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한 달 살아보기 / 고베지역 방문기(1)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교토와 고베, 나라 지역을 여행일정에 넣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오사카에서 열차로 넉넉잡아 1시간이면 도착하는 이 지역들은 오사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라와 교토는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이 사찰과 유적들이 많은 곳입니다. 나라는 엄청난 숫자의 사슴들을 방목하고 있어서 특히 유명한 관광지이고, 교토는 일본의 역사적인 유적과 사찰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고베는 이 두 곳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진 지역이예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고베 산노미야역은 바닷가에 인접해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메리켄파크와 고베포트타워가 고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과거, 고베에 굉장히 큰 무역항이 있었던 이유로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살게되었고, 그래서 외국인들이 살았던 주택들이 아직 남아있다고 해요. 우리나라의 독일마을이나 프랑스마을(서래마을)같은 느낌이네요. 그 외국인들이 살았던 주택들이 모여있는 곳이 기타노이진칸 입니다. 구글지도에는 키타노이진칸 이라고 나와있습니다.

- 기타노이진칸

저는 한큐 노선을 이용하여 고베 산노미야역에 도착했습니다. 개찰구가 지하에 있고 나오는 길이 복잡해서 밖으로 나오니까 방향감이 없어서 어리둥절 했어요. 다행히 역 앞에 지도가 있어서 대충 보고 기타노이잔칸으로 향했습니다. 역에서 북쪽으로 난 길에는 기타노이진칸으로 가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저도 인파를 따라 올라갔습니다. 가는 길에 좀 색다른 느낌의 스타벅스도 보고 작은 상점들과 레스토랑들을 밖에서 구경했습니다.

- 기타노이진칸 입장료

위의 사진에 있는 나무로 된 주택은 기타노이진칸의 집들 중에서도 꽤나 크고 유명할 것 같은 집이예요. 관광객들의 출입이 가장 많았거든요. 4주 동안 간사이에 머무르면서 고베를 두 번 방문했고, 이 주택에도 두 번 갔습니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때는, 이 집이 무료개방이 되어있어서 그냥 들어가서 구경했습니다. 집 내부도 나무로 되어 있었고, 엔틱한 분위기를 내뿜는 오래된 가구들이 있었어요.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똑같은 이 주택에 입장료를 받더라구요. 원래 출입시에 입장료를 받는 주택인데, 특정한 날에는 무료개방을 하는 모양이더라구요. 저는 한 번 출입했던 주택이고, 들어가봐야 별거 없는다는 걸 알기때문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기타노이진칸의 중심에는 작은 공원처럼 보이는 곳이 있는데요.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이나 거리의 화가들이 그림들을 내놓고 있기도 합니다. 첫 방문 때 찍은 사진이라 사람이 많지 않은 모습이지만, 두 번째 방문때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화가들이 즉석에서 그림을 그려주고 판매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두리번 거리며 오르막길 걸어오느라 힘들었는데, 저기 동상 옆에 걸터앉아 커피 한 잔 하고 쉬다가 내려왔습니다.

- 기타노이진칸~신사

산노미야역에서 북쪽으로 올라가 기타노이진칸을 둘러보고 남서쪽으로 산책하며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도 깨끗하고 아기자기한 골목길 들이 많이 있었고, 고베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걸린 태극기도 구경하고 왔어요. 다시 남쪽에 있는 차이나타운으로 향하는 길에 신사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굳이 가려고 하지 않아도 차이나타운 방향으로 가다보면 들어가게 되는 신사예요.  

사진과 같은 느낌의 건물들이 여러 개 있고, 사람들도 많이 드나드는 꽤나 큰 신사입니다. 그냥 쓱 들어가서 신사를 구경하며 통과하여 나왔습니다.  신사를 나와 큰 규모의 다이마루 백화점과 대형상점가를 지나치면 고베 차이나타운이 나오게 되는데요. 다이마루 백화점 내에도 맛있는 디저트가게와 유명한 식당들이 입점해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검색해서 가보시길 바래요. 4주 동안 빠듯한 생활비로 지냈던 저는, 그냥 백화점은 패쓰하고 지나쳤습니다. 대신 다이마루 인근에 있는 고로케 가게에 들렀답니다.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이 곳이 제가 들른 고로케가게 입니다. 다이마루가 있는 큰길에서 둘러보면 이 가게가 보입니다. 갈 때마다 늘 다이마루 백화점을 기준으로 이 가게를 찾고는 했어요. 원래는 고기를 파는 상점인데, 돼지고기와 소고기, 새우 등의 재료로 고로케를 만들어서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고기사러 오는 사람보다 고로케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어요.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저는 진열대에 있는 그림을 보고 고로케 종류를 판단했어요. 돼지그림, 소그림, 새우그림 등이 그려져 있었거든요. 손가락으로 먹고 싶은 것을 딱딱 찍어서 하나씩 달라고 부탁했더니, 아주머니께서 잘 알아듣고 포장해주셨습니다.

고베 차이나타운에는 길거리에 먹거리들이 한 가득인데, 왜 저는 굳이 차이나타운 가는 길에 고로케를 사는 걸까요? 이유는 딱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고로케가 맛있어서.. 둘째는, 차이나타운 음식들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입니다. 아무래도 차이나타운은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보니 거품이 조금 있습니다. 명동에서 중국관광객들에게 바가지 씌우는 정도는 아닙니다만, 음식이 그닥 좋아보이지 않고 저렴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차이나타운에서 군것질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구요. 손에 들고 먹는 만두 하나 사먹기는 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여기서 고베 방문기 1편은 마치구요. 차이나타운 부터 2편으로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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