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사카의 유명맛집, 고기극장 앞입니다.

도톤보리에 위치해 있으니 겸사겸사 꼭 들러보시길 바래요.

식사 시간에 딱 맞춰가면 줄이 길어서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저는 오후 5시쯤 방문했는데, 자리가 꽉 차있고 대기자는 한 명도 없어서, 혼자 밖에서 기다렸답니다. 사실 제 앞에 누군가 줄 서 있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대기하는 곳이 가게 문 앞이 아니라, 큰 길가에 있는 대기선 안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이라서 혼자 서있으려니 조금 이상했어요. 하지만 곧 제 뒤에 젊은 청년 한명이 줄을 서는 바람에 괜찮아졌습니다.

여기 고기덮밥이 유명하다는 블로그 검색내용만 믿고 왔는데, 메뉴내용을 전혀 몰라서 밖에 서서 메뉴판을 열심히 봤습니다. 우측 아래에 '스커트 스테이크 라이스 볼'이라고 영어로 적힌 메뉴 보이시죠? 스커트가 치맛살 인가요? 정말 몰라서 그래요. 아무튼 저 메뉴를 먹어야 겠다고 혼자 다짐했습니다.

잠시 후, 손님 한 명이 빠지고, 직원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습니다. 제 자리는 가게 문 앞에 있는 자리였어요. 가게 출입구쪽에 주문을 하는 자판기가 있습니다. 원하는 메뉴를 누르고 돈을 투입하면 식권같은 표가 나옵니다. 그걸 직원에게 전달하면, 음식을 준비해주는 시스템이예요. 일본에는 이런 식당들이 참 많이 있는 것 같아요. 후쿠오카 라면 스타디움이랑 도톤보리 덮밥 집, 그리고 이치란라멘 집에서도 이런 자판기를 이용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자판기는 조금 복잡해서 어떻게 해야할 지, 통 모르겠더라구요. 30초 정도 자판기 메뉴를 스캔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직원을 불렀습니다. 불렀다기 보다는, 애처로운 표정으로 아이컨택을 시도했는데, 눈이 딱 마주쳐서 저에게로 와주셨어요. 한국사람인걸 알아서 그런건지, 대표메뉴들이 있는 화면을 눌러주시더라구요. 저는 얼른 치맛살스테이크 덮밥을 눌렀고, 직원이 선택을 마치기 전에, "나마비루"를 외쳤습니다. 고기덮밥을 먹는데, 맥주도 한 잔 해야하지 않겠어요? 제 다급한 목소리에 음료 화면을 넘겨서 맥주를 고르도록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직원님.

식권같은 표를 드리니까 소스를 고르라고 작은 메뉴판을 또 주시더라구요. 저는 스파이시 갈릭 소스를 골랐어요. 아래로 내려갈 수록 매워지는 것 같던데, 일본 음식 자체가 그리 맵지 않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가게 내부 분위기는 아래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주방을 따라서 손님들이 앉는 바가 있고, 주방안 직원들은 직화로 고기를 굽는다고 정신이 없습니다. 손님 좌석은 보이시는 바 자리가 전부입니다. 마주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없어요. 가게 자체도 매주 좁아서 웨이팅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가게예요.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을 구경하며, 한참을 기다렸더니 맥주가 나왔네요. 그 새 제 옆자리에 같이 웨이팅하던 청년도 착석했습니다. 일본인은 아니고, 한국인일 가능성이 높은 청년인데, 어려보이고 잘생긴 청년이었어요. 말 한마디 안 걸어봤지만, 이쁘장한 청년 옆자리라니, 더 맛있게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갔습니다.

가게 찾아오느라 목이 약간 탔는데, 맥주 한 모금이 너무 맛있더라구요. 이상하게 일본 식당에서 먹는 생맥주가 한국보다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잠시 더 기다려서 나온 고기덮밥입니다. 고기극장이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덮밥이 고기고기합니다. 이런 덮밥이 790엔이라니 가성비가 엄청나요.

고기도 적당히 야들야들하고, 양념도 많이 맵지않고 맛있었습니다. 고기랑 밥을 같이 떠서 먹었는데, 양이 얼추 맞았어요. 보통 고기덮밥은 아래 밥이 더 남기 마련이잖아요? 고기가 많아서 밥이 남는 느낌은 없었어요.

시장이 반찬이긴 하죠. 고기덮밥 먹겠다고 낮에 냉모밀 하나로 점심을 때웠더니, 배가 고파서 더 맛있게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비싼 가격이라면 그냥 쏘쏘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고기양에 이 가격, 이 맛이라면 적극추천할 만한 가게라고 생각해요.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고기 넘치는 덮밥과 생맥주 한잔?! 괜찮지 않나요?

오사카 여행가시는 분들, 도톤보리 고기극장의 치맛살 스테이크 덮밥 추천합니다. 꼭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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