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 쓰루패스를 구매하여 간사이지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주로 교토나 나라, 고베 등을 여행하는데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간사이 쓰루패스로 이동할 수 있는 관광지는 많지만, 거리가 멀고 여행일정이 짧은 까닭에 구석구석 활용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간사이 쓰루패스 이용구간 지도를 보시면, 서쪽 끝에는 아름다운 히메지성이 있습니다. 동남쪽에는 고야산이 있고, 동북쪽에는 비와코호수와 엔랴쿠지가 있어요. 4주간의 긴 여행을 계획하면서, 히메지성과 비와코호수, 엔랴쿠지를 방문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요. 히메지성은 공사 중이라서 아름다운 성의 모습을 잘 볼 수가 없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고 포기를 했습니다. 굳이 가려면 갈 수야 있었겠지만, 히메지성을 포기하고 비와코호수 근처에 있는 히코네성 주변에서 2박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엔랴쿠지는 예정대로 다녀왔습니다. 교토에서 게이한 전차를 타고 '하마쓰오'로 갑니다. '하마쓰오'역에는 '이시야마데라'역으로 가는 열차와 '사카모토'역으로 가는 열차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시야마데라'로 향하는 열차네요. 엔랴쿠지로 가는 사카모토 케이블을 타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카모토'행 열차를 타야겠지요.

'사카모토' 역에서 내렸을 때, 좀 어리둥절 했습니다. 저는 사카모토 역과 케이블타는 곳이 인접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래 사진에 보이는 도리이를 지나서 한참을 올라가야 사카모토케이블이 나옵니다.

간사이쓰루패스를 내밀고 사카모토케이블 티켓을 받았습니다. 쓰루패스가 없다면, 사카모토케이블 티켓을 따로 사야하는데, 왕복 요금이 1600엔을 넘습니다. 쓰루패스 2일권이나 3일권을 사서, 그 중 하루를 엔랴쿠지에 투자해도 손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케이블 요금입니다. 교토에서 사카모토까지의 교통비와 케이블 요금을 더하면, 간사이패스를 하루쯤은 여기에 써도 좋겠다는 판단이 듭니다.

사카모토 케이블은 정각과 30분에 출발합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열차가 사카모토케이블 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산에 있는 케이블카와는 다른 모습이예요. 사카모토 케이블은 철로 위를 달리는 열차의 모습과 가깝습니다.

사카모토 케이블에 탑승하고 출발을 기다리는데, 조금은 두근두근 했습니다. 팔공산 케이블카도 타본적 없는 사람이라, 처음 타보는 지면을 달리는 케이블이 신기하기도 했어요.

케이블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서 산 위로 올랐습니다. 초록빛 산림이 우거진 가운데를 확 뚫고 지나갈 때는, 무언가 신비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멀리 비와코호수가 보일 때도 신기했습니다.

한참을 달려서 케이블 엔랴쿠지에 도착하니까, 그 높이가 실감이 났습니다. 비와코 호수와 인근의 마을들이 훤히 보이더라구요. 날씨가 더 맑았다면 더 멀리도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살짝 흐린 날씨라서 먼 곳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사건물 위층에는 전망대가 있으니까 바로 엔랴쿠지에 들어가지 마시고 전망대에서 아래를 한 번 내려다 보시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진은 엉망이지만, 직접 눈으로 봤을 때, 운치 있고 전망이 괜찮았습니다.

케이블엔랴쿠지에 내려서 한참을 다시 걸어올라가야 엔랴쿠지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엔랴쿠지 초입에 들어섰다고 좋아하실 일도 아닌것이, 엔랴쿠지는 엄청나게 넓어서 다 돌아보려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소모도 엄청납니다. 엔랴쿠지 관광에 꼭 필요한 두 가지가 '간사이쓰루패스'와 '체력'인 것 같았어요. 패스가 없으면 비용이 많이 들고, 체력이 없으면 엔랴쿠지를 돌아볼 수가 없답니다. 컨티션이 좋은 날에 엔랴쿠지 관광을 계획하시길 바랍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