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오늘은 반나절 일정으로 돌아보기 좋은, 나라현 방문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라현은 반나절 정도 투자해서 관광하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일정이 짧은 경우에는 이틀씩 나라에 머무르는 것은 절대 비추입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요.

어머어마한 숫자의 사슴이 나라공원을 돌아다니는 것 이외에는 나라가 교토보다 더 나은 관광지라고 느낀 점은 없어요. 시간이 조금 더 있으시다면 차라리 교토관광에 일정을 더 쓰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간사이여행에서 빠뜨려서는 안될 관광지가 '나라'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예요. 아침일찍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낮시간 동안 나라의 사슴공원을 산책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시간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관광하는 것이 현명한 여행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쓰루패스를 사용한 날, 나라현에 방문했습니다. 나라를 관광하고 교토로 이동하여, 교토시영버스까지 이용해서 패스로 교통비를 충분히 절약했어요.

일단 긴테쓰나라역에 도착을 하면, 역 밖으로 나와서 관광안내소를 찾습니다. 관광안내소는 역사 밖으로 나와보면 1층 외부건물, 찾기쉬운 곳에 있어요. 안내소에서 나라 관광지도 한 장을 받아나오시면 나라관광 준비는 끝입니다. 위의 지도 사진은 구글에서 캡쳐해온 것이구요. 관광지도도 이와 비슷합니다.  

나라에서 둘러봐야할 곳은 빨간색 박스와 빨간 글씨로 표시해두었습니다. 크게 보면 나라역에서 도다이지 절을 찍고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예요. 역에서 바로 직진하여 큰 길로 가는 방법과 역에서 우측 아케이드로 들어가서 시장과 상점 구경을 하면서 돌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케이드에는 음식점과 상점들이 들어서있고, 아케이드가 끝나고 막다른 길에서 좌회전을 하시면 기념품을 파는 상점가가 시작됩니다. 교토의 유명관광지 근처에 있는 기념품 샵들과 비슷한 정도의 기념품들을 팔고 있고요. 타코야끼나 떡 같은 군것질 거리들을 파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이쪽 길로 들어섰는데, 직진해서 도다이지를 목표로 바로 걸으셔도 됩니다. 도다이지절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상점에 들러서 쇼핑을 하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이 곳은 기념품가게들을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고후쿠지 절 풍경입니다. 큰 탑과 소담한 건물이 사진에 담겨있는데, 반대쪽에는 조금 더 화려한 건물도 있습니다. 여기서 부터 사슴들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 길바닥에는 사슴똥이 동글동글 많이 굴러다니니까 바닥 잘 살피면서 걸으셔야 합니다.

사람을 따라 다니는 어린 사슴이네요. 나라의 곳곳에는 이렇게 사슴들이 많이 다니고 있고, 센베이(전병)를 파는 노점상들이 곳곳에 있어요. 관광객들 먹으라고 파는 건 아니구요. 사서 사슴먹이주라고 파는 거예요. 사슴들이 센베이 맛을 아는지, 센베이 들고 있는 관광객들을 향해 돌진하는 사슴들을 많이 봤습니다. 저는 달려드는 사슴이 무서워서 센베이는 안샀습니다. 혹시 먹이주려고 사시는 분이 계시다면 주머니나 가방에 잘 넣어두고 조금씩 꺼내서 주세요. 손에 들고 다니면, 사슴들의 표적이 됩니다.

 

벚꽃피는 봄에 나라를 갔을 때는, 일본 아가씨들이 기모노를 입고 나들이를 많이 왔더라구요. 절이나 신사 풍경과 잘 어울려서 보기가 좋았는데, 가을에 갔더니 기모노 입은 아가씨들은 보이지 않았어요. 인파가 많이 몰리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역시 일본은 벚꽃피는 계절에 여행하는 것이 더 기분이 날 것 같아요.  

아이가 사슴들에게 센베이를 주고 있는 저 연못은, 나라국립박물관 앞입니다. 저 주변에 벤치가 많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구요. 자판기도 있어서 커피나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스크림 자판기에서 롯데 크런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어요. 한국에도 이 제품이 있나요? 일본에서 처음 봤어요. 맛은 꽤 좋았는데, 오사카 동물원에서 사먹은 자판기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긴 했어요. 

박물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아래 사진에 나온 신사가 있습니다. 사진은 2017년 3월 중순에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벚꽃은 아직 몽우리만 맺혀있는 상태였는데, 무슨 꽃인지 모르겟지만 솜뭉치같은 핑크색 꽃나무가 피어있어서 예뻤어요. 크게 둘러볼 것도 없는 작은 신사지만 경치가 예쁜 곳이예요. 몇 해 전 3월말에 들렀을 때, 신사앞에 굉장히 오래된 벚나무가 수양버들마냥 늘어져 있는 것이 굉장했습니다. 아름다움과 을씨년스러운이 더해져서, 뭔가 묘하게 슬프고 처량한 분위기마저 드는 장소였어요. 표현이 좀 이상한데, 우리 나라의 벚꽃처럼 몽글몽글 화사한 느낌이 아니라 버드나무 늘어진 서낭당처럼 한이 서려있는 벚나무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그게 더 분위기 있고 운치가 있었어요.

 

신사를 지나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상점가가 다시 나타나는데, 이 길이 도다이지 절로 가는 길입니다. 한자로는 동대사 라고 적혀있습니다. 낯익은 교복이 많이 보였는데, 한국에서 수학여행을 온 여고생들이었어요. 요즘은 수학여행을 일본으로 오네요. 제가 학교다닐 때는 해외여행은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세대차이를 확 느꼈습니다.

그 길 끝에는 이렇게 도다이지절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멀리서 동대사를 구경하고 다시 긴테쓰나라역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배가 너무 고팠거든요. 밥먹으로 가야지요.

나라의 맛집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만, 제가 갈 때마다 들렀던 음식점이 하나 있습니다. 긴테쓰나라역 앞에 있는 아케이드를 빠져나와서 막다른 길에 바로 보이는 가게예요. 맨 위의 지도상에서 보시면, 아케이트와 기념품가게 라인이 만나는 그 지점이죠. 바로 옆에 타코야끼 가게가 있는 밥집인데, 가끔 사람들이 가게 밖으로 줄을 서 있기도 합니다. 특별이 유명한 메뉴가 있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우동과 유부초밥 세트라던가, 가츠동이나 카레 등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메뉴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게 바깥에 음식모형과 가격표가 잘 나와있으니 보시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세트메뉴 가격이 700엔~900엔 정도로 저렴하고 음식양도 많았어요. 카레는 조금 짜서 제 입에 맞지 않았는데, 그 집에서 먹었던 우동과 유부초밥, 냉모밀, 가츠동 등은 모두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언제 사진파일을 뒤져서 그 가게만 따로 올려놓도록 할게요.

 

이상으로 반나절 일정으로 돌아보기 좋은 나라의 방문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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