하지만, 밤 만큼 활발한 느낌은 아닙니다. 이른 저녁쯤 들러보시기를 바랍니다.

 

5번. 동물원과 덴노지 공원

오사카동물원은 주유패스로 무료입장 가능하구요. 오사카 1일 승차권으로 할인받으실 수 있어요.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숙소에서 오전 내내 쉬던 날, 오후에는 쉬는 것도 지겨워져서 도시락을 하나 사들고 동물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입장료가 500엔정도 였던 걸로 기억해요. 날씨가 좋았지만 동물원은 조용했습니다. 그런데 작은 아이들이 단체로 바글바글 거리는 곳이 딱 한 군데 있어요. 바로 랫서팬더가 있는 곳이죠.

저는 영화 쿵푸팬더에서 쿵푸팬더의 사부가 왜 너구리일까? 하고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너구리가 아니라 랫서팬더네요. 제가 너무 무식했나요? 모두들 모르고 계셨던거 맞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팬더지만 작고 날렵한 랫서팬더는 빠르게 움직여서 사진을 예쁘게 찍기가 어려웠어요. 근데 정말 정말 귀여웠답니다. 왜 아이들이 이 앞에만 바글바글 모여 있는지 알 것 같았어요.

랫서팬더는 오사카 동물원의 자랑이라고 하니까, 동물원에 가보신다면 빠뜨리지 말고 꼭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랫서팬더 우리 근처에는 랫서팬더 인형이나 동물원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있고, 아이스크림과 음료 자판기도 있습니다. 저는 살짝 더워져서, 자판기에 있는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는데, 맛있었습니다. 150엔쯤 했던 것 같아요.

벤치에 앉아서 도시락도 까먹고, 산책을 즐기다가 왔는데, 조금 마음이 좋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어요. 동물원에 입장하면 좌측, 우측으로 가는 길이 갈려 있는데, 좌측에는 랫서팬더와 펭귄, 사자 등 볼만한 우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측에는 북극곰이나 반달곰 우리가 있는데, 마음 약하신 분들은 우측으로는 가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들어가서 우측 길을 택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곰우리를 마주쳤습니다. 곰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작고 좁은 곳이었고, 우리에 곰이 한 마리씩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곰이 훨씬 작고, 말라있는 상태였고, 몸에 털도 조금 빠져있는듯 보였어요. 그리고 갇혀있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사람들이 구경하자고 곰을 그 작은 우리에 가둬놓고 학대하고 있다는 느낌밖에 안 들었거든요. 사람에게 학대당하는 개들도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증상을 보인다고도 하는데 곰도 마찬가지인가 싶었습니다.

좌측에 있는 동물 우리들은 그보다는 환경이 조금 나아보였어요. 랫서팬더는 큰 우리에 여러마리들이 함께 놀고 있었고, 사자우리는 그보다도 훨씬 컸으니까요. 저처럼 시간많고 한가한 사람들은 동물원을 구석구석 볼 수 있겠지만, 여행객들은 대부분 그렇지가 않잖아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하고서라도, 우측 길은 포기하고 랫서팬더가 있는 좌측을 꼭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동물원에서 지하철덴노지역 방면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이렇게 드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곳이 덴노지 공원이고, 공원 안쪽에는 행사를 하기도 하고 노점상이 있어서 간식을 사 먹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편의점에 들러서 커피랑 롤케이크 하나를 샀어요. 편의점 비닐을 펴서 풀밭에 깔고 앉아 몇 시간이나 멍때리다가 왔습니다. 긴 여행이기에 부려볼 수 있는 사치아니겠어요?

카페오레 라고 적혀있어서, 달달한 커피를 예상하고 구입하였는데, 설탕이 전혀 들지않은 카페라떼였어요. 한국 편의점 커피는 아메리카노를 제외하고 라떼종류가 거의 달게 만들어져있잖아요. 일본은 편의점 카페라떼는 설탕을 넣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잘 보고 구매하세요. 그래도 같이 구매한 롤케이크가 빵이 쫄깃하고 크림이 부드럽고 달아서 커피랑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맛있게 먹고 잔디밭에 뛰노는 아이들 구경도 하고 수첩꺼내서 일기도 쓰고 여유를 즐겼습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날씨도 춥고 사람들도 많이 돌아갔어요. 공원 우측에 아주 키가 큰 건물이 보이시죠? 아마 하루카스 건물일겁니다. 덴노지역 옆에는 큰 빌딩이 여러 개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 아베노 하루카스300 입니다. 높이가 엄청나서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해요. 물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저는 그냥 하루카스 건물에 설렁설렁 들어가봤는데, 우리나라 백화점이랑 비슷했습니다. 지하에는 식품관이 입점해있고, 위층에는 의류나 잡화, 명품관 등이 입점해있었어요. 위층에 올라가다보니까 도시락 판매하는 곳도 있었는데, 백화점이라 그런가 도톤보리 같은 곳보다는 가격이 좀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였어요. 드나드는 일본 아주머니들도 부잣집 아줌마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딱히 살 것은 없어서 그냥 구경만 하다가 나왔는데, 지하 식품관에 예쁜 케이크가 굉장히 많아서 눈호강은 제대로 했어요.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롤케이크 안 먹었으면 한 조각쯤 사먹어 봤을 것 같아요. 하루카스 건물 뒤쪽에도 조금 낮은 쇼핑몰 건물이 여러 개 있습니다. 쇼핑 좋아하시는 분들은 덴노지역으로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도부쓰엔마에 지역을 대충 다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는 돈키호테 쇼핑 팁에 대해서 글 쓰도록 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하트를 눌러 공감해주세요.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직장을 이직하면서 1달, 2달 여유가 생겼을 때, 방학동안 의미있는 경험을 하고 싶을 때, 외국에 나가 한 달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여행경비가 많이들까봐? 외국어를 전혀 못해서? 여자 혼자라 위험해서?

일본어 전혀 못 하는, 평범한 여자사람인, 부자이지도 않은, 그런 제가 오사카지역에서 200만원으로 한 달을 지내고 온 경험을 블로그에 담고 있어요.  마음은 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서 떠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 블로그 보시고 용기내서 다녀오셨으면 좋겠어요.

 

낯선 곳에서의 한 달간의 생활,

불안하고 외롭고 아프기도 했던 그 4주 동안에, 나를 짓눌렀던 한국에서의 걱정과 압박들이 조금씩 벗어나 지더라구요. 동동거리며 바쁘게 살았던 저의 모습을 제 자신이 아닌 외부의 시선으로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 한 달 간의 여행을 기점으로 삶을 대하는 저의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빡빡한 일정으로 해외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사진찍기 바쁜 그런 여행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어요.

직장을 잃고, 연인도 떠나가고, 가족들과 사이가 틀어져서,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바닥을 쳤던 순간, 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떠났던 긴 여행이예요. 돈과 시간이 넘쳐서 떠났던 그런 여행이 절대 아니었어요. 어쩌면 내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떠난 여행에서,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어 돌아왔다고 하면 너무 오글거릴까요?

 

제가 가장 오래 머물었던 숙소, 백패커스 호텔 토요가 위치한 지역, 지하철 도부쓰엔마에역이 있는 곳. 지금도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어떤 관광지보다 제가 애착을 갖게 된 이 지역에 대해서 오늘 살펴볼까합니다. 장기여행으로 저렴한 숙소를 찾고 싶으신 분은 끝까지 정독해주세요.

 

아래는 제가 2주 넘게 지냈던 지역의 지도 인데요, 초록색으로 표시해둔 에비스초, 도부쓰엔마에, 덴노지는 지하철역입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는 걷는 것 싫어하시는 분들도 걸어다닐 만한 거리예요. 그러니까 이 지도는 숙소에서 도보로 다니기에 충분히 가까운 지역만 담아놓은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번. 호텔밀집지역

 

이 곳이 제가 숙박한 토요호텔이 있는 곳입니다. 숙소편에서 소개해드렸던 라이잔호텔, 호텔타이요, 호텔미카도가 모두 이 곳에 있어요.  저렴한 호텔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라 선택의 폭은 넓습니다. 지하철 도부쓰엔마에역과 도보로 1~2분 거리예요. 제 기억으로는 지하철역 2번출구에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 곳 말고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있는데 제가 못 찾은거겠지만요. 캐리어들고 이동할 때는 계단은 좀 힘드니까 2번 출구 이용하시구요. 저는 내려갈 때는 그냥 캐리어 들고 계단으로 내려갔어요.

 

2번. 돈키호테 신세카이점

 

숙소 인근에 돈키호테가 있으면, 게임 끝난거 아니겠어요?  1번 지역에서 큰길 횡단보도 하나 건너고, 철도 아래 지하도만 지나면 돈키호테가 보입니다. 도보로 5분거리예요. 건물 1층에는 파칭코와 편의점이 있고, 에스컬레이터로 2층에 올라가시면 돈키호테가 있습니다.

일본여행이 처음이신 분이 있다면, 돈키호테가 뭐냐고 하실텐데요. 돈키호테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체인으로 된 대형상점입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 종류들 중에서 대형가전제품이나 신선식품, 가구 등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사갈만한 상품들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곳이라 늘 한국인들이 북적거리는 곳이예요. 과자, 통조림, 주류, 안주 등 식품류 부터 손수건, 우산, 잠옷, 인형 등 기념이 될 만한 상품들, 화장품, 소형 전자제품, 명품시계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어요. 처음 들어섰을 때는, 상점 자체가 조잡해보이고 복잡해서 깜짝 놀랐는데, 구경하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니게 되더라구요.

 

- 돈키호테 신세카이점 vs 도톤보리점

남바 도톤보리에 있는 2개의 돈키호테가 있는데, 한 건물 전체가 돈키호테로 되어있죠. 1층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과자나 세일하는 제품 들이 있고 위층으로 이동하면 화장품,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을 분류하여 층층마다 다른 제품들을 팔고 있어요. 돈키호테 신세카이점은 건물 2층만 돈키호테이고 굉장히 넓습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처럼 되어있어서, 도톤보리점보다 편리한 점이 많아요. 가장 편리한 점은 카트가 있다는 것이죠. 도톤보리점은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하나 밖에 없고 좁아서 손님들이 이용하기는 힘들어요. 박스에 든 물건을 옮길 때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용도이고, 손님들은 계단을 걸어서 이동합니다.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들고 1층부터 6층까지 구경하고 나면 다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신세카이점도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사용하지만, 이 장바구니를 얹어서 이동할 수 있는 카트가 비치되어 있어요. 우리나라 마트처럼 크고 불편한 카트가 아니구요. 스텐으로 된 작은 카트인데, 뼈대만 있어서 장바구니를 고정하고 끌고 다닐 수 있어요. 장바구니를 위에 하나 놓고 아래에 하나 더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장바구니 2개를 끌고다니면서 쇼핑할 수 있답니다. 계단으로 이동하는 구간이 없기 때문에 카트 이용이 가능한 것이죠.(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이런 카트를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큰 카트는 끌기 부담스럽고, 장바구니는 무겁고 불편해요.)

판매하는 물건들을 비교해보자면,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살 만한 물건들은 도톤보리점이 조금 더 다양한 것 같아요. 손수건을 4장에 만원 정도에 판매하길래, 지인들에게 주려고 골라봤었는데, 신세카이보다는 도톤보리에 예쁜 손수건들이 더 많이 있었어요. 우산 고를 때도 그랬던 것 같네요. 녹차키캣이랑 사케가 든 키캣도 도톤보리점에서 샀는데, 종류자체는 도톤보리점이 더 많지만, 조금 더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 구조때문에 물건 고르기는 약간 더 어려워요. 물건들 사이에 통로가 워낙 좁고, 관광객들도 많아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녀야해요. 반면 신세카이점은 우리나라 마트처럼 통로사이에 공간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있고, 관광객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카트끌면서 여유있게 물건고르기는 좋답니다.

참고하실 점은, 도톤보리점에는 공산품만 판매하고, 신세카이점에는 식품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도톤보리에는 주로 포장된 과자 등의 공산품만 있고, 신세카이에는 도시락이나 저렴한 조각케이크, 샐러드, 간식 등 냉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신세카이는 우리나라 대형마트와 유사해요. 저는 도톤보리 신세카이점에서 간식으로 간장과 꿀맛나는 당고, 바나나 조각케이크를 사먹어봤는데요. 둘 다 100엔정도로(세금포함 한화 1100원정도 입니다. )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맛이 꽤 괜찮았어요. 일본 물가 비싸다는 말은 정말 옛말이죠. 우리나라에 1100원짜리 조각케이크가 있기나 한가요.

만약 일정 중에 돈키호테 신세카이와 도톤보리점을 모두 들르게 되신다면, 숙소가기 직전에 들른 곳에서 기념품을 사세요. 이것저것 사모을 때는 뿌듯하지만 들고 다니려면 양팔이 빠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되니까요. 오사카 자유여행은 많이 걸을 수 밖에 없으니까 짐은 줄이고, 양팔은 가볍게, 꼭 필요한 것은 백팩에 넣어서 다녀야지 덜 지칩니다.

 

글 쓰다보니 돈키호테 쇼핑 팁에 대해서도 설명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부쓰엔마에 지역 살펴보기를 끝내고 돈키호테편도 올리도록 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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