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여행1주차 4편입니다.

오늘은 숙소가 있는 도부쓰엔마에 지역의 쓰텐카쿠와 잔잔요코초, 동물원과 덴노지공원, 덴노지 인근 쇼핑몰 단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도에 나와있는 4번 지역은 신세카이라고 불리는 지역인데요. 실제로 큰길에서 쓰텐카쿠 탑을 바라보면 신세카이 라고 영문으로 커다랗게 적혀있는 간판이 길 입구에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양옆으로 구시카츠를 파는 맥주가게들이 줄지어 있어요. 길 밖에 나와서 호객행위를 하는 가게들도 있는데, 일본에서는 다소 보기 힘든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 말고는 손님들에게 가게에 들어오라고 호객행위 하는 곳을 보지 못했거든요.

가게들 중에 외관이 가장 화려한 곳을 찍어봤어요. 금색으로 된 동상같은 것이 서있는 가게도 있고, 밤이 되면 정말 화려합니다. 이 술집들이 늘어선 길목을 잔잔요코초 라고 부릅니다. 큰 길에 있는 가게들은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가는 것 같구요.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보면 이렇게 화려하지 않고 오래되고 소담한 느낌의 맥주집들도 많은데, 그 곳에는 일본 현지인들이 많이 앉아있어요. 어떤 유명한 가게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있기도 하더라구요.

맥주가게에는 구시카츠라는 꼬치에 꽂은 튀김을 판매하는 데요. 야채나 고기, 해산물 등 여러가지를 튀겨서 판매합니다. 세트메뉴도 있고, 먹고 싶은 것들만 골라서 튀겨달라고 할 수 도 있어요. 쿠시카츠를 차가운 맥주 한 잔과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지만, 저는 가보지 못 했습니다. 여러분은 꼭 가보세요. 큰 가게들은 혼자 들어가기 머쓱하지만 골목안에 있는 가게들은 자리도 협소하고, 혼자 들어가서 먹어도 전혀 눈치보이지 않을 가게들이었어요. 일본인들은 혼밥, 혼술을 많이하니까, 주저말고 가보시기 바랍니다. (쿠시카츠 가게 이용 시 주의사항 : 튀김을 찍어먹는 소스가 큰 통에 들어있고, 여러 사람이 같이 먹는 거래요. 입에 넣었던 구시카츠를 소스통에 다시 넣어서 찍어먹으면 안됩니다. 소스는 처음 한 번만 담궈먹을 수 있으니 한 번에 골고루 찍어서 맛있게 드세요.)

쓰텐카쿠 탑입니다. 오사카 주유패스를 소지하고 계시면 무료로 입장하여 올라가 보실 수 있습니다. 입장시간이 8시반 까지 였던가. 늦은 시간에는 입장이 되지 않아서 저는 그냥 여러 번 지나쳐가보기만 했어요. 탑이 낮아서 야경이 별로 기대가 되지 않아서인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크게 없었습니다.  

쓰텐카쿠와 잔잔요코초가 있는 신세카이 지역은 낮에는 크게 볼 거리가 없어요. 인근에 동물원이 있고, 쿠시카츠 가게들이 낮에도 열려있어서, 사람들이 좀 있기는 하지만, 밤 만큼 활발한 느낌은 아닙니다. 이른 저녁쯤 들러보시기를 바랍니다.

 

5번. 동물원과 덴노지 공원

오사카동물원은 주유패스로 무료입장 가능하구요. 오사카 1일 승차권으로 할인받으실 수 있어요.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숙소에서 오전 내내 쉬던 날, 오후에는 쉬는 것도 지겨워져서 도시락을 하나 사들고 동물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입장료가 500엔정도 였던 걸로 기억해요. 날씨가 좋았지만 동물원은 조용했습니다. 그런데 작은 아이들이 단체로 바글바글 거리는 곳이 딱 한 군데 있어요. 바로 랫서팬더가 있는 곳이죠.

저는 영화 쿵푸팬더에서 쿵푸팬더의 사부가 왜 너구리일까? 하고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너구리가 아니라 랫서팬더네요. 제가 너무 무식했나요? 모두들 모르고 계셨던거 맞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팬더지만 작고 날렵한 랫서팬더는 빠르게 움직여서 사진을 예쁘게 찍기가 어려웠어요. 근데 정말 정말 귀여웠답니다. 왜 아이들이 이 앞에만 바글바글 모여 있는지 알 것 같았어요.

랫서팬더는 오사카 동물원의 자랑이라고 하니까, 동물원에 가보신다면 빠뜨리지 말고 꼭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랫서팬더 우리 근처에는 랫서팬더 인형이나 동물원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있고, 아이스크림과 음료 자판기도 있습니다. 저는 살짝 더워져서, 자판기에 있는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는데, 맛있었습니다. 150엔쯤 했던 것 같아요.

벤치에 앉아서 도시락도 까먹고, 산책을 즐기다가 왔는데, 조금 마음이 좋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어요. 동물원에 입장하면 좌측, 우측으로 가는 길이 갈려 있는데, 좌측에는 랫서팬더와 펭귄, 사자 등 볼만한 우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측에는 북극곰이나 반달곰 우리가 있는데, 마음 약하신 분들은 우측으로는 가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들어가서 우측 길을 택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곰우리를 마주쳤습니다. 곰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작고 좁은 곳이었고, 우리에 곰이 한 마리씩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곰이 훨씬 작고, 말라있는 상태였고, 몸에 털도 조금 빠져있는듯 보였어요. 그리고 갇혀있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사람들이 구경하자고 곰을 그 작은 우리에 가둬놓고 학대하고 있다는 느낌밖에 안 들었거든요. 사람에게 학대당하는 개들도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증상을 보인다고도 하는데 곰도 마찬가지인가 싶었습니다.

좌측에 있는 동물 우리들은 그보다는 환경이 조금 나아보였어요. 랫서팬더는 큰 우리에 여러마리들이 함께 놀고 있었고, 사자우리는 그보다도 훨씬 컸으니까요. 저처럼 시간많고 한가한 사람들은 동물원을 구석구석 볼 수 있겠지만, 여행객들은 대부분 그렇지가 않잖아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하고서라도, 우측 길은 포기하고 랫서팬더가 있는 좌측을 꼭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동물원에서 지하철덴노지역 방면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이렇게 드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곳이 덴노지 공원이고, 공원 안쪽에는 행사를 하기도 하고 노점상이 있어서 간식을 사 먹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편의점에 들러서 커피랑 롤케이크 하나를 샀어요. 편의점 비닐을 펴서 풀밭에 깔고 앉아 몇 시간이나 멍때리다가 왔습니다. 긴 여행이기에 부려볼 수 있는 사치아니겠어요?

카페오레 라고 적혀있어서, 달달한 커피를 예상하고 구입하였는데, 설탕이 전혀 들지않은 카페라떼였어요. 한국 편의점 커피는 아메리카노를 제외하고 라떼종류가 거의 달게 만들어져있잖아요. 일본은 편의점 카페라떼는 설탕을 넣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잘 보고 구매하세요. 그래도 같이 구매한 롤케이크가 빵이 쫄깃하고 크림이 부드럽고 달아서 커피랑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맛있게 먹고 잔디밭에 뛰노는 아이들 구경도 하고 수첩꺼내서 일기도 쓰고 여유를 즐겼습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날씨도 춥고 사람들도 많이 돌아갔어요. 공원 우측에 아주 키가 큰 건물이 보이시죠? 아마 하루카스 건물일겁니다. 덴노지역 옆에는 큰 빌딩이 여러 개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 아베노 하루카스300 입니다. 높이가 엄청나서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해요. 물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저는 그냥 하루카스 건물에 설렁설렁 들어가봤는데, 우리나라 백화점이랑 비슷했습니다. 지하에는 식품관이 입점해있고, 위층에는 의류나 잡화, 명품관 등이 입점해있었어요. 위층에 올라가다보니까 도시락 판매하는 곳도 있었는데, 백화점이라 그런가 도톤보리 같은 곳보다는 가격이 좀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였어요. 드나드는 일본 아주머니들도 부잣집 아줌마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딱히 살 것은 없어서 그냥 구경만 하다가 나왔는데, 지하 식품관에 예쁜 케이크가 굉장히 많아서 눈호강은 제대로 했어요.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롤케이크 안 먹었으면 한 조각쯤 사먹어 봤을 것 같아요. 하루카스 건물 뒤쪽에도 조금 낮은 쇼핑몰 건물이 여러 개 있습니다. 쇼핑 좋아하시는 분들은 덴노지역으로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도부쓰엔마에 지역을 대충 다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는 돈키호테 쇼핑 팁에 대해서 글 쓰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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