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여행1주차 4편입니다.

오늘은 숙소가 있는 도부쓰엔마에 지역의 쓰텐카쿠와 잔잔요코초, 동물원과 덴노지공원, 덴노지 인근 쇼핑몰 단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도에 나와있는 4번 지역은 신세카이라고 불리는 지역인데요. 실제로 큰길에서 쓰텐카쿠 탑을 바라보면 신세카이 라고 영문으로 커다랗게 적혀있는 간판이 길 입구에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양옆으로 구시카츠를 파는 맥주가게들이 줄지어 있어요. 길 밖에 나와서 호객행위를 하는 가게들도 있는데, 일본에서는 다소 보기 힘든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 말고는 손님들에게 가게에 들어오라고 호객행위 하는 곳을 보지 못했거든요.

가게들 중에 외관이 가장 화려한 곳을 찍어봤어요. 금색으로 된 동상같은 것이 서있는 가게도 있고, 밤이 되면 정말 화려합니다. 이 술집들이 늘어선 길목을 잔잔요코초 라고 부릅니다. 큰 길에 있는 가게들은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가는 것 같구요.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보면 이렇게 화려하지 않고 오래되고 소담한 느낌의 맥주집들도 많은데, 그 곳에는 일본 현지인들이 많이 앉아있어요. 어떤 유명한 가게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있기도 하더라구요.

맥주가게에는 구시카츠라는 꼬치에 꽂은 튀김을 판매하는 데요. 야채나 고기, 해산물 등 여러가지를 튀겨서 판매합니다. 세트메뉴도 있고, 먹고 싶은 것들만 골라서 튀겨달라고 할 수 도 있어요. 쿠시카츠를 차가운 맥주 한 잔과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지만, 저는 가보지 못 했습니다. 여러분은 꼭 가보세요. 큰 가게들은 혼자 들어가기 머쓱하지만 골목안에 있는 가게들은 자리도 협소하고, 혼자 들어가서 먹어도 전혀 눈치보이지 않을 가게들이었어요. 일본인들은 혼밥, 혼술을 많이하니까, 주저말고 가보시기 바랍니다. (쿠시카츠 가게 이용 시 주의사항 : 튀김을 찍어먹는 소스가 큰 통에 들어있고, 여러 사람이 같이 먹는 거래요. 입에 넣었던 구시카츠를 소스통에 다시 넣어서 찍어먹으면 안됩니다. 소스는 처음 한 번만 담궈먹을 수 있으니 한 번에 골고루 찍어서 맛있게 드세요.)

쓰텐카쿠 탑입니다. 오사카 주유패스를 소지하고 계시면 무료로 입장하여 올라가 보실 수 있습니다. 입장시간이 8시반 까지 였던가. 늦은 시간에는 입장이 되지 않아서 저는 그냥 여러 번 지나쳐가보기만 했어요. 탑이 낮아서 야경이 별로 기대가 되지 않아서인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크게 없었습니다.  

쓰텐카쿠와 잔잔요코초가 있는 신세카이 지역은 낮에는 크게 볼 거리가 없어요. 인근에 동물원이 있고, 쿠시카츠 가게들이 낮에도 열려있어서, 사람들이 좀 있기는 하지만, 밤 만큼 활발한 느낌은 아닙니다. 이른 저녁쯤 들러보시기를 바랍니다.

 

5번. 동물원과 덴노지 공원

오사카동물원은 주유패스로 무료입장 가능하구요. 오사카 1일 승차권으로 할인받으실 수 있어요.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숙소에서 오전 내내 쉬던 날, 오후에는 쉬는 것도 지겨워져서 도시락을 하나 사들고 동물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입장료가 500엔정도 였던 걸로 기억해요. 날씨가 좋았지만 동물원은 조용했습니다. 그런데 작은 아이들이 단체로 바글바글 거리는 곳이 딱 한 군데 있어요. 바로 랫서팬더가 있는 곳이죠.

저는 영화 쿵푸팬더에서 쿵푸팬더의 사부가 왜 너구리일까? 하고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너구리가 아니라 랫서팬더네요. 제가 너무 무식했나요? 모두들 모르고 계셨던거 맞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팬더지만 작고 날렵한 랫서팬더는 빠르게 움직여서 사진을 예쁘게 찍기가 어려웠어요. 근데 정말 정말 귀여웠답니다. 왜 아이들이 이 앞에만 바글바글 모여 있는지 알 것 같았어요.

랫서팬더는 오사카 동물원의 자랑이라고 하니까, 동물원에 가보신다면 빠뜨리지 말고 꼭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랫서팬더 우리 근처에는 랫서팬더 인형이나 동물원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있고, 아이스크림과 음료 자판기도 있습니다. 저는 살짝 더워져서, 자판기에 있는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는데, 맛있었습니다. 150엔쯤 했던 것 같아요.

벤치에 앉아서 도시락도 까먹고, 산책을 즐기다가 왔는데, 조금 마음이 좋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어요. 동물원에 입장하면 좌측, 우측으로 가는 길이 갈려 있는데, 좌측에는 랫서팬더와 펭귄, 사자 등 볼만한 우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측에는 북극곰이나 반달곰 우리가 있는데, 마음 약하신 분들은 우측으로는 가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들어가서 우측 길을 택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곰우리를 마주쳤습니다. 곰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작고 좁은 곳이었고, 우리에 곰이 한 마리씩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곰이 훨씬 작고, 말라있는 상태였고, 몸에 털도 조금 빠져있는듯 보였어요. 그리고 갇혀있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사람들이 구경하자고 곰을 그 작은 우리에 가둬놓고 학대하고 있다는 느낌밖에 안 들었거든요. 사람에게 학대당하는 개들도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증상을 보인다고도 하는데 곰도 마찬가지인가 싶었습니다.

좌측에 있는 동물 우리들은 그보다는 환경이 조금 나아보였어요. 랫서팬더는 큰 우리에 여러마리들이 함께 놀고 있었고, 사자우리는 그보다도 훨씬 컸으니까요. 저처럼 시간많고 한가한 사람들은 동물원을 구석구석 볼 수 있겠지만, 여행객들은 대부분 그렇지가 않잖아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하고서라도, 우측 길은 포기하고 랫서팬더가 있는 좌측을 꼭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동물원에서 지하철덴노지역 방면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이렇게 드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곳이 덴노지 공원이고, 공원 안쪽에는 행사를 하기도 하고 노점상이 있어서 간식을 사 먹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편의점에 들러서 커피랑 롤케이크 하나를 샀어요. 편의점 비닐을 펴서 풀밭에 깔고 앉아 몇 시간이나 멍때리다가 왔습니다. 긴 여행이기에 부려볼 수 있는 사치아니겠어요?

카페오레 라고 적혀있어서, 달달한 커피를 예상하고 구입하였는데, 설탕이 전혀 들지않은 카페라떼였어요. 한국 편의점 커피는 아메리카노를 제외하고 라떼종류가 거의 달게 만들어져있잖아요. 일본은 편의점 카페라떼는 설탕을 넣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잘 보고 구매하세요. 그래도 같이 구매한 롤케이크가 빵이 쫄깃하고 크림이 부드럽고 달아서 커피랑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맛있게 먹고 잔디밭에 뛰노는 아이들 구경도 하고 수첩꺼내서 일기도 쓰고 여유를 즐겼습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날씨도 춥고 사람들도 많이 돌아갔어요. 공원 우측에 아주 키가 큰 건물이 보이시죠? 아마 하루카스 건물일겁니다. 덴노지역 옆에는 큰 빌딩이 여러 개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 아베노 하루카스300 입니다. 높이가 엄청나서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해요. 물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저는 그냥 하루카스 건물에 설렁설렁 들어가봤는데, 우리나라 백화점이랑 비슷했습니다. 지하에는 식품관이 입점해있고, 위층에는 의류나 잡화, 명품관 등이 입점해있었어요. 위층에 올라가다보니까 도시락 판매하는 곳도 있었는데, 백화점이라 그런가 도톤보리 같은 곳보다는 가격이 좀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였어요. 드나드는 일본 아주머니들도 부잣집 아줌마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딱히 살 것은 없어서 그냥 구경만 하다가 나왔는데, 지하 식품관에 예쁜 케이크가 굉장히 많아서 눈호강은 제대로 했어요.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롤케이크 안 먹었으면 한 조각쯤 사먹어 봤을 것 같아요. 하루카스 건물 뒤쪽에도 조금 낮은 쇼핑몰 건물이 여러 개 있습니다. 쇼핑 좋아하시는 분들은 덴노지역으로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도부쓰엔마에 지역을 대충 다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는 돈키호테 쇼핑 팁에 대해서 글 쓰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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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총 경비 200만원으로 오사카에서 4주를 살다 온, 여행하는, 동경소녀입니다.

4주간의 저의 일정과 경험, 느낌을 블로그에 담고 있습니다. 긴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 그리고 당장은 못 가시더라도 언젠가 떠나보겠다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 방문, 감사드립니다.

 

자, 이제 제가 묵었던 숙소, 백패커스 호텔 토요가 있는, 도부쓰엔마에 지역 살펴보기 2편을 시작해볼게요.

1편에도 올려두었던 지도입니다. 초록색은 지하철역이 표시되어 있구요. 노란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제가 설명해드리려는 장소입니다. 1편에서 호텔지역과 돈키호테 신세카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으니까, 2편에서는 3번 타마데마켓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번. 타마데마켓(옥출마트)

한자로 '옥출'이라고 크게 씌여진 노란간판은 체인수퍼인 타마데마켓의 상징입니다. 아마 오사카에서 가장 크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체인 마켓인 것 같아요. 이 타마데마켓이 인근에 있다는 것이 제가 이 곳에 숙소를 정하는 데에 큰 메리트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간판 위에 씌여져 있다시피 이 곳은 24시간 운영하는 수퍼마켓입니다. 숙소에서 나와 돈키호테 반대방향으로 큰 도로가를 따라내려가면 노란 간판이 번쩍번쩍 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간판이 화려해서 못 보고 지나치기도 힘든 곳이죠. 이 마켓 덕분에 인근 편의점에는 잘 들러보지 않았습니다. 마켓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종류의 도시락과 식품들이 있고, 편의점 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갈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한 가지 참고 사항을 말씀 드리자면, 사진 속 마켓 출입구 앞에 사람들이 서있는 것이 보이시죠? 마켓 앞에는 항상 남루한 차림의 노숙자들이 서있었어요. 사실 도부쓰엔마에 지역에 숙박비가 싼 이유도 이 지역이 굉장히 노후가 되어있고, 노숙자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돈키호테가 있는 신세카이 방향은 관광객과 젊은 인구가 많아서 그렇지 않은 편인데, 타마데마켓으로 가는 길목은 특히나 노숙자가 많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노숙자분들이 위협적이거나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냥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일 뿐이지만, 동네가 그렇다보니까 여자 분 혼자 지나다니는 것은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저는 밤에 마켓에 갈 때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시커먼 옷을 걸쳐입고 후드를 눌러써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가리고 다녔어요. 평소에도 잘 뛰어다니기는 하는데, 밤이 되면 더 잘 뛰어다닙니다.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 사람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글을 어디서 읽고나서는 더 그래요. 성별을 가늠할 수도 없고, 시꺼먼 옷 입고 막 뛰어다니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범죄자들에게도 위험부담이 있겠죠? 어디를 가든 나의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행 중 제가 숙소 다음으로 많이 들른 곳이 타마데 마켓입니다. 참새방앗간 처럼 거의 매일 들렀어요. 여기는 우리나라의 동네체인수퍼마켓과 비슷하게 식품과 생필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계산대가 보이구요. 들어가는 길목에 할인하는 상품과 많이 팔리는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어요. 좌즉에는 야채, 과일 등 신선식품이 있고, 가운데는 공산품, 우측에는 도시락과 주류가 있습니다. 매장 안쪽에는 수산물과 정육코너도 있답니다.

 

- 도시락 코너

가장 먼저 살펴보는 곳은 도시락 코너 인데요. 흰쌀밥과 잡곡밥을 투명한 도시락에 포장해서 팔고 있어요. 밥은 갈 때마다 늘 갓 지은 밥처럼 따끈따끈한게 있었는데, 그만큼 많이 팔리고 회전율이 높으니까 가능한 일이겠죠? 일본 사람들은 집에서 밥을 안해먹고 다 사먹나 싶었습니다. 냉장코너에는 반찬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두부나 어묵반찬, 볶은 야채나 절인 채소, 사라다 등등 반찬 종류도 다양했어요. 다만 우리나라처럼 빨갛게 고춧가루 양념된 반찬은 보기 힘들고 간장양념된 반찬들이 주로 있어요. 저는 미역초절임을 좋아해서 자주 사다먹었구요. 어묵과 곤약을 국물있게 조려놓은 반찬이 입에 잘 맞았습니다. 양배추 샐러드는 여행 중 저의 장건강?을 위해 의무적으로 사다먹었습니다. 여행을 떠나면 없던 변비가 생겨서 고생을 하게 되거든요. 양배추 샐러드와 요거트 등을 많이 먹으면 좋아요.

도시락 코너의 꽃은 초밥도시락 인 것 같아요. 동네수퍼마켓인 타마데에는 우리나라 대형마트 초밥도시락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다양한 초밥도시락이 있고, 가격은 엄청나게 저렴합니다. 초밥 위에 올라가는 회도 두꺼운 편이고, 맛도 있어요. 김밥모양으로 돌돌말린 모양의 참치김초밥을 처음으로 도전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며칠동안 계속 사먹었어요. 초밥도시락은 뭘 골라도 실패하기 힘든 메뉴예요.

그 밖에도 회와 날치알, 연어알 등이 올라간 덮밥도 있구요. 카레덮밥, 야끼소바, 오코노미야끼도 도시락으로 나와있습니다. 밥과 반찬, 튀김류 등이 섞여있는 도시락과 고기덮밥도 있어요. 입맛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저는 오코노미야끼와 냉장 고로케, 튀김이 든 도시락 등은 별로 권하지 않을게요. 야끼소바는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으니까 먹을만 했는데, 오코노미야끼는 다른 내용물보다는 밀가루가 좀 많은 느낌이라 퍽퍽했어요. 냉장된 고로케는 눅눅해서 별로였고, 튀김도시락도 마찬가지였어요.

아, 반찬코너 옆에 튀김코너도 크게 있는데, 밤에 숙소에서 맥주 안주로 먹기에 나쁘지는 않습니다. 집게로 마음에 드는 튀김을 집어서 도시락 통에 넣고 비치된 고무줄로 고정시켜 장바구니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튀김 종류마다 가격이 다 다른데, 계산원들이 다 외우고 있나봐요. 알아서 계산해주시더라구요. 어묵이나 오징어 같은 튀김은 조금 눅눅하더라도 맛이 괜찮아요. 주의 해야할 튀김은 핫핑크색을 띄고 있는 넙대대하고 신기하게 생긴 튀김인데, 호기심에 구입했다가 한 입 먹고 버렸어요. 생강튀김이었거든요.

상점 안쪽에 해산물 코너에 가면, 초밥 말고, 회만 소량씩 썰어놓고 파는 코너도 있어요. 삶은 문어도 있고, 명란 젓도 있는데, 조금씩 들어있고 300~400엔 정도로 저렴하니까, 꼭 맛보세요. 명란젓은 한국의 절반가격도 안되게 저렴해요. 저는 냉장고에 보관해놓고 아침밥 먹을 때마다 알 하나씩 꺼내먹었어요.

 

- 음료, 유제품, 주류

맥주 좋아하시는 분들은 주류코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겁니다. 요즘은 한국에 수입맥주가 많아서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국산 맥주는 종류가 많지가 않아요. 일본은 아시다시피 맥주 종류가 다양합니다. 우유팩처럼 생긴 팩에 파는 사케도 있습니다. 저는 독주를 못 마셔서 사오지는 않았는데, 기념으로 사가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았어요.

일본은 유달리 우유맛이 좋은 것 같아요. 젖소 품종이 다른 것인지, 키우는 환경이 다른 것인지,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유가 더 달고 고소하다고 느꼈어요. 목이 좀 마른 상태에서 '오이시이 우유'를 마신적이 있는데, 너무 달게 느껴져서 우유팩에 적힌 성분을 확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설탕이 들어있나 싶어가지고요. 일본어는 모르지만, 한자로 원유 100%라고 적힌 것을 확인했네요. 그냥 우유자체가 맛있는거 였어요. 여행할 때는 200ml짜리 팩에 든 것을 자주 사마셨는데, 장기로 숙박할 때는 1리터짜리 한통사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셨어요. 우유살때는 성분표시를 잘 확인하세요. 후쿠오카 갔을 때, 편의점에서 1리터 우유를 하나 집어왔는데, 숙소가서 열어보니 마시는 요쿠르트라서 당황한 적이 있거든요. 근데 마시는 요쿠르트가 1리터 우유팩에 들어있는데 가격이 2천몇백원 정도 밖에 안해요. 우리나라 불가리스 가격은 후덜덜한데, 일본은 확실히 유제품이 저렴합니다. 냉장코너에 치즈 종류가 상당히 많고 저렴해요. 저녁에 안주거리로 꼭 이용해보세요. 저는 한국에 돌아올 때, 치즈를 좀 사왔어요. 아이스팩도 없이 그냥 비닐에 넣어왔는데, 더운날씨가 아니라서 한국와서 잘 먹었답니다. 과일이나 견과류 들어있는 디저트 치즈가 한통에 3천원 선이고, 천원짜리 치즈도 수두룩해요. 벨큐브나 필라델피아 치즈도 싸게 팔고 있는데, 아는 맛이라서 그건 안사먹었어요.

 

- 라면, 카레, 공산품

일본 컵라면은 후레이크가 많이 들어있기로 유명하죠. 특히 씨푸드 라면? 그게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나봐요. UFO라면도 인기 많은 라면이라고 하고요. 이것저것 많이 먹어봤는데, 매운 맛이 없고 간장이나 미소 맛이 나는 라면, 그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튀김우동 같은 컵라면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맛이 괜찮았어요.  숙소 휴게실 주방에 조리도구가 있으니 봉지라면을 사다가 끓여드셔도 좋아요. 누가 신라면을 사다가 끓여먹길래 한국사람인줄 알았더니, 중국사람이었어요. 한국라면도 많이 있습니다.

일본에 오래지내다 보니 간장맛이 지겨워서 숙소에서 카레 라이스를 먹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3분 카레랑 비슷한 인스턴트 제품이 있더라구요. 맛은 살짝 다르지만요. 일본에도 즉석밥을 많이 판매하거든요.  우리나라는 둥근 포장이 흔한데, 일본 즉석밥은 네모 모양이 많아요. 3개씩 묶음으로 파는 것이 저렴하길래, 그거 사두고 마트가기 귀찮을 때, 전자렌지에 돌려서 카레를 부어먹었어요. 

그 밖에도 뜨거운 물만 있으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오차즈케 가루나 미소국 페이스트를 한 봉지 사다놓으시면, 아침식사가 간단히 해결됩니다.

일본빵이 맛있다고 해서 수퍼마켓 빵을 몇 번 사다먹었는데, 번번히 실패했어요. 메론빵이랑 이름도 모를 빵 몇 가지 였어요. 빵은 차라리 편의점에서 사드셔보세요. 편의점 디저트가 맛이 괜찮습니다. 교토에서 마켓내에 입점해있는 베이커리 빵을 여러 개 구입해서 먹은 적이 있는데, 그 곳 빵은 엄지척~할 정도로 맛있었어요. 빵은 베이커리나 편의점 빵을 추천합니다.

 

- 야채, 과일, 신선식품

저는 해외에 가면 과일을 유심히 봐요. 같은 과일이라도 크기나 모양이 좀 다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과일을 싸게 팔기도 하니까요. 9월달에 갔는데, 작고 달아보이는 귤 한팩이 2천원 정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을에 귤이 비싸서 먹기가 힘든데, 한 팩 사서 몇 일동안 간식으로 잘 먹었어요. 신선코너에 어묵 종류도 다양해서 반찬으로 먹어볼 만 하구요. 구이용 생선도 저렴한 편이예요. 연어를 덩어리째 싸게 팔고 있길래, 살까말까 고민했지만 굽기가 귀찮아서 포기했어요.

제가 있던 숙소에, 장기투숙하시던 한국인 여성분이 계셨는데, 그 분은 야채나 다른 식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드시더라구요. 저는 기운도 없고 엄두도 안나서 거의 인스턴트식품이나 손이 많이 안가는 정도로 식사를 해먹었거든요. 그 분은 쌀로 밥도 지어드시던데, 냄비나 후라이팬, 밥솥, 그릇이나 수저 같은 식기는 어느 정도 구비되어 있으니까 해드시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 기타

생수나 녹차물은 큰 병으로 사다가 드시는게 경제적이구요. 작은 생수도 구입해서 백팩에 넣어다니세요. 관광지에는 아무래도 음료수랑 물이 더 비싸니까 가지고 다니면서 먹는게 좋아요. 전에 언급했었는데, 커피믹스 좀 챙겨가세요. 저는 매일 커피 마시는 사람이라 커피값도 무시 못하거든요. 며칠에 한 번 정도, 걷다가 쉬고 싶을 때 카페가서 커피 사먹고, 다른 날은 그냥 믹스커피 타마셨어요. 

일본 마켓도 우리나라처럼 소포장보다 여러 개 든 대용량이 훨씬 싸니까, 장볼 때 우유, 치즈, 명란 처럼 매일 먹고싶은 것들은 냉장고에 잘 넣어두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꺼내먹었어요. 타블로 치즈케이크도 큰 거 한판 샀는데, 혼자 먹기는 많아서 3일에 나눠서 먹었답니다. 귀찮고 번거롭다고 밖에서 사먹기만 하면 생활비가 많이 듭니다. 부지런히 냉장고에 넣어두고 꺼내드시면 식비가 훨씬 절약되고 여러 가지 골고루 먹을 수 있습니다.  

 

타마데 마켓만 살펴봤는데도 내용이 많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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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이직하면서 1달, 2달 여유가 생겼을 때, 방학동안 의미있는 경험을 하고 싶을 때, 외국에 나가 한 달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여행경비가 많이들까봐? 외국어를 전혀 못해서? 여자 혼자라 위험해서?

일본어 전혀 못 하는, 평범한 여자사람인, 부자이지도 않은, 그런 제가 오사카지역에서 200만원으로 한 달을 지내고 온 경험을 블로그에 담고 있어요.  마음은 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서 떠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 블로그 보시고 용기내서 다녀오셨으면 좋겠어요.

 

낯선 곳에서의 한 달간의 생활,

불안하고 외롭고 아프기도 했던 그 4주 동안에, 나를 짓눌렀던 한국에서의 걱정과 압박들이 조금씩 벗어나 지더라구요. 동동거리며 바쁘게 살았던 저의 모습을 제 자신이 아닌 외부의 시선으로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 한 달 간의 여행을 기점으로 삶을 대하는 저의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빡빡한 일정으로 해외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사진찍기 바쁜 그런 여행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어요.

직장을 잃고, 연인도 떠나가고, 가족들과 사이가 틀어져서,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바닥을 쳤던 순간, 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떠났던 긴 여행이예요. 돈과 시간이 넘쳐서 떠났던 그런 여행이 절대 아니었어요. 어쩌면 내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떠난 여행에서,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어 돌아왔다고 하면 너무 오글거릴까요?

 

제가 가장 오래 머물었던 숙소, 백패커스 호텔 토요가 위치한 지역, 지하철 도부쓰엔마에역이 있는 곳. 지금도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어떤 관광지보다 제가 애착을 갖게 된 이 지역에 대해서 오늘 살펴볼까합니다. 장기여행으로 저렴한 숙소를 찾고 싶으신 분은 끝까지 정독해주세요.

 

아래는 제가 2주 넘게 지냈던 지역의 지도 인데요, 초록색으로 표시해둔 에비스초, 도부쓰엔마에, 덴노지는 지하철역입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는 걷는 것 싫어하시는 분들도 걸어다닐 만한 거리예요. 그러니까 이 지도는 숙소에서 도보로 다니기에 충분히 가까운 지역만 담아놓은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번. 호텔밀집지역

 

이 곳이 제가 숙박한 토요호텔이 있는 곳입니다. 숙소편에서 소개해드렸던 라이잔호텔, 호텔타이요, 호텔미카도가 모두 이 곳에 있어요.  저렴한 호텔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라 선택의 폭은 넓습니다. 지하철 도부쓰엔마에역과 도보로 1~2분 거리예요. 제 기억으로는 지하철역 2번출구에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 곳 말고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있는데 제가 못 찾은거겠지만요. 캐리어들고 이동할 때는 계단은 좀 힘드니까 2번 출구 이용하시구요. 저는 내려갈 때는 그냥 캐리어 들고 계단으로 내려갔어요.

 

2번. 돈키호테 신세카이점

 

숙소 인근에 돈키호테가 있으면, 게임 끝난거 아니겠어요?  1번 지역에서 큰길 횡단보도 하나 건너고, 철도 아래 지하도만 지나면 돈키호테가 보입니다. 도보로 5분거리예요. 건물 1층에는 파칭코와 편의점이 있고, 에스컬레이터로 2층에 올라가시면 돈키호테가 있습니다.

일본여행이 처음이신 분이 있다면, 돈키호테가 뭐냐고 하실텐데요. 돈키호테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체인으로 된 대형상점입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 종류들 중에서 대형가전제품이나 신선식품, 가구 등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사갈만한 상품들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곳이라 늘 한국인들이 북적거리는 곳이예요. 과자, 통조림, 주류, 안주 등 식품류 부터 손수건, 우산, 잠옷, 인형 등 기념이 될 만한 상품들, 화장품, 소형 전자제품, 명품시계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어요. 처음 들어섰을 때는, 상점 자체가 조잡해보이고 복잡해서 깜짝 놀랐는데, 구경하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니게 되더라구요.

 

- 돈키호테 신세카이점 vs 도톤보리점

남바 도톤보리에 있는 2개의 돈키호테가 있는데, 한 건물 전체가 돈키호테로 되어있죠. 1층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과자나 세일하는 제품 들이 있고 위층으로 이동하면 화장품,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을 분류하여 층층마다 다른 제품들을 팔고 있어요. 돈키호테 신세카이점은 건물 2층만 돈키호테이고 굉장히 넓습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처럼 되어있어서, 도톤보리점보다 편리한 점이 많아요. 가장 편리한 점은 카트가 있다는 것이죠. 도톤보리점은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하나 밖에 없고 좁아서 손님들이 이용하기는 힘들어요. 박스에 든 물건을 옮길 때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용도이고, 손님들은 계단을 걸어서 이동합니다.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들고 1층부터 6층까지 구경하고 나면 다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신세카이점도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사용하지만, 이 장바구니를 얹어서 이동할 수 있는 카트가 비치되어 있어요. 우리나라 마트처럼 크고 불편한 카트가 아니구요. 스텐으로 된 작은 카트인데, 뼈대만 있어서 장바구니를 고정하고 끌고 다닐 수 있어요. 장바구니를 위에 하나 놓고 아래에 하나 더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장바구니 2개를 끌고다니면서 쇼핑할 수 있답니다. 계단으로 이동하는 구간이 없기 때문에 카트 이용이 가능한 것이죠.(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이런 카트를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큰 카트는 끌기 부담스럽고, 장바구니는 무겁고 불편해요.)

판매하는 물건들을 비교해보자면,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살 만한 물건들은 도톤보리점이 조금 더 다양한 것 같아요. 손수건을 4장에 만원 정도에 판매하길래, 지인들에게 주려고 골라봤었는데, 신세카이보다는 도톤보리에 예쁜 손수건들이 더 많이 있었어요. 우산 고를 때도 그랬던 것 같네요. 녹차키캣이랑 사케가 든 키캣도 도톤보리점에서 샀는데, 종류자체는 도톤보리점이 더 많지만, 조금 더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 구조때문에 물건 고르기는 약간 더 어려워요. 물건들 사이에 통로가 워낙 좁고, 관광객들도 많아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녀야해요. 반면 신세카이점은 우리나라 마트처럼 통로사이에 공간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있고, 관광객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카트끌면서 여유있게 물건고르기는 좋답니다.

참고하실 점은, 도톤보리점에는 공산품만 판매하고, 신세카이점에는 식품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도톤보리에는 주로 포장된 과자 등의 공산품만 있고, 신세카이에는 도시락이나 저렴한 조각케이크, 샐러드, 간식 등 냉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신세카이는 우리나라 대형마트와 유사해요. 저는 도톤보리 신세카이점에서 간식으로 간장과 꿀맛나는 당고, 바나나 조각케이크를 사먹어봤는데요. 둘 다 100엔정도로(세금포함 한화 1100원정도 입니다. )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맛이 꽤 괜찮았어요. 일본 물가 비싸다는 말은 정말 옛말이죠. 우리나라에 1100원짜리 조각케이크가 있기나 한가요.

만약 일정 중에 돈키호테 신세카이와 도톤보리점을 모두 들르게 되신다면, 숙소가기 직전에 들른 곳에서 기념품을 사세요. 이것저것 사모을 때는 뿌듯하지만 들고 다니려면 양팔이 빠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되니까요. 오사카 자유여행은 많이 걸을 수 밖에 없으니까 짐은 줄이고, 양팔은 가볍게, 꼭 필요한 것은 백팩에 넣어서 다녀야지 덜 지칩니다.

 

글 쓰다보니 돈키호테 쇼핑 팁에 대해서도 설명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부쓰엔마에 지역 살펴보기를 끝내고 돈키호테편도 올리도록 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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