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오신 분이라면 캐널시티는 필수로 들러보셨을겁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쇼핑 단지 캐널시티.
수많은 제품 브랜드가 입점해있고, 식당과 맛집들도 많이 있어서 한 번 들어가면 몇시간이고 돌아다니며 놀수있는 곳이 캐널시티죠. 우리나라에는 백화점 1층에 럭셔리한 인테리어로 치장하여 자리잡고 있는 명품관들이.. 여기에는 무슨 전자제품 파는 할인매장처럼 되어있어서 조금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쇼핑에는 별 취미가 없던 저는.. 라멘스타디움 들러서 라멘 한 그릇 먹고는 대충 둘러보고 빠져나왔어요.
구름다리처럼 생긴 출구로 빠져나오니까 구시다신사가 바로 보이더라구요.
구시다신사는 작고 조용한 신사지만 곳곳에 예쁘고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있어서 사진기를 자꾸 꺼내게 됩니다.

이 붉은 색의 도리이가 늘어서 있는 곳은,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나왔던 후시미이나리신사의 도리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영화 속 도리이는 훨씬 숫자가 많고 길어요. 하지만 구시다신사의 도리이는 옆에 핀 분홍꽃들과 어우러져서 더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입니다.
도리이는 신성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경계를 의미하는 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신사마다 입구에 도리이가 설치되어있습니다.

이른 봄에 찍은 사진이라 아직 벚꽃들이 만개하지는 않았어요. 꽃이 활짝 펴 있을 때 신사를 방문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캐널시티를 방문하면서 잠시 들러보기에 좋은 구시다신사 라고만 생각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시다 신사는 명성황후를 시해할 때 사용했던 칼을 보관하고 있는 신사라는 사실을 말이죠.
제가 신사를 참배하거나 기도를 드리러간것은 아니지만, 그런 칼을 품고있는 신사라는 것을 전혀 모른 채.. 신나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후쿠오카 여행가시는 다른 분들은 구시다신사를 가실 때, 알고 가셨으면 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도리이앞에서 손가락 브이 하면서 사진찍기보다는 신사에 보관되어있는 칼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다녀오셨으면 합니다. 아니면 차라리 구시다신사는 들르지않고 지나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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