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여행코스는 주로 이스탄불에서 시작하여 앙카라, 카파도키아, 안탈리아로 이어진다. 공항이 있는 이스탄불은 북서쪽으로 치우쳐져 있으며 불가리아, 그리스와 인접해있다. 수도인 앙카라는 이스탄불보다 동쪽에 있고, 카파도키아는 그 보다 더 동남쪽에 위치해있다. 터키여행자들이 방문할 수 있는 가장 동쪽 관광도시가 카파도키아라고 생각한다. 카파도키아 동쪽에도 터키의 영토가 있지만, 남쪽에 있는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분쟁이 많은 국가들과 인접해있고 IS의 영향도 있어서 관광객들은 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카파도키아는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독특한 지형들이 특징적인 도시다. 오랜시간에 걸쳐 풍화작용이 일어나면서 유명한 버섯바위들이 만들어졌고, 이 바위들의 무른 성질 때문에 사람들이 굴을 파고 들어가 살기도 했다. 벨기에의 한 만화가가 이 버섯바위를 모티프로 스머프 마을을 상상해내고 만화로 탄생시켰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사실, 이 버섯바위에는 슬픈 역사가 묻어있기도 하다. 기독교 박해로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이 죽임을 당할 때,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건지기 위해 바위굴을 파고 숨어들었다고 한다. 카파도키아에는 버섯바위 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지하도시도 존재한다. 신기하고 신비로운 지형과 기암괴석 뿐만 아니라 종교박해의 역사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매우 추운 날씨에 도착했던 카파도키아. 두꺼운 옷을 입고 스카프를 칭칭 둘러맸지만 어쩔 수 없는 추위에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드넓게 펼쳐지 괴이하고도 웅장한 카파도키아의 지형에 입이 떡 벌어졌었다. 사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좋은 경치는 눈에 가득 담고 기억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나였지만, "이 장면은 사진에 담아야해!" 하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볼품없는 카메라와 사진실력으로는 그 좋은 경치를 이 정도 밖에 담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사진들을 열어보면 그 때의 벅찼던 느낌이 다시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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