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랴쿠지가는 길에 '간사이쓰루패스'가 꼭 필요하다면, 엔랴쿠지에 도착해서 관광할 때 필요한 두가지는 '체력'과 '예습'이예요. 엔랴쿠지는 몹시 넓답니다. 이 안에 숙박할 수 있는 곳이 있을 정도로 넓은 지역이예요. 체력이 방전되었던 저는 다 돌아보지도 못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교토의 다른 관광지에 비해 영어표기나 한국어 표기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엔랴쿠지에 들어서면서 관광지도를 챙겼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다른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는 지역으로 줄줄 따라 들어갔습니다.

위 사진은 엔랴쿠지 초입에 위치한 건물이예요. 신발을 벗고 출입이 가능하며,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엔랴쿠지 내에 꽤 많은 건물들이 있는데, 이 곳이 중심이 되는 본당 같은 느낌이었어요.

돌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 간 뒤에 만난 작고 정갈한 느낌의 건물입니다. 교토 은각사에서 본 모래정원과 비슷한 모습이네요. 일본 사찰의 스님들은 사찰 마당에 모래로 마음수양을 하시는가 봅니다.

걸어도 걸어도 계속 끝없이 길이 나옵니다. 오르막길, 내리막길, 계단, 등산로... 두 다리가 튼튼해서 잘 걷는 저도 지칠만큼 긴 길이예요. 엔랴쿠지 입구에 있는 큰 사찰에만 관광객이 바글바글할 뿐,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사람 마주치는 일도 드물어집니다.

엔랴쿠지 내 어느 사찰 내에 생뚱맞게 벤치가 있어서 앉았습니다. 거기 앉아서 백팩에 챙겨온 빵과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는 힘을 내서 조금 더 산책했어요. 엔랴쿠지 방문하시는 분들, 간식 꼭 챙겨가세요. 당 떨어집니다.

여담인데, 간식을 먹고 있을 때, 어떤 남자분이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한국인은 아니였구요. 혼자 여행 온 중국인이었던 것 같아요. 영어로 뭐라고 자꾸 말을 거는데, 영어를 못한다고 했지만 아랑곳 않고 계속 떠들더라구요. 말을 하면서 계속 입맛을 다시는 것이... 제가 먹을 것을 나눠주기를 바라는 건가 그런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소심하고 겁많은 사람이라 '빵을 좀 줄까?' 속으로 몇 번이나 고민하다가 그냥 말았어요. 한참을 떠들다가 제 반응이 미지근하니까, 인사도 없이 그냥 가버리더라구요. 외향적인 외국인이었다기 보다는 어딘가 부적절하고 불안한 모습이 보여서 저도 말대꾸하고 음식나눠먹기는 싫었던 것 같아요.

단체관광 온 것 같은 일본학생들이 떠들썩하게 지나갈 때, 그 외국인이 제 옆에 앉아서 말을 걸기 시작했는데, 그 학생들이 가버리고 나서는 아무도 없었거든요. 깊은 산속이라 뭔가 음산한 기운도 있었어요. 조용한 사찰 앞 벤치에,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리는 중국인과 단둘이 앉아있었다니, 약간은 소름이 끼치기도 합니다. 그냥 아무런 악의없이 배고픔에 이끌려 저의 선의를 바랬던 중국인이었을 수도 있지만요.

엔랴쿠지를 다 돌아보지는 못 하고 되돌아 나왔습니다. 넓어도 너무 넓습니다. 이 곳을 작정하고 다 둘러보려면 엔랴쿠지 내에 있는 숙박업소를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엔랴쿠지를 샅샅이 돌아보고 빠짐없이 산책할 만큼 사찰에 대한 관심이나 애착은 없으니 이 정도면 됐다 싶습니다.

내려오는 길도 멀어요. 그래도 케이블엔랴쿠지역에서 산아래 경치를 좀 구경하다가 내려왔습니다.

아래 사진의 노란색 건물이 케이블엔랴쿠지 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사카모토 케이블을 타고 내려와서 한 컷!

이게 끝이 아니지요. 여기는 사카모토 니까요. 게이한 전차를 타고 교토 시내에 가서 숙소에서 짐을 찾아야합니다. 그리고 열차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오사카에 있는 숙소까지 되돌아가려면 아직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습니다.

 

간사이 쓰루패스를 구매하여 간사이지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주로 교토나 나라, 고베 등을 여행하는데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간사이 쓰루패스로 이동할 수 있는 관광지는 많지만, 거리가 멀고 여행일정이 짧은 까닭에 구석구석 활용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간사이 쓰루패스 이용구간 지도를 보시면, 서쪽 끝에는 아름다운 히메지성이 있습니다. 동남쪽에는 고야산이 있고, 동북쪽에는 비와코호수와 엔랴쿠지가 있어요. 4주간의 긴 여행을 계획하면서, 히메지성과 비와코호수, 엔랴쿠지를 방문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요. 히메지성은 공사 중이라서 아름다운 성의 모습을 잘 볼 수가 없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고 포기를 했습니다. 굳이 가려면 갈 수야 있었겠지만, 히메지성을 포기하고 비와코호수 근처에 있는 히코네성 주변에서 2박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엔랴쿠지는 예정대로 다녀왔습니다. 교토에서 게이한 전차를 타고 '하마쓰오'로 갑니다. '하마쓰오'역에는 '이시야마데라'역으로 가는 열차와 '사카모토'역으로 가는 열차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시야마데라'로 향하는 열차네요. 엔랴쿠지로 가는 사카모토 케이블을 타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카모토'행 열차를 타야겠지요.

'사카모토' 역에서 내렸을 때, 좀 어리둥절 했습니다. 저는 사카모토 역과 케이블타는 곳이 인접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래 사진에 보이는 도리이를 지나서 한참을 올라가야 사카모토케이블이 나옵니다.

간사이쓰루패스를 내밀고 사카모토케이블 티켓을 받았습니다. 쓰루패스가 없다면, 사카모토케이블 티켓을 따로 사야하는데, 왕복 요금이 1600엔을 넘습니다. 쓰루패스 2일권이나 3일권을 사서, 그 중 하루를 엔랴쿠지에 투자해도 손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케이블 요금입니다. 교토에서 사카모토까지의 교통비와 케이블 요금을 더하면, 간사이패스를 하루쯤은 여기에 써도 좋겠다는 판단이 듭니다.

사카모토 케이블은 정각과 30분에 출발합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열차가 사카모토케이블 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산에 있는 케이블카와는 다른 모습이예요. 사카모토 케이블은 철로 위를 달리는 열차의 모습과 가깝습니다.

사카모토 케이블에 탑승하고 출발을 기다리는데, 조금은 두근두근 했습니다. 팔공산 케이블카도 타본적 없는 사람이라, 처음 타보는 지면을 달리는 케이블이 신기하기도 했어요.

케이블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서 산 위로 올랐습니다. 초록빛 산림이 우거진 가운데를 확 뚫고 지나갈 때는, 무언가 신비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멀리 비와코호수가 보일 때도 신기했습니다.

한참을 달려서 케이블 엔랴쿠지에 도착하니까, 그 높이가 실감이 났습니다. 비와코 호수와 인근의 마을들이 훤히 보이더라구요. 날씨가 더 맑았다면 더 멀리도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살짝 흐린 날씨라서 먼 곳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사건물 위층에는 전망대가 있으니까 바로 엔랴쿠지에 들어가지 마시고 전망대에서 아래를 한 번 내려다 보시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진은 엉망이지만, 직접 눈으로 봤을 때, 운치 있고 전망이 괜찮았습니다.

케이블엔랴쿠지에 내려서 한참을 다시 걸어올라가야 엔랴쿠지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엔랴쿠지 초입에 들어섰다고 좋아하실 일도 아닌것이, 엔랴쿠지는 엄청나게 넓어서 다 돌아보려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소모도 엄청납니다. 엔랴쿠지 관광에 꼭 필요한 두 가지가 '간사이쓰루패스'와 '체력'인 것 같았어요. 패스가 없으면 비용이 많이 들고, 체력이 없으면 엔랴쿠지를 돌아볼 수가 없답니다. 컨티션이 좋은 날에 엔랴쿠지 관광을 계획하시길 바랍니다.

 

교토에서 JR을 타고 1시간을 더 이동하여 도착한 히코네 마을.

히코네에서 이틀간 지냈던 게스트하우스 '무가'와 함박스테이크 맛집 '스위스'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일단, 히코네 방문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저보다는 일찍 도착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저녁 8시쯤 히코네역에 도착을 했더니, 깜깜했어요. 시골마을이라 가게들도 일찍 문을 닫더라고요. 열려있는 상점이라고는 편의점 뿐, 숙소를 찾기위해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니, 편의점 불빛조차 보이지 않아서 심장이 콩닥콩닥 했답니다.

지도에 표시된 부분이 게스트하우스 '무가' 입니다. 히코네 역에서 직진-좌회전-직진-우회전을 반복하면 찾아갈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숙소를 찾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경험했습니다. 원래 지도를 잘 못 보는 지도무식자라서 긴가민가하면서 찾아다녔는데, 큰도로에서는 숙소가 보이지 않아서 지나쳐버린 것입니다. 숙소를 지나쳐서 강이 흐르는 다리까지 내려가버려서 아차싶어서 얼른 뒤돌아섰습니다. 때마침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여학생이 있어서 어렵게 길을 물어봤어요. 그런데 이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알리가 없는 학생은 지도를 물끄러미 보다가 강 건너 엉뚱한 방향을 가리켰어요. 분명히 강을 건너기 전에 위치해있는 곳인데 말이죠. 순간, '아, 이 학생도 지도무식자구나.' 생각하면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인사를 하고 다시 저는 제 갈길을 갔습니다.

혹시나 게스트하우스 무가에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서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위 지도에 표시된 프렌드 마트를 찾으시면 쉽습니다. 당시에는 정확한 이름도 모르고 왔는데, 지금보니까 이름이 프렌드네요. 이 수퍼마켓은 큰 길가에 있어서 방향만 맞게 이동하셨다면 쉽게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숙소는 수퍼마켓 뒤쪽에 위치한 주차장을 통과하여 마을쪽으로 난 골목길로 들어가시면 바로 찾을 수 있어요. 대문이 나무로 된 오래된 단층 건물인데, 문 옆에 한자로 '무가'라고 적인 나무 현판이 있습니다. 큰 캐리어를 달달 끌고 온동네를 누비며 찾아다니던 이 숙소를 마주했을 때, 저는 막 눈물이 날 것같이 감격했답니다. 하루 일정이 너무 고단했는데, 숙소를 못 찾고 노숙하는 상황까지 오게될까봐 겁이 좀 났었거든요. 이 동네에는 거리에 비지니스 호텔이나 다른 숙박업소 조차 보이지가 않아요. 가정집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는 아마 몇군데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골목 안쪽에 있거나 눈에 잘 띄지는 않으니, 꼭 숙소를 예약하신 뒤 위치를 잘 알아보고 방문하세요.

첫 날은 씻고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었고, 늦잠자고 일어나서 숙소를 살펴봤습니다. 안채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인 부부가 거주하고 있고, 손님들도 들어가서 부엌과 마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별채가 손님들이 묵는 객실이며, 방이 총 2개있고, 도미토리로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남녀 나누어서 손님을 받는 것 같았어요. 위의 사진은 별채에 있는 세면대 입니다. 가운데 쌓여있는 천조각은 손을 씻고 물기를 닦으라 두신거예요. 짜투리 천으로 직접 만든 것 같은데, 사용한 수건은 아래에 있는 세탁통에 넣으면됩니다.  세면대 앞에는 욕실 한 칸과 화장실 한 칸이 있어요.

객실에는 아래층에 2명, 위층에 2명이 지낼 수 있는 이층침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캐리어를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바깥에 두었어요. 제가 묵었던 때는 저랑 외국여성분 한 분, 이렇게 두 명밖에 없어서 널널하게 사용했습니다.

제가 누워있는 자리에서 바라본 마당풍경입니다. 방 한쪽 벽이 저렇게 큰 창으로 되어있어서 옷을 갈아입거나 잘 때는 커튼을 치고 낮에는 열어두었어요.

이 곳은 안채에 있는 마루예요. 게스트하우스 주인 부부가 머무르는 곳이지만, 손님들이 식사하거나 쉴 때, 부엌과 마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마당에서 안채로 들어가는 저 여닫이 문이 뻑뻑해서 잘 열리지가 않았는데, 때마다 주인아저씨께서 달려와서 열어주신 게 조금 미안했어요. 저는 이 곳 게스트하우스가 아주 오래된 가옥이라고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주인아저씨께서 설명을 해주셨답니다. 마루에 나있는 여닫이 문이 100년도 더 된 문이라서 여닫기가 힘들다고요. 문은 틀만 나무로 되어있고, 안쪽은 유리판으로 되어있었어요. 문을 만들었을 당시에는 유리를 평평하게 만드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유리에 굴곡이 있어서 부드럽게 열리지 않는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여담이지만 정말 신기하지요. 저는 영어를 1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외국여행을 가도 한국말을 하면서 손짓발짓을 하거나 아는 영어단어 한마디 뱉는게 전부인데, 주인아저씨께서 설명해주시는 말을 거의 알아들었다는게 신기하지 않나요? 중학교때부터 대학교 교양영어까지, 정말 쓸데없는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100프로 헛일은 아니었나봅니다. 물론 아저씨께서 아주 천천히, 쉬운 단어만 선택해서 영어로 말씀해주시긴 했습니다. 그 전날 체크인 할때부터 맹~한 제가 영어 한마디 할 줄 모른다는 걸 간파하셨거든요. 감사합니다. 아저씨! 

이 사진은 안채에서 찍은 마당 사진입니다. 건너편에 별채가 보이시죠? 하얀 커튼이 쳐져있는 제 방도 보입니다. 햇볕 따뜻하게 들어오는 오전시간에 안채 마루에 앉아서 따뜻한 차 한잔, 책 한권 섭취하는 것도 나른하고 좋은 일정일 것 같아요. 저는 책이 없어서 그냥 멍때리고 앉아서 차 한잔을 마셨습니다. 빡빡한 관광일정이라면 엄두도 못 냈을 여유죠. 낯선 외국의 낯선 마을에서, 조금은 이국적인 마당풍경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서 생각에 잠기는 시간. 쓸쓸하고 불안한 마음이 가슴 한 켠에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요. 조용하고 아늑했던 게스트하우스 '무가'가 저에게는 그립고 좋았던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교토에서 3박을 묵었던 숙소, 게스트하우스 '산티아고'의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간사이 지역에서 4주간 머물렀던 저는, 빠듯한 예산때문에 저렴한 숙박비를 우선으로 숙소를 선정했습니다. 그 다음은 숙소의 위치 그리고 시설 순으로 고려하여 예약한 숙소입니다.

4주 정도 되는 일정동안에 숙박비 예산이 70만원 남짓이었기 때문에, 1박에 3만원이 넘어가는 숙소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해외 호텔사이트에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니까, 교토가 오사카보다는 숙박비가 조금 더 비싸더라구요. 오사카에서는 손바닥만한 방이더라도 개인공간이 있는 곳을 찾아서 예약했는데, 교토에서는 제 예산으로는 방은 어림도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바로 포기를 했습니다. 그냥 도미토리로 예약 가능한 게스트하우스를 몇 군데 뽑아서 비교를 해보았는데, 또 한 차례 멘붕이 왔어요. 대부분 남녀가 구분없이 사용하는 혼성 도미토리 더라구요. 그래도 한국은 남녀 구분하여 숙박하는 도미토리들이 많이 있잖아요. 외국은 우리나라와는 문화가 다르다는 걸 또 한 번 피부로 느꼈습니다. 이런 저런 조건들을 모두 포기하고 1박에 3만원이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한 곳이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 입니다. 사실, 오사카 숙소 두 곳과 히코네 숙소까지 예약하느라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라서 교토의 숙소는 조금 대충대충 예약을 했다는 말이 맞겠네요. 어찌됐는 교토에 머무르는 동안 내 한 몸 뉘일곳은 예약을 해두었으니, 그럼 된겁니다.

- 숙소 위치와 교통

산티아고는 기요미즈데라(청수사)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입니다. 그래서 주변에 지나다니는 관광객들이 많고, 버스노선도 많이 지나고 있어서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기 편리합니다. 왼쪽에 있는 지하철 기요미즈고조역과는 500m쯤 떨어져있고, 북쪽에 있는 야사카 신사까지는 600~700m정도 떨어져있어서 충분히 걸어다닐 만한 거리입니다.

숙소에 체크인하기 위해서 찾아갈 때, 기요미즈고조 역에서 내려 숙소까지 걸어갔었는데, 캐리어를 끌로 이동하기에는 살짝 지칠만한 거리였지만, 백팩 하나 메고 지하철을 타러 갈 때는 무척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 편의시설

오사카는 어떤 동네라도 주변에 많은 편의점과 수퍼마켓이 있기 마련이지만, 교토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사카보다는 편의점의 숫자가 적고, 곳곳에 자판기만 보일 뿐, 수퍼마켓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산티아고에 숙박하면서 무척 반가웠던 것은. 야사카신사 방향으로(기온방향) 200m쯤 올라가면 꽤 큰 체인수퍼마켓이 있었다는 겁니다. 오사카의 타마데 마켓처럼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운 도시락이 많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신선한 샐러드와 소박한 초밥도시락, 절인 채소와 어묵같은 반찬거리 정도는 살 수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공용냉장고가 있기때문에, 1리터짜리 오이시이 우유와 명란젓을 사두고 매일 야금야금 꺼내먹었습니다. 이 곳 수퍼마켓에 파는 즉석밥과 반찬을 사두고 아침밥을 간단하게 차려먹고 다녔더니 경비도 절약되고 시간도 아낄 수 있었어요. 편의점은 기온거리 근처에 많이 있습니다.

오사카와는 또 다르다고 느낀 점이, 길거리에 저렴한 식당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김밥천국이나 분식점 같은 곳 말이예요. 오사카에서는 체인점 '요시노야' 같은 간단한 고기덮밥이나 카레 등을 파는 만만하고 저렴한 식당들이 동네에 널려있어서 아침에 간단히 한 그릇 사먹기 좋습니다. 가격도 500엔 이하로 저렴하고 양도 많지 않아서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 한 끼 때우기에 딱 좋은 그런 식당 말입니다. 산티아고 주변에는 그런 식당은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주로 수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와서 아침식사를 하고 나갔습니다.

 

- 게스트하우스 내부 시설

가장 중요한 게스트하우스의 내부 시설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단 건물 1층은 카페입니다. 게스트하우스와는 별개의 카페이지만, 운영자가 같은 분인지, 숙박하는 사람이 브런치를 사먹을 때 할인혜택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저는 사먹지 않았습니다. 기름진 소시지와 에그스크럼블 같은 브런치는 밖에서 먹는 것으로 충분하니까요. 아침에는 무조건 밥을 먹었습니다.

카페 좌측에 나있는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게스트하우스 데스크가 있습니다. 청소시간에는 데스크에 직원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데스크 바로 옆 휴게공간에 앉아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휴게실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공용 냉장고와 전자렌지, 정수기, 인터넷검색을 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습니다. 휴게실과 마주보는 작은 방은 캐리어를 보관해두는 창고입니다. 저도 체크아웃하는 날, 이 곳에 캐리어를 맡기고 저녁까지 놀다가 짐을 찾아서 오사카로 돌아갔었습니다.  

산티아고는 좁고 긴 건물이라서 객실은 3층과 4층에 있습니다. 화장실은 각 층마다 2칸씩 있는데, 늘 청결한 편이었고, 갈 때마다 비어있어서 줄을 서거나 기다린 적은 없습니다. 제가 묵었던 3층의 객실은 16인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객실 문을 열면 양쪽으로 침대가 4개씩 2층으로 되어있습니다. 프레임을 가져다가 설치하는 2층 침대가 아니라 목재로 방자체에 침대형 구조를 심어놓은 것이라서 침대에 올라가도 삐걱거리는 소리가 심하게 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지요. 저는 1층을 사용했는데, 2층에 덩치가 엄청 큰 중국인 남성분이 사용을 하셔가지고 조금 불편하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사다리를 이용해서 올라가실 때 마다 쿵쿵거리면서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1층 침대 밑에 넓은 공간이 있어서 캐리어를 두고 사용하시면 되고, 침대에는 커튼이 달려있어서 외부시선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각 침대마다 콘센트가 있어서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도 있고, 개인조명도 달려있습니다. 문을 닫을 수 있는 사물함 같은 공간도 있는데, 폭이 너무 좁아서 그냥 화장품이나 물병 올려놓는 용도로만 사용했습니다. 객실 밖에 자물쇠가 달린 사물함이 있으니 가지고 다니기 힘든 귀중품은 그 곳에 보관하시면 됩니다. 샤워실은 2층 데스크 옆에 있고, 수용인원이 많다 보니까 샤워실 칸이 많습니다. 오전 시간에 외출하는 사람들이 조금 몰리기는 하지만 그 시간 외에는 한산합니다.

 

- 숙박 후 총평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의 위치나 숙박비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우나 남녀 혼성 도미토리라는 점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관광객들이 숙소에 머무르는 시간은 많지 않으니 16인실이라고 해도 객실이 시끄럽거나 복잡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새벽시간에도 객실을 드나드는 사람이 몇몇있고, 시끄럽게 코를 고는 사람이 한 두사람 꼭 있다는 점은 각오하고 가셔야 합니다. 첫날은 도미토리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아서 잠을 좀 설쳤고, 둘째 셋째날은 낮에 어머어마하게 걸어다닌 덕분에 피곤에 쩔어서 푹 잘 잤습니다.

여행가서 휴식을 편안하게 잘 취해야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비지니스 호텔이나 시설좋은 숙박업소를 찾으시면 좋겠어요. 저처럼 비용을 제일 먼저 고려하시거나, 외국인 여행자들과의 교류와 배낭여행의 낭만같은 것을 추구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게스트하우스예요. 제가 머문 객실만 해도 중국인, 독일인, 미국인, 한국인 등 여러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고, 특히 배낭여행 온 백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상으로 교토 산티아고 게스트하우스의 숙박 후기를 마치도록 할게요~

궁금한 점은 글 남기시면 대답해드립니다.

도움 되셨다면 공감!! 부탁드려요.

<교토여행 당일치기 관광 팁 2>

 

교토를 방문하여 가장 유명한 사찰인 기요미즈데라(청수사)를 방문하셨다면, 물흐르듯 흘러가게되는 코스가 산넨자카-니넨자카-야사카신사-기온거리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청수사에서 내려오시다 보면 오른쪽으로 난 길이 있는데, 아래 사진처럼 나무로 지어진 일본가옥들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이 있는 골목입니다. 길이 꽤 길지만 예쁜 기념품이나 그릇 등을 파는 가게들이 많고, 간식을 사먹을 수 있는곳도 있어서 두리번 거리며 걸어내려가다보면 다리 아픈 줄 모르고 걷게되는 곳이예요. 어디까지가 산넨자카이고 어디까지가 니넨자카인지는 모호하게 느껴지지만 길 이름이 중요하지 않을 만큼 교토의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예쁜 길입니다. 봄이고 가을이고, 언제 가더라도 늘 사람이 북적거리더라구요. 청수사만큼이나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명소라고 생각되는 곳입니다.

- 기념품가게의 물건들은 다른 관광지에 비해서 살짝 비싸다싶은 가격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거리의 명성과 어마어마한 관광객 숫자가 반영된 가격이겠지요. 하지만 물건들을 천천히 구경해보니까 퀄리티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나라의 사슴공원이나 청수사 입구의 기념품 가게들은 공장에서 대충 찍어낸 듯한, 뒤집어보면 'made in china' 라고 적혀있을 것 같은 품질의 물건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가격이 비싼만큼 흔하지 않아 보이고, 품질이 나빠보이지 않는 제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 저는 이 거리에서 간식을 딱 두 번 사먹어봤는데요. 한 번은 간장 맛이 나는 당고를, 한 번은 김이 붙어있는 네모난 과자를 사먹었습니다. 당고는 동그란 경단모양(또는 팥죽에 넣는 새알같은 모양)의 떡을 꼬치에 끼워서 화로에 구워서 먹는 간식입니다. 가게에 따라 바르거나 얹는 소스가 다른데, 이 거리에서 파는 당고는 거의 간장소스를 발라서 구워주는 당고였습니다. 돈키호테에서 포장해서 파는 당고를 생각하고 하나 사먹었는데, 그 작은 당고를 다 먹지 않고 버렸어요. 너무 짰거든요. 돈키호테당고는 짭짤하고 달달한 맛이었는데, 여기 당고는 그냥 간장에 절인듯 짜기만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맛없는 가게에 잘 못 걸린 것 일 수도 있어요. 그 다음 방문 때는 네모난 모양에 김이 붙어있는 튀김과자를 사먹었습니다. 이 과자도 짭짤한 맛이 강렬했어요. 그러고 보니 일본전통과자들은 짜거나 달거나 한 가지에 과하게 충실한 것 같네요.

야사카신사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면, 사찰건물이 여러 곳 보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정자처럼 생긴 건물에 등을 밝게 켜두고 전통의식을 치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서 경건하게 의식을 치르는 것을 보았는데, 우리나라의 제사같은 풍습이 아닐까 생각하고 지나갔습니다. 사람들이 우르르서서 구경을 하기도 하는데, 솔직히 발견했을 때 잠깐 "우와." 했을 뿐, 보고있자니 조용하고 지루해서 그냥 금새 지나쳐갔습니다.

 

아마도 야사카 신사의 안쪽이라고 생각되는 위치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벚나무가 있습니다. 시골마을의 오래된 고목나무처럼, 나이가 정말 많을 것 같았습니다. 벚나무 자체가 우리나라와는 종자도 조금 다른 것 같고, 우리나라에는 어린 벚나무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런 느낌은 처음으로 받아봤어요. 나무 전체를 사진으로 담기위해서 한참을 뒷걸음질 쳐서 사진을 찍었어요. 나무 크기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크고, 아래로 늘어진 꽃가지들이 묘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보니까 나무가 내뿜는 아우라에 눌리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네요. 깜깜한 밤에 조명을 받고 있는 오래된 벚나무가 굉장했습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오사카여행을 꼭 벚꽃이 피는 계절에 가시기를 권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특히 교토여행은 더 그렇습니다. 교토에 벚꽃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야사카신사 내에 야시장이 열립니다. 오코노미야끼, 타코야끼, 야끼소바, 그 밖의 꼬치요리 등 맛있는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음식을 사먹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테이블이나 돗자리 등도 설치해놓습니다. 몇년 전, 아무런 정보도 없이 교토에 방문했다가 우연히도 벚꽃축제 야시장을 구경한 일이 있습니다. 아무 기대없이 야사카 신사를 들렀는데, 야시장이 열린 것을 보고 신나서 뛰어다녔습니다. 사람도 많고 먹거리도 많고 조명이 비추는 벚꽃도 너무 예뻤거든요. 노점상에서 파는 음식들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맛도 괜찮습니다. 봄에 교토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3월말에서 4월초 쯤에 걸쳐서 벚꽃축제 기간을 노려보시기를 바랍니다.  

- 기온거리와 게이샤

야사카 신사 구경을 마치고 도로방향으로 내려오면 신사앞으로 기온거리가 펼쳐져 있습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기온을 기웃기웃 거렸을 때는, 번화가와 상점들 밖에 안보여서 '이게 뭐지?' 싶었어요. 도로가에 있는 번화가는 적당히 구경하시고 안쪽 골목으로 살짝만 들어가보시면 나무로 된 일본전통가옥들이 늘어서 있는 골목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입구에 예쁜 등이 켜있는 식당들 앞에서 사진도 찍고 걸어다니다가 큰 나무대문으로 된 집을 발견했는데요. 평범한 집이라기엔 담이 높고 크기도 너무 커서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그 때 마침 대문이 열리더니 일본전통옷을 입은(사무라이 같은) 나이든 남자 한 분이 밖으로 나왔어요. 그 뒤로 양복입은 신사와 기모노를 입은 여자 한 명이 대문 밖으로 따라나왔습니다. 얼굴과 목까지 온통 하얀 분칠을 한 게이샤를 맞닥뜨린거였어요. 양복입은 신사의 팔짱을 끼고 게이샤가 나풀나풀 걸어나가고 사무라이 같은 남자분은 문앞에 서서 머리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하더라구요. 그 대문이 큰 건물은 게이샤있는 요정? 술집이었나봅니다. 저는 기온거리가 예전에 게이샤가 있던 그런 곳들인줄 알았는데, 아직도 게이샤들이 있는 거였어요. 낮에 기온에 갔을 때도 가방을 들고 뒤뚱거리며 외출하는 게이샤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게이샤가 지나가는데 한국인 관광객들이 "게이샤다!" 외치면서 면전에서 사진을 찰칵찰칵 찍어대는데, 그건 보기가 좀 안좋았어요. 그런 행동은 하지 마시고 고운자태의 게이샤를 눈으로만 보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게이샤는 다 미인인줄 알았는데, 나이들고 곱지 않은 그런 게이샤들도 상당수 있긴 했습니다. 너무 기대는 마시고 방문하세요.)

- 벚꽃죽제기간의 교토 방문 시 주의사항

주의사항은 딱 두가지 입니다. 많은 인파와 교통체증이죠. 벚꽃이 피는 기간에 교토는 평소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듭니다.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도 벚꽃을 보러 많이 방문을 하는 것 같았어요. 소매치기나 범죄의 위험이 큰 곳은 아니니, 복잡한 것은 조금만 감수하시면 되긴 합니다. 하지만 교통체증은 정말 힘듭니다. 은각사와 철학의 길을 구경하고 다시 기온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었는데, 버스정류장에서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버스를 오래 기다려서 지친 상태로 탑승을 했는데, 버스는 콩나물시루같고, 사람걸음보다 느리게 움직이고, 정말이지 최악이었습니다. 버스가 거북이 걸음이라서 멀미를 할 리도 없는데, 계속 토할것 같은 컨디셨이었어요. 참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버스에서 내려 걷는 것을 선택했을 정도입니다. 저는 그런 것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정을 다니느라 녹초가 되었는데, 이 글 읽으시는 분들은 현명하게 일정을 계획하셔서 상큼한 기분으로 여행하시기를 바랍니다.

 

교토여행 산넨자카부터 기온까지의 산책기는 이상으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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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교토관광지의 핵심인 기요미즈데라(청수사)에서 기온거리 까지의 관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교토관광 일정이 길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겨우겨우 며칠 휴가내서 오사카여행일정 짜고계신 분들은 교토에 가면 어딜 돌아봐야하나 고민이 많으실겁니다. 간사이쓰루패스를 이용하여, 당일치기로, 그것도 반나절 일정으로 교토관광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교토에는 많은 유적지와 관광지들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청수사(기요미즈데라)가 있구요. 금각사, 은각사, 료안지, 니조성 등이 있고, 멀리 아라시야마 같은 관광지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지요. 하지만 주말에 연차 하나, 두개 붙여서 2박3일이나 3박4일 일정으로 오사카를 방문하시는 관광객들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오사카 시내 관광을 절반쯤 포기하고, 고베와 나라 일정까지 포기한다면 모를까, 교토를 구석구석 둘러볼 시간적 여유는 없다고 보는 게 맞겠지요.

아래의 지도는, 아침 일찍 오사카를 출발해서 나라 사슴공원을 산책하고, 오후 일정으로 교토를 들르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일정입니다. 아무래도 교토에서 가장 볼거리 많고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청수사라고 하겠습니다. 절 자체의 볼거리도 있지만, 청수사 주변에 도보로 이동하여 구경할 수 있는 관광지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이 곳에 방문하는 효율적인 관광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방문했던 다른 관광지들은 사찰이나 유적지 하나만 뚱하게 떨어져있는 경우가 많아서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에너지 소비도 많았거든요.

나라에서 출발한 저는 기온시조역에 도착을 했는데, 출발지에 따라서 교토역이나 다른 역에 내리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간사이쓰루패스를 사용하면, 교토시영버스를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어요. 버스정류장에 버스노선과 도착시간이 평일, 주말 구분하여 적혀있기는 하지만 보시기 좀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냥 버스앞부분 전광판이나 버스측면에 주요도착지 정보가 적혀있는 것을 참고했어요. 버스 옆면에 한자로 청수사(淸水寺)라고 적혀 있는 버스가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버스예요. 지도와 비교해보고 방향만 잘 보고 타시면 됩니다.

버스안에서 기요미즈데라 라고 알려주는 정류장에서 내리면, 제가 나무스티커로 표시해둔 곳 입니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이 곳에서 우르르 내릴테니, 내 앞에 사람이 많아서 못내릴까봐 안절부절 하지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따라서 내리시면 됩니다. 정류장은 보시다시피 청수사와 거리가 멉니다. 청수사로 올라가는 길이 좁은 오르막길이라서 버스는 올라가지 못 해요. 자가용이나 택시가 일방통행으로 다닐 수 있는 길인데, 길이 많이 막힙니다. 사람들이 양쪽으로 한 줄 서서 우르르 올라가는데, 관광객이 많은 때는 사람가는 길도 막히기도 합니다. 핑크색 화살표 방향으로 쭉 올라가면되는데, 청수사가 가까워지면 많은 상점들이 보일겁니다. 기념품가게가 대부분이고, 아이스크림이나 떡, 절인 오이 등 다양한 간식을 팔기도 해요.

 

- 기요미즈데라(청수사)

청수사 입구부터 주황색의 화려한 건물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합니다. 어떤 님의 블로그에 우연히 들어갔는데, 이 주황색 건물들을 청수사라고 찍어두셨더라구요. 인증샷 찍고 기념사진까지 남기고 다시 내려가신 듯 보였어요. 여기는 청수사가 아닙니다. 청수사는 입장료내고 들어가실 수 있고, 밖에서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올라가는 넓은 계단 앞에 수십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네. 말도 못하게 시끄러웠습니다. 귀를 막고 계단을 뛰어올라가야할 정도로요. 계단을 올라가서도 한참을 더 올라가야 청수사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이 보입니다. 입장권 구매 후 입장하면 청수사로 올라가실 수 있는데, 청수사의 포토존은 청수사를 지나쳐야 나옵니다. 어쩌면 당연한 소리겠죠. 청수사에 올라가있으면 청수사 건물을 촬영할 수가 없으니까요. 포토스팟에는 관광객들이 우글우글해서 사진찍기가 힘들어요. 그 많은 인파를 제치고 잘 찍으시길 바랍니다.

7년 전 제가 처음 청수사에 갔을 때는 벚꽃이 만개했을 때라, 포토스팟에서 찍은 사진이 예술이었어요. 관광안내책자에서 만나볼 법한 그런 사진이 찍히더라구요. 하지만 그 이후에 방문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벚꽃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보수공사를 너무 자주 해서 어쩌면 흉물스럽게까지 보이기도 했어요. 지금은 보수공사를 모두 끝냈는지, 어떤지 알 수가 없네요. 최근에 다녀온 블로거의 게시물을 꼭 확인하시길 바래요.

청수사를 관람하고 내려오시면 출구로 나가기 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청수사의 유명한 약수, '오토와노타키' 를 받아 마시기 위해서 입니다. '기요미즈' 라는 말이 우리말로 '성스러운 물'을 뜻한다고 해요. 이 약수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고, 절 이름도 이 약수로 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니까, 줄이 길더라도 꼭 약수를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오토와노타키는 세 갈래의 폭포처럼 떨어지는 약수예요. 약수마다 제각각 기원하는 바가 다르다고 하는데, 왼쪽 약수는 지혜, 중간은 사랑, 오른쪽은 장수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욕심부려서 세 가지를 마시면 모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니까, 원하시는 약수를 한 가지 꼭 드시고 오세요. 저는 7년 전과 작년, 두번 모두 가운데 약수를 받아마셨어요. 저는 약수 효과를 못 봤습니다만, 여러분들은 효과 보시길 바랍니다.

청수사 내에 그 밖의 구경거리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제 기준으로는 볼만하지는 않아요. 부적을 사거나 운세같은거 점쳐보거나 그 정도예요. 차라리 청수사를 나와서 야사카 신사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시면 볼거리가 훨씬 많습니다.

 

여기까지 기요미즈데라 관광 팁이었습니다. 이어서 기요미즈데라에서 기온거리까지의 관광팁도 알려드릴게요. 관심있으신 분은 다음 글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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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오늘은 반나절 일정으로 돌아보기 좋은, 나라현 방문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라현은 반나절 정도 투자해서 관광하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일정이 짧은 경우에는 이틀씩 나라에 머무르는 것은 절대 비추입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요.

어머어마한 숫자의 사슴이 나라공원을 돌아다니는 것 이외에는 나라가 교토보다 더 나은 관광지라고 느낀 점은 없어요. 시간이 조금 더 있으시다면 차라리 교토관광에 일정을 더 쓰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간사이여행에서 빠뜨려서는 안될 관광지가 '나라'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예요. 아침일찍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낮시간 동안 나라의 사슴공원을 산책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시간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관광하는 것이 현명한 여행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쓰루패스를 사용한 날, 나라현에 방문했습니다. 나라를 관광하고 교토로 이동하여, 교토시영버스까지 이용해서 패스로 교통비를 충분히 절약했어요.

일단 긴테쓰나라역에 도착을 하면, 역 밖으로 나와서 관광안내소를 찾습니다. 관광안내소는 역사 밖으로 나와보면 1층 외부건물, 찾기쉬운 곳에 있어요. 안내소에서 나라 관광지도 한 장을 받아나오시면 나라관광 준비는 끝입니다. 위의 지도 사진은 구글에서 캡쳐해온 것이구요. 관광지도도 이와 비슷합니다.  

나라에서 둘러봐야할 곳은 빨간색 박스와 빨간 글씨로 표시해두었습니다. 크게 보면 나라역에서 도다이지 절을 찍고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예요. 역에서 바로 직진하여 큰 길로 가는 방법과 역에서 우측 아케이드로 들어가서 시장과 상점 구경을 하면서 돌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케이드에는 음식점과 상점들이 들어서있고, 아케이드가 끝나고 막다른 길에서 좌회전을 하시면 기념품을 파는 상점가가 시작됩니다. 교토의 유명관광지 근처에 있는 기념품 샵들과 비슷한 정도의 기념품들을 팔고 있고요. 타코야끼나 떡 같은 군것질 거리들을 파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이쪽 길로 들어섰는데, 직진해서 도다이지를 목표로 바로 걸으셔도 됩니다. 도다이지절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상점에 들러서 쇼핑을 하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이 곳은 기념품가게들을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고후쿠지 절 풍경입니다. 큰 탑과 소담한 건물이 사진에 담겨있는데, 반대쪽에는 조금 더 화려한 건물도 있습니다. 여기서 부터 사슴들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 길바닥에는 사슴똥이 동글동글 많이 굴러다니니까 바닥 잘 살피면서 걸으셔야 합니다.

사람을 따라 다니는 어린 사슴이네요. 나라의 곳곳에는 이렇게 사슴들이 많이 다니고 있고, 센베이(전병)를 파는 노점상들이 곳곳에 있어요. 관광객들 먹으라고 파는 건 아니구요. 사서 사슴먹이주라고 파는 거예요. 사슴들이 센베이 맛을 아는지, 센베이 들고 있는 관광객들을 향해 돌진하는 사슴들을 많이 봤습니다. 저는 달려드는 사슴이 무서워서 센베이는 안샀습니다. 혹시 먹이주려고 사시는 분이 계시다면 주머니나 가방에 잘 넣어두고 조금씩 꺼내서 주세요. 손에 들고 다니면, 사슴들의 표적이 됩니다.

 

벚꽃피는 봄에 나라를 갔을 때는, 일본 아가씨들이 기모노를 입고 나들이를 많이 왔더라구요. 절이나 신사 풍경과 잘 어울려서 보기가 좋았는데, 가을에 갔더니 기모노 입은 아가씨들은 보이지 않았어요. 인파가 많이 몰리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역시 일본은 벚꽃피는 계절에 여행하는 것이 더 기분이 날 것 같아요.  

아이가 사슴들에게 센베이를 주고 있는 저 연못은, 나라국립박물관 앞입니다. 저 주변에 벤치가 많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구요. 자판기도 있어서 커피나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스크림 자판기에서 롯데 크런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어요. 한국에도 이 제품이 있나요? 일본에서 처음 봤어요. 맛은 꽤 좋았는데, 오사카 동물원에서 사먹은 자판기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긴 했어요. 

박물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아래 사진에 나온 신사가 있습니다. 사진은 2017년 3월 중순에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벚꽃은 아직 몽우리만 맺혀있는 상태였는데, 무슨 꽃인지 모르겟지만 솜뭉치같은 핑크색 꽃나무가 피어있어서 예뻤어요. 크게 둘러볼 것도 없는 작은 신사지만 경치가 예쁜 곳이예요. 몇 해 전 3월말에 들렀을 때, 신사앞에 굉장히 오래된 벚나무가 수양버들마냥 늘어져 있는 것이 굉장했습니다. 아름다움과 을씨년스러운이 더해져서, 뭔가 묘하게 슬프고 처량한 분위기마저 드는 장소였어요. 표현이 좀 이상한데, 우리 나라의 벚꽃처럼 몽글몽글 화사한 느낌이 아니라 버드나무 늘어진 서낭당처럼 한이 서려있는 벚나무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그게 더 분위기 있고 운치가 있었어요.

 

신사를 지나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상점가가 다시 나타나는데, 이 길이 도다이지 절로 가는 길입니다. 한자로는 동대사 라고 적혀있습니다. 낯익은 교복이 많이 보였는데, 한국에서 수학여행을 온 여고생들이었어요. 요즘은 수학여행을 일본으로 오네요. 제가 학교다닐 때는 해외여행은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세대차이를 확 느꼈습니다.

그 길 끝에는 이렇게 도다이지절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멀리서 동대사를 구경하고 다시 긴테쓰나라역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배가 너무 고팠거든요. 밥먹으로 가야지요.

나라의 맛집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만, 제가 갈 때마다 들렀던 음식점이 하나 있습니다. 긴테쓰나라역 앞에 있는 아케이드를 빠져나와서 막다른 길에 바로 보이는 가게예요. 맨 위의 지도상에서 보시면, 아케이트와 기념품가게 라인이 만나는 그 지점이죠. 바로 옆에 타코야끼 가게가 있는 밥집인데, 가끔 사람들이 가게 밖으로 줄을 서 있기도 합니다. 특별이 유명한 메뉴가 있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우동과 유부초밥 세트라던가, 가츠동이나 카레 등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메뉴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게 바깥에 음식모형과 가격표가 잘 나와있으니 보시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세트메뉴 가격이 700엔~900엔 정도로 저렴하고 음식양도 많았어요. 카레는 조금 짜서 제 입에 맞지 않았는데, 그 집에서 먹었던 우동과 유부초밥, 냉모밀, 가츠동 등은 모두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언제 사진파일을 뒤져서 그 가게만 따로 올려놓도록 할게요.

 

이상으로 반나절 일정으로 돌아보기 좋은 나라의 방문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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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효고현 고베 방문기(2)

 

1편에서는 고베산노미야역에서 부터 기타노이진칸, 차이나타운 가는 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차이나타운과 메리켄파크, 고베타워, 호빵맨박물관, 쇼핑몰까지의 방문기를 써볼까합니다.

산노미야역에서 고베 차이나타운까지 가는 길에는 신사뿐만 아니라 여러 상점들이 늘어서있는 아케이드가 있습니다. 드럭스토어와 식당,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 다양한 가게가 있으니 쇼핑하는 재미도 챙길 수 있어요. 저는 우연히 들어간 드럭스토어에 클렌징제품들을 저렴하게 팔고 있어서 몇 개 사왔습니다. 일시적으로 할인을 하는 이유로, 오사카의 돈키호테보다 저렴한 가격이었거든요. 하지만 체력이 약하신 분들은 쇼핑을 자제해주세요. 산노미야역에서 고베포트타워까지 거리가 그리 가깝지가 않습니다. 한참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데, 가방에 무거운 짐이 생기면 곤란하니까 꼭 구매하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돌아오는 길에 사도록 합니다.

- 고베 차이나타운(난킨마치)

고로케를 사들고 모토마치상점가를 지나서 한참을 걸어가면 차이나타운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차이나타운은 중국풍의 건물과 조형물들이 늘어져있고, 길가에는 꼬치나 만두, 아이스크림 등 군것질 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줄지어있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등이나 거리의 모습때문에, 우와~하면서 들어서게 되지만 사실 음식을 사먹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것이 없는 거리입니다. 십자가 모양으로 두개의 길이 교차되는 지점에 만남의 광장 같은 곳이 있습니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서있거나 쉬고 있는 모습이지만, 앉을 만한 벤치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난킨마치의 관광팁을 드리자면, 편의점을 이용하시라는 겁니다. 난킨마치의 길 끝에는 동서남북으로 각 방향을 의미하는 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방향을 기억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어느 문 근처에 큰 프렌차이즈 편의점이 하나 있는데, 저는 갈 때마다 이 곳을 이용하고는 합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세븐일레븐이라고 생각되는데, 훼밀리마트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부터, 여행할 때 사진을 잘 찍지않고 눈으로만 담아두는 제 습관을 질책하게 되네요.) 

종이포장지에 포장된 고로케를 달랑달랑 들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알코올 도수가 아주 약한 맥주캔 큰사이즈 하나를 골랐습니다. 산노미야역에서 기타노이진칸을 거쳐 난킨마치에 오느라 수고한 제 다리를 좀 쉬게해주려구요. 편의점은 넓은 편이었고, 입구 쪽에 테이블과 의자가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벽을 보고 있는 구석자리의 의자를 하나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아늑한 곳은 아니지만, 그리 복잡하지 않은 편의점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직 바삭바삭한 고로케에 순한 맥주 한캔 마시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힘이 좀 납니다. 그 힘으로 다시 메리켄파크를 향해 가야겠죠?

- 메리켄 파크

산노미야역에서 난킨마치까지 걸은 거리만큼, 남쪽으로 더 걸어야 메리켄 파크가 보입니다. 기타노이진칸과 난킨마치에는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하지만, 사실 메리켄파크로 가는 길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편입니다. 내가 길을 잘 못 든 것일까? 의심이 들어 주면을 살피면, 이따금 한국인이나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이 두어명 보여 안심을 했습니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드물기도 하지만 가는 길에 있는 건물들도 주택가가 아닙니다. 높은 빌딩들이 있지만 조용한 회사 건물이거나 상점이 있더라도 명품관이 많아서 길을 걷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는 힘든 지역입니다. 너무 늦은 밤시간 혼자 이 곳 거리를 걷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제가 깜깜해진 뒤에 산노미야역으로 돌아간 적이 있는데, 겁없는 저도 막 뛰어가게 되더라구요.

메리켄파크는 바다가 보이는 넓은 공원입니다. 저는 왜 인지, 공원이라고 하면 드넓은 잔디밭과 수많은 나무들이 심겨져 있는 초록색을 상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메리켄 파크는 그렇게 초록초록하는 공원은 아니더군요. 햇볕 쨍쨍, 맑은 날씨에 갔더니 그늘이 별로 없어서 살짝 찡그려지는 그런 공원이었습니다. 공원 안쪽에는 넓은 공터가 있어서 작은 박람회나 지역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 고베 포트타워

고베의 상징물 중 하나인 고베포트타워.  낮에는 저렇게 붉은 색을 띠는 탑이고, 밤에 조명이 들어오면 훨씬 더 예쁩니다. 입장료를 내고 탑 위에 올려갈 수도 있는데, 저는 올라가보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고베에 갔을 때, 밤에 도착을 해서 불이 들어온 탑의 모습만 봤는데, 낮에 보는 탑은 느낌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조명 들어온 탑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어딘가에 있을 텐데, 조만간 묵혀놓은 사진 파일 정리를 좀 해야겠습니다.

고베 포트타워 뒤로 난 통로를 지나 쇼핑몰 모자이크와 호빵맨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호빵맨 박물관에는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이 바글바글 했습니다. 캐릭터 상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이 있었는데, 저는 흥미가 없어서 그냥 살짝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박물관 옆에는 관람차도 있고, 큰 쇼핑몰 건물도 있습니다. 쇼핑몰에는 상점과 식당가가 있어서 이 곳에서 쇼핑하고 식사를 하시면 됩니다.

제가 고베 쇼핑몰에 와서 받은 느낌은, 오사카보다 물가가 훨씬 비싸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거예요. 포트타워 뒤편에 있던 호사스러운 예식장 건물이 인상적이었는데, 처음에는 예식장인줄 모르고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했어요. 밤에 조명이 들어오고 건물 앞에 음악분수가 춤을 추는 바람에, 그 앞에 앉아서 분수를 감상한 적이 있습니다. 나름 좋았던 기억이긴 합니다만, 통유리에 비치는 건물내부의 모습은, 약간 위화감이 느껴졌었어요. 한국에서 서민으로 살고 있는 저의 눈에는, 고베의 부유층들이 예식을 하거나 파티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쇼핑몰 쪽에서 바라 본 고베 포트타워의 모습이예요. 쇼핑몰 앞에는 아주 커다란 배가 하나 있고, 밤에는 조명이 들어와서 장관을 이룹니다. 낮에는 그 배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한강 유람선 같은 배라고 생각되는데, (물론 유람선이 아니라 정말 큰 배 입니다. 굉장히 커서 선상에 레스토랑도 있고 객실도 많이 있을 것 같은 대형선박입니다.) 배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 일본인들에게 유명한 데이트코스일 것 같다고 혼자서 추측도 해봤습니다. 해질 무렵, 쇼핑몰 야외데크 난간에 서면, 등 뒤에 예쁜 배와 밝게 조명이 빛나는 포트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저는 왜 인지, 눈으로만 바라보고 온 탓에 그런 사진이 없습니다. 하지만 눈으로만 기억하기에도 충분히 아름다는 야경이었어요. 일정이 바쁘지 않다면, 고베 쇼핑몰에서 야경을 잠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추천합니다.

 

- 고베 여행 팁

저는 한 번도 이용해보지 않았지만, 고베에는 시티루프버스가 있습니다. 제가 들렀던 기타노이진칸, 난킨마치, 하버랜드 등을 모두 들르는 시티투어버스이고, 1일권을 660엔 내고 구입하시면 하루동안 이용하실 수 있어요. 다리 튼튼한 저도 고베를 구석구석 돌아볼 때는 체력이 모자라다고 느꼈거든요. 걷는 것 싫어하시고 체력약하신 분들은 시티루프버스 한 번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고베 방문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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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한 달 살아보기 / 고베지역 방문기(1)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교토와 고베, 나라 지역을 여행일정에 넣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오사카에서 열차로 넉넉잡아 1시간이면 도착하는 이 지역들은 오사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라와 교토는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이 사찰과 유적들이 많은 곳입니다. 나라는 엄청난 숫자의 사슴들을 방목하고 있어서 특히 유명한 관광지이고, 교토는 일본의 역사적인 유적과 사찰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고베는 이 두 곳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진 지역이예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고베 산노미야역은 바닷가에 인접해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메리켄파크와 고베포트타워가 고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과거, 고베에 굉장히 큰 무역항이 있었던 이유로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살게되었고, 그래서 외국인들이 살았던 주택들이 아직 남아있다고 해요. 우리나라의 독일마을이나 프랑스마을(서래마을)같은 느낌이네요. 그 외국인들이 살았던 주택들이 모여있는 곳이 기타노이진칸 입니다. 구글지도에는 키타노이진칸 이라고 나와있습니다.

- 기타노이진칸

저는 한큐 노선을 이용하여 고베 산노미야역에 도착했습니다. 개찰구가 지하에 있고 나오는 길이 복잡해서 밖으로 나오니까 방향감이 없어서 어리둥절 했어요. 다행히 역 앞에 지도가 있어서 대충 보고 기타노이잔칸으로 향했습니다. 역에서 북쪽으로 난 길에는 기타노이진칸으로 가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저도 인파를 따라 올라갔습니다. 가는 길에 좀 색다른 느낌의 스타벅스도 보고 작은 상점들과 레스토랑들을 밖에서 구경했습니다.

- 기타노이진칸 입장료

위의 사진에 있는 나무로 된 주택은 기타노이진칸의 집들 중에서도 꽤나 크고 유명할 것 같은 집이예요. 관광객들의 출입이 가장 많았거든요. 4주 동안 간사이에 머무르면서 고베를 두 번 방문했고, 이 주택에도 두 번 갔습니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때는, 이 집이 무료개방이 되어있어서 그냥 들어가서 구경했습니다. 집 내부도 나무로 되어 있었고, 엔틱한 분위기를 내뿜는 오래된 가구들이 있었어요.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똑같은 이 주택에 입장료를 받더라구요. 원래 출입시에 입장료를 받는 주택인데, 특정한 날에는 무료개방을 하는 모양이더라구요. 저는 한 번 출입했던 주택이고, 들어가봐야 별거 없는다는 걸 알기때문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기타노이진칸의 중심에는 작은 공원처럼 보이는 곳이 있는데요.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이나 거리의 화가들이 그림들을 내놓고 있기도 합니다. 첫 방문 때 찍은 사진이라 사람이 많지 않은 모습이지만, 두 번째 방문때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화가들이 즉석에서 그림을 그려주고 판매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두리번 거리며 오르막길 걸어오느라 힘들었는데, 저기 동상 옆에 걸터앉아 커피 한 잔 하고 쉬다가 내려왔습니다.

- 기타노이진칸~신사

산노미야역에서 북쪽으로 올라가 기타노이진칸을 둘러보고 남서쪽으로 산책하며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도 깨끗하고 아기자기한 골목길 들이 많이 있었고, 고베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걸린 태극기도 구경하고 왔어요. 다시 남쪽에 있는 차이나타운으로 향하는 길에 신사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굳이 가려고 하지 않아도 차이나타운 방향으로 가다보면 들어가게 되는 신사예요.  

사진과 같은 느낌의 건물들이 여러 개 있고, 사람들도 많이 드나드는 꽤나 큰 신사입니다. 그냥 쓱 들어가서 신사를 구경하며 통과하여 나왔습니다.  신사를 나와 큰 규모의 다이마루 백화점과 대형상점가를 지나치면 고베 차이나타운이 나오게 되는데요. 다이마루 백화점 내에도 맛있는 디저트가게와 유명한 식당들이 입점해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검색해서 가보시길 바래요. 4주 동안 빠듯한 생활비로 지냈던 저는, 그냥 백화점은 패쓰하고 지나쳤습니다. 대신 다이마루 인근에 있는 고로케 가게에 들렀답니다.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이 곳이 제가 들른 고로케가게 입니다. 다이마루가 있는 큰길에서 둘러보면 이 가게가 보입니다. 갈 때마다 늘 다이마루 백화점을 기준으로 이 가게를 찾고는 했어요. 원래는 고기를 파는 상점인데, 돼지고기와 소고기, 새우 등의 재료로 고로케를 만들어서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고기사러 오는 사람보다 고로케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어요.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저는 진열대에 있는 그림을 보고 고로케 종류를 판단했어요. 돼지그림, 소그림, 새우그림 등이 그려져 있었거든요. 손가락으로 먹고 싶은 것을 딱딱 찍어서 하나씩 달라고 부탁했더니, 아주머니께서 잘 알아듣고 포장해주셨습니다.

고베 차이나타운에는 길거리에 먹거리들이 한 가득인데, 왜 저는 굳이 차이나타운 가는 길에 고로케를 사는 걸까요? 이유는 딱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고로케가 맛있어서.. 둘째는, 차이나타운 음식들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입니다. 아무래도 차이나타운은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보니 거품이 조금 있습니다. 명동에서 중국관광객들에게 바가지 씌우는 정도는 아닙니다만, 음식이 그닥 좋아보이지 않고 저렴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차이나타운에서 군것질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구요. 손에 들고 먹는 만두 하나 사먹기는 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여기서 고베 방문기 1편은 마치구요. 차이나타운 부터 2편으로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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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주 동안 두 번이나 방문했던, 오사카성 방문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오사카에 도착한 첫 날, 생각없이 방문해서 도시락만 까먹고 돌아갔던 이 곳에, 한 번 더 방문해서 자세히 둘러봤습니다.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는 출입문을 지나 한참을 걸어들어가면, 이렇게 오사카성이 나타나는데요. 성 주변에는 기념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이 있고, 꼬치와 녹차아이스크림 등 먹거리를 파는 푸드트럭도 많이 있습니다.

오사카성은 주유패스로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올라가실 때는 줄을 서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내려오실 때는 반드시 계단을 이용하셔야 하고, 내려오는 계단 층층마다 일본의 역사나 오사카성에 대한 볼거리들이 있으니 관람하면서 천천히 내려오시면 됩니다.

오사카성 꼭대기에 올라가시면, 사방으로 틔여있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철조망이 둘러져 있어서 다소 답답해보이기는 합니다만, 보는 방향마다 경치가 조금씩 달라서 볼만 하실거라고 생각됩니다. 사진에 나와있는 방향은 건물이 많은 곳이었는데, 나무와 숲이 보이는 방향이 조금 더 전망이 좋습니다.

오사카성 바로 옆에는 니시노마루정원이 있습니다. 오사카성 쪽에서 내려다보면 이렇게 나무가 우거져있는 정원이 살짝 보입니다. 이 곳도 주유패스로 무료입장을 할 수 있습니다만, 제가 방문했을 때 마다 정원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지역 행사를 하고 있어서 입장하지 못 하였습니다. 들어가보지 못 해서인지 니시노마루 정원에 대한 궁금증이 늘 제 마음속에 있었는데요. 그 궁금증은 2017년 3월에 해결되었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사카성에 방문했을 때 드디어 정원에 들어가보게 되었지만, 실망감이 엄청났어요. 정원에는 큰 건물 하나와 잔디밭, 나무, 벤치가 멋 없게 배치되어 있었거든요. 후쿠오카에서 오호리공원 옆에 있는 일본정원에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본 적이 있는데, 이삼백엔 했던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쁜 일본식 정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니시노마루 정원은 일본식 정원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구요. 그냥 우리나라 공원 중에서도 멋없고 특징없는 공원과 맞먹는 정도의 정원입니다.

여기까지는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는 오사카성 주변의 이야기 이구요. 저는 시간이 많은 관계로, 관광객이 거의 보이지 않는 오사카성 산책로를 돌았습니다. 주유패스에 들어있는 오사카성 안내책자를 보시면, 성 주변이 호수처럼 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이것을 '해자'라고 합니다. 외부와 성 사이에 수로를 두어 적의 침입을 막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해자를 따라서 성 외부를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3월 말~4월 초 사이에 오시면, 이 길들에 벚꽃들이 활짝펴서 너무너무 예뻐요. 오사카성 출입구 쪽이 아닌 길에는 관광객도 별로 없으니,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 방문하셔도 좋습니다.

이 사진은 해자 바깥에서 바라본 오사카성의 모습이구요. 사진을 찍은 이 장소는 관광객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랍니다. 저는 귀에 이어폰 꽂고 음악들으면서 오사카성 주변을 반 바퀴정도 돌았습니다. 한 바퀴 다 돌기에는 거리가 멀어서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반바퀴 조금 안되는 거리를 돌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산책로를 돌다보니까, 키가 작은 나무들이 심겨져있는 곳이 있었는데, 복숭아 나무 밭인 것 같았습니다. 구역별로 잘 정리해서 나무들이 예쁘게 심겨져 있었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니시노마루 정원보다 이 나무밭이 더 예쁘다고 느꼈습니다. 보슬비가 살짝 내려서 촉촉한 느낌의 밭이었고,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는데,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무서워서 금방 나왔어요. 무언가 현실세계와 살짝 분리된 느낌이 들었거든요. 밭 깊숙히 들어가면 현실에서 실종될 것 같은 말도 안되는 느낌때문에 되돌아 왔습니다.

전에도 여러번 방문했던 오사카성 이지만, 때마다 오사카성 앞에서 기념사진만 잔뜩 찍고 돌아갔었어요. 이렇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성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니, 보지 못 했던 것들이 보이고, 전과는 다른 느낌의 기억들이 남았습니다. 제가 정말 오사카에서 살게 된다면, 주말에 여유있을 때 마다 오사카성에 산책하러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명하고 화려해서가 아니라, 늘 깨끗하고 차분한 느낌이라서 저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 관광지입니다.

 

- 오사카성 관광 팁

3월말~4월초 벚꽃필 무렵이 가장 관광하기 좋은 날 입니다. 오사카성 앞쪽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으신데, 의외로 성 뒤쪽으로 돌아가서 사진을 찍으셔도 예쁘게 잘 나옵니다. 해가 살찍 질 무렵에 사진을 찍었더니 너무 분위기 있게 나왔는데, 그 사진이 어디갔나 모르겠네요. 파일을 찾으면 나중에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성 뒤쪽에도 나가는 길이 나있는데, 호기심에 나가봤다가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중간에 막혀있는 길도 있고 해서, 엄청나게 돌아나가느라 다리도 아프고 개고생했답니다. 뒷쪽 길에서는 사진만 찍으시고, 들어온 길로 나가세요.

 

이상으로 오사카성 방문기였습니다. 유익하셨다면 공감 꾸욱~ 눌러주세요. 로그인없이 공감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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