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효고현 고베 방문기(2)

 

1편에서는 고베산노미야역에서 부터 기타노이진칸, 차이나타운 가는 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차이나타운과 메리켄파크, 고베타워, 호빵맨박물관, 쇼핑몰까지의 방문기를 써볼까합니다.

산노미야역에서 고베 차이나타운까지 가는 길에는 신사뿐만 아니라 여러 상점들이 늘어서있는 아케이드가 있습니다. 드럭스토어와 식당,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 다양한 가게가 있으니 쇼핑하는 재미도 챙길 수 있어요. 저는 우연히 들어간 드럭스토어에 클렌징제품들을 저렴하게 팔고 있어서 몇 개 사왔습니다. 일시적으로 할인을 하는 이유로, 오사카의 돈키호테보다 저렴한 가격이었거든요. 하지만 체력이 약하신 분들은 쇼핑을 자제해주세요. 산노미야역에서 고베포트타워까지 거리가 그리 가깝지가 않습니다. 한참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데, 가방에 무거운 짐이 생기면 곤란하니까 꼭 구매하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돌아오는 길에 사도록 합니다.

- 고베 차이나타운(난킨마치)

고로케를 사들고 모토마치상점가를 지나서 한참을 걸어가면 차이나타운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차이나타운은 중국풍의 건물과 조형물들이 늘어져있고, 길가에는 꼬치나 만두, 아이스크림 등 군것질 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줄지어있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등이나 거리의 모습때문에, 우와~하면서 들어서게 되지만 사실 음식을 사먹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것이 없는 거리입니다. 십자가 모양으로 두개의 길이 교차되는 지점에 만남의 광장 같은 곳이 있습니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서있거나 쉬고 있는 모습이지만, 앉을 만한 벤치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난킨마치의 관광팁을 드리자면, 편의점을 이용하시라는 겁니다. 난킨마치의 길 끝에는 동서남북으로 각 방향을 의미하는 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방향을 기억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어느 문 근처에 큰 프렌차이즈 편의점이 하나 있는데, 저는 갈 때마다 이 곳을 이용하고는 합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세븐일레븐이라고 생각되는데, 훼밀리마트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부터, 여행할 때 사진을 잘 찍지않고 눈으로만 담아두는 제 습관을 질책하게 되네요.) 

종이포장지에 포장된 고로케를 달랑달랑 들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알코올 도수가 아주 약한 맥주캔 큰사이즈 하나를 골랐습니다. 산노미야역에서 기타노이진칸을 거쳐 난킨마치에 오느라 수고한 제 다리를 좀 쉬게해주려구요. 편의점은 넓은 편이었고, 입구 쪽에 테이블과 의자가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벽을 보고 있는 구석자리의 의자를 하나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아늑한 곳은 아니지만, 그리 복잡하지 않은 편의점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직 바삭바삭한 고로케에 순한 맥주 한캔 마시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힘이 좀 납니다. 그 힘으로 다시 메리켄파크를 향해 가야겠죠?

- 메리켄 파크

산노미야역에서 난킨마치까지 걸은 거리만큼, 남쪽으로 더 걸어야 메리켄 파크가 보입니다. 기타노이진칸과 난킨마치에는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하지만, 사실 메리켄파크로 가는 길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편입니다. 내가 길을 잘 못 든 것일까? 의심이 들어 주면을 살피면, 이따금 한국인이나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이 두어명 보여 안심을 했습니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드물기도 하지만 가는 길에 있는 건물들도 주택가가 아닙니다. 높은 빌딩들이 있지만 조용한 회사 건물이거나 상점이 있더라도 명품관이 많아서 길을 걷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는 힘든 지역입니다. 너무 늦은 밤시간 혼자 이 곳 거리를 걷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제가 깜깜해진 뒤에 산노미야역으로 돌아간 적이 있는데, 겁없는 저도 막 뛰어가게 되더라구요.

메리켄파크는 바다가 보이는 넓은 공원입니다. 저는 왜 인지, 공원이라고 하면 드넓은 잔디밭과 수많은 나무들이 심겨져 있는 초록색을 상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메리켄 파크는 그렇게 초록초록하는 공원은 아니더군요. 햇볕 쨍쨍, 맑은 날씨에 갔더니 그늘이 별로 없어서 살짝 찡그려지는 그런 공원이었습니다. 공원 안쪽에는 넓은 공터가 있어서 작은 박람회나 지역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 고베 포트타워

고베의 상징물 중 하나인 고베포트타워.  낮에는 저렇게 붉은 색을 띠는 탑이고, 밤에 조명이 들어오면 훨씬 더 예쁩니다. 입장료를 내고 탑 위에 올려갈 수도 있는데, 저는 올라가보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고베에 갔을 때, 밤에 도착을 해서 불이 들어온 탑의 모습만 봤는데, 낮에 보는 탑은 느낌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조명 들어온 탑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어딘가에 있을 텐데, 조만간 묵혀놓은 사진 파일 정리를 좀 해야겠습니다.

고베 포트타워 뒤로 난 통로를 지나 쇼핑몰 모자이크와 호빵맨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호빵맨 박물관에는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이 바글바글 했습니다. 캐릭터 상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이 있었는데, 저는 흥미가 없어서 그냥 살짝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박물관 옆에는 관람차도 있고, 큰 쇼핑몰 건물도 있습니다. 쇼핑몰에는 상점과 식당가가 있어서 이 곳에서 쇼핑하고 식사를 하시면 됩니다.

제가 고베 쇼핑몰에 와서 받은 느낌은, 오사카보다 물가가 훨씬 비싸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거예요. 포트타워 뒤편에 있던 호사스러운 예식장 건물이 인상적이었는데, 처음에는 예식장인줄 모르고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했어요. 밤에 조명이 들어오고 건물 앞에 음악분수가 춤을 추는 바람에, 그 앞에 앉아서 분수를 감상한 적이 있습니다. 나름 좋았던 기억이긴 합니다만, 통유리에 비치는 건물내부의 모습은, 약간 위화감이 느껴졌었어요. 한국에서 서민으로 살고 있는 저의 눈에는, 고베의 부유층들이 예식을 하거나 파티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쇼핑몰 쪽에서 바라 본 고베 포트타워의 모습이예요. 쇼핑몰 앞에는 아주 커다란 배가 하나 있고, 밤에는 조명이 들어와서 장관을 이룹니다. 낮에는 그 배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한강 유람선 같은 배라고 생각되는데, (물론 유람선이 아니라 정말 큰 배 입니다. 굉장히 커서 선상에 레스토랑도 있고 객실도 많이 있을 것 같은 대형선박입니다.) 배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 일본인들에게 유명한 데이트코스일 것 같다고 혼자서 추측도 해봤습니다. 해질 무렵, 쇼핑몰 야외데크 난간에 서면, 등 뒤에 예쁜 배와 밝게 조명이 빛나는 포트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저는 왜 인지, 눈으로만 바라보고 온 탓에 그런 사진이 없습니다. 하지만 눈으로만 기억하기에도 충분히 아름다는 야경이었어요. 일정이 바쁘지 않다면, 고베 쇼핑몰에서 야경을 잠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추천합니다.

 

- 고베 여행 팁

저는 한 번도 이용해보지 않았지만, 고베에는 시티루프버스가 있습니다. 제가 들렀던 기타노이진칸, 난킨마치, 하버랜드 등을 모두 들르는 시티투어버스이고, 1일권을 660엔 내고 구입하시면 하루동안 이용하실 수 있어요. 다리 튼튼한 저도 고베를 구석구석 돌아볼 때는 체력이 모자라다고 느꼈거든요. 걷는 것 싫어하시고 체력약하신 분들은 시티루프버스 한 번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고베 방문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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