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총 경비 200만원으로 오사카에서 4주를 살다 온, 여행하는, 동경소녀입니다.

4주간의 저의 일정과 경험, 느낌을 블로그에 담고 있습니다. 긴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 그리고 당장은 못 가시더라도 언젠가 떠나보겠다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 방문, 감사드립니다.

 

자, 이제 제가 묵었던 숙소, 백패커스 호텔 토요가 있는, 도부쓰엔마에 지역 살펴보기 2편을 시작해볼게요.

1편에도 올려두었던 지도입니다. 초록색은 지하철역이 표시되어 있구요. 노란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제가 설명해드리려는 장소입니다. 1편에서 호텔지역과 돈키호테 신세카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으니까, 2편에서는 3번 타마데마켓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번. 타마데마켓(옥출마트)

한자로 '옥출'이라고 크게 씌여진 노란간판은 체인수퍼인 타마데마켓의 상징입니다. 아마 오사카에서 가장 크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체인 마켓인 것 같아요. 이 타마데마켓이 인근에 있다는 것이 제가 이 곳에 숙소를 정하는 데에 큰 메리트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간판 위에 씌여져 있다시피 이 곳은 24시간 운영하는 수퍼마켓입니다. 숙소에서 나와 돈키호테 반대방향으로 큰 도로가를 따라내려가면 노란 간판이 번쩍번쩍 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간판이 화려해서 못 보고 지나치기도 힘든 곳이죠. 이 마켓 덕분에 인근 편의점에는 잘 들러보지 않았습니다. 마켓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종류의 도시락과 식품들이 있고, 편의점 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갈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한 가지 참고 사항을 말씀 드리자면, 사진 속 마켓 출입구 앞에 사람들이 서있는 것이 보이시죠? 마켓 앞에는 항상 남루한 차림의 노숙자들이 서있었어요. 사실 도부쓰엔마에 지역에 숙박비가 싼 이유도 이 지역이 굉장히 노후가 되어있고, 노숙자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돈키호테가 있는 신세카이 방향은 관광객과 젊은 인구가 많아서 그렇지 않은 편인데, 타마데마켓으로 가는 길목은 특히나 노숙자가 많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노숙자분들이 위협적이거나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냥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일 뿐이지만, 동네가 그렇다보니까 여자 분 혼자 지나다니는 것은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저는 밤에 마켓에 갈 때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시커먼 옷을 걸쳐입고 후드를 눌러써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가리고 다녔어요. 평소에도 잘 뛰어다니기는 하는데, 밤이 되면 더 잘 뛰어다닙니다.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 사람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글을 어디서 읽고나서는 더 그래요. 성별을 가늠할 수도 없고, 시꺼먼 옷 입고 막 뛰어다니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범죄자들에게도 위험부담이 있겠죠? 어디를 가든 나의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행 중 제가 숙소 다음으로 많이 들른 곳이 타마데 마켓입니다. 참새방앗간 처럼 거의 매일 들렀어요. 여기는 우리나라의 동네체인수퍼마켓과 비슷하게 식품과 생필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계산대가 보이구요. 들어가는 길목에 할인하는 상품과 많이 팔리는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어요. 좌즉에는 야채, 과일 등 신선식품이 있고, 가운데는 공산품, 우측에는 도시락과 주류가 있습니다. 매장 안쪽에는 수산물과 정육코너도 있답니다.

 

- 도시락 코너

가장 먼저 살펴보는 곳은 도시락 코너 인데요. 흰쌀밥과 잡곡밥을 투명한 도시락에 포장해서 팔고 있어요. 밥은 갈 때마다 늘 갓 지은 밥처럼 따끈따끈한게 있었는데, 그만큼 많이 팔리고 회전율이 높으니까 가능한 일이겠죠? 일본 사람들은 집에서 밥을 안해먹고 다 사먹나 싶었습니다. 냉장코너에는 반찬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두부나 어묵반찬, 볶은 야채나 절인 채소, 사라다 등등 반찬 종류도 다양했어요. 다만 우리나라처럼 빨갛게 고춧가루 양념된 반찬은 보기 힘들고 간장양념된 반찬들이 주로 있어요. 저는 미역초절임을 좋아해서 자주 사다먹었구요. 어묵과 곤약을 국물있게 조려놓은 반찬이 입에 잘 맞았습니다. 양배추 샐러드는 여행 중 저의 장건강?을 위해 의무적으로 사다먹었습니다. 여행을 떠나면 없던 변비가 생겨서 고생을 하게 되거든요. 양배추 샐러드와 요거트 등을 많이 먹으면 좋아요.

도시락 코너의 꽃은 초밥도시락 인 것 같아요. 동네수퍼마켓인 타마데에는 우리나라 대형마트 초밥도시락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다양한 초밥도시락이 있고, 가격은 엄청나게 저렴합니다. 초밥 위에 올라가는 회도 두꺼운 편이고, 맛도 있어요. 김밥모양으로 돌돌말린 모양의 참치김초밥을 처음으로 도전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며칠동안 계속 사먹었어요. 초밥도시락은 뭘 골라도 실패하기 힘든 메뉴예요.

그 밖에도 회와 날치알, 연어알 등이 올라간 덮밥도 있구요. 카레덮밥, 야끼소바, 오코노미야끼도 도시락으로 나와있습니다. 밥과 반찬, 튀김류 등이 섞여있는 도시락과 고기덮밥도 있어요. 입맛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저는 오코노미야끼와 냉장 고로케, 튀김이 든 도시락 등은 별로 권하지 않을게요. 야끼소바는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으니까 먹을만 했는데, 오코노미야끼는 다른 내용물보다는 밀가루가 좀 많은 느낌이라 퍽퍽했어요. 냉장된 고로케는 눅눅해서 별로였고, 튀김도시락도 마찬가지였어요.

아, 반찬코너 옆에 튀김코너도 크게 있는데, 밤에 숙소에서 맥주 안주로 먹기에 나쁘지는 않습니다. 집게로 마음에 드는 튀김을 집어서 도시락 통에 넣고 비치된 고무줄로 고정시켜 장바구니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튀김 종류마다 가격이 다 다른데, 계산원들이 다 외우고 있나봐요. 알아서 계산해주시더라구요. 어묵이나 오징어 같은 튀김은 조금 눅눅하더라도 맛이 괜찮아요. 주의 해야할 튀김은 핫핑크색을 띄고 있는 넙대대하고 신기하게 생긴 튀김인데, 호기심에 구입했다가 한 입 먹고 버렸어요. 생강튀김이었거든요.

상점 안쪽에 해산물 코너에 가면, 초밥 말고, 회만 소량씩 썰어놓고 파는 코너도 있어요. 삶은 문어도 있고, 명란 젓도 있는데, 조금씩 들어있고 300~400엔 정도로 저렴하니까, 꼭 맛보세요. 명란젓은 한국의 절반가격도 안되게 저렴해요. 저는 냉장고에 보관해놓고 아침밥 먹을 때마다 알 하나씩 꺼내먹었어요.

 

- 음료, 유제품, 주류

맥주 좋아하시는 분들은 주류코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겁니다. 요즘은 한국에 수입맥주가 많아서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국산 맥주는 종류가 많지가 않아요. 일본은 아시다시피 맥주 종류가 다양합니다. 우유팩처럼 생긴 팩에 파는 사케도 있습니다. 저는 독주를 못 마셔서 사오지는 않았는데, 기념으로 사가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았어요.

일본은 유달리 우유맛이 좋은 것 같아요. 젖소 품종이 다른 것인지, 키우는 환경이 다른 것인지,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유가 더 달고 고소하다고 느꼈어요. 목이 좀 마른 상태에서 '오이시이 우유'를 마신적이 있는데, 너무 달게 느껴져서 우유팩에 적힌 성분을 확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설탕이 들어있나 싶어가지고요. 일본어는 모르지만, 한자로 원유 100%라고 적힌 것을 확인했네요. 그냥 우유자체가 맛있는거 였어요. 여행할 때는 200ml짜리 팩에 든 것을 자주 사마셨는데, 장기로 숙박할 때는 1리터짜리 한통사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셨어요. 우유살때는 성분표시를 잘 확인하세요. 후쿠오카 갔을 때, 편의점에서 1리터 우유를 하나 집어왔는데, 숙소가서 열어보니 마시는 요쿠르트라서 당황한 적이 있거든요. 근데 마시는 요쿠르트가 1리터 우유팩에 들어있는데 가격이 2천몇백원 정도 밖에 안해요. 우리나라 불가리스 가격은 후덜덜한데, 일본은 확실히 유제품이 저렴합니다. 냉장코너에 치즈 종류가 상당히 많고 저렴해요. 저녁에 안주거리로 꼭 이용해보세요. 저는 한국에 돌아올 때, 치즈를 좀 사왔어요. 아이스팩도 없이 그냥 비닐에 넣어왔는데, 더운날씨가 아니라서 한국와서 잘 먹었답니다. 과일이나 견과류 들어있는 디저트 치즈가 한통에 3천원 선이고, 천원짜리 치즈도 수두룩해요. 벨큐브나 필라델피아 치즈도 싸게 팔고 있는데, 아는 맛이라서 그건 안사먹었어요.

 

- 라면, 카레, 공산품

일본 컵라면은 후레이크가 많이 들어있기로 유명하죠. 특히 씨푸드 라면? 그게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나봐요. UFO라면도 인기 많은 라면이라고 하고요. 이것저것 많이 먹어봤는데, 매운 맛이 없고 간장이나 미소 맛이 나는 라면, 그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튀김우동 같은 컵라면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맛이 괜찮았어요.  숙소 휴게실 주방에 조리도구가 있으니 봉지라면을 사다가 끓여드셔도 좋아요. 누가 신라면을 사다가 끓여먹길래 한국사람인줄 알았더니, 중국사람이었어요. 한국라면도 많이 있습니다.

일본에 오래지내다 보니 간장맛이 지겨워서 숙소에서 카레 라이스를 먹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3분 카레랑 비슷한 인스턴트 제품이 있더라구요. 맛은 살짝 다르지만요. 일본에도 즉석밥을 많이 판매하거든요.  우리나라는 둥근 포장이 흔한데, 일본 즉석밥은 네모 모양이 많아요. 3개씩 묶음으로 파는 것이 저렴하길래, 그거 사두고 마트가기 귀찮을 때, 전자렌지에 돌려서 카레를 부어먹었어요. 

그 밖에도 뜨거운 물만 있으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오차즈케 가루나 미소국 페이스트를 한 봉지 사다놓으시면, 아침식사가 간단히 해결됩니다.

일본빵이 맛있다고 해서 수퍼마켓 빵을 몇 번 사다먹었는데, 번번히 실패했어요. 메론빵이랑 이름도 모를 빵 몇 가지 였어요. 빵은 차라리 편의점에서 사드셔보세요. 편의점 디저트가 맛이 괜찮습니다. 교토에서 마켓내에 입점해있는 베이커리 빵을 여러 개 구입해서 먹은 적이 있는데, 그 곳 빵은 엄지척~할 정도로 맛있었어요. 빵은 베이커리나 편의점 빵을 추천합니다.

 

- 야채, 과일, 신선식품

저는 해외에 가면 과일을 유심히 봐요. 같은 과일이라도 크기나 모양이 좀 다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과일을 싸게 팔기도 하니까요. 9월달에 갔는데, 작고 달아보이는 귤 한팩이 2천원 정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을에 귤이 비싸서 먹기가 힘든데, 한 팩 사서 몇 일동안 간식으로 잘 먹었어요. 신선코너에 어묵 종류도 다양해서 반찬으로 먹어볼 만 하구요. 구이용 생선도 저렴한 편이예요. 연어를 덩어리째 싸게 팔고 있길래, 살까말까 고민했지만 굽기가 귀찮아서 포기했어요.

제가 있던 숙소에, 장기투숙하시던 한국인 여성분이 계셨는데, 그 분은 야채나 다른 식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드시더라구요. 저는 기운도 없고 엄두도 안나서 거의 인스턴트식품이나 손이 많이 안가는 정도로 식사를 해먹었거든요. 그 분은 쌀로 밥도 지어드시던데, 냄비나 후라이팬, 밥솥, 그릇이나 수저 같은 식기는 어느 정도 구비되어 있으니까 해드시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 기타

생수나 녹차물은 큰 병으로 사다가 드시는게 경제적이구요. 작은 생수도 구입해서 백팩에 넣어다니세요. 관광지에는 아무래도 음료수랑 물이 더 비싸니까 가지고 다니면서 먹는게 좋아요. 전에 언급했었는데, 커피믹스 좀 챙겨가세요. 저는 매일 커피 마시는 사람이라 커피값도 무시 못하거든요. 며칠에 한 번 정도, 걷다가 쉬고 싶을 때 카페가서 커피 사먹고, 다른 날은 그냥 믹스커피 타마셨어요. 

일본 마켓도 우리나라처럼 소포장보다 여러 개 든 대용량이 훨씬 싸니까, 장볼 때 우유, 치즈, 명란 처럼 매일 먹고싶은 것들은 냉장고에 잘 넣어두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꺼내먹었어요. 타블로 치즈케이크도 큰 거 한판 샀는데, 혼자 먹기는 많아서 3일에 나눠서 먹었답니다. 귀찮고 번거롭다고 밖에서 사먹기만 하면 생활비가 많이 듭니다. 부지런히 냉장고에 넣어두고 꺼내드시면 식비가 훨씬 절약되고 여러 가지 골고루 먹을 수 있습니다.  

 

타마데 마켓만 살펴봤는데도 내용이 많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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